'FSB 지시 받은 스파이' 용의자 등 체포
정권 고위직 조사에 '보복 수사' 비판도
![[드니프로=AP/뉴시스] 지난해 7월3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드니프로의 한 건물 옥상에서 우크라이나 국기가 펄럭이는 모습. 2025.07.2..](https://img1.newsis.com/2024/07/03/NISI20240703_0001236408_web.jpg?rnd=20240704090819)
[드니프로=AP/뉴시스] 지난해 7월3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드니프로의 한 건물 옥상에서 우크라이나 국기가 펄럭이는 모습. 2025.07.2..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이 러시아 측에 기밀을 유출한 혐의를 받는 반부패기구 직원을 체포하는 등 대대적 수사에 나섰다.
키이우인디펜던트, 키이우포스트 등 우크라이나 언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21일(현지 시간) 국가반부패국(NABU) 소속 직원 15명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SBU는 이 가운데 친러시아 정권을 이끌다가 러시아로 망명한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의 측근에게 기밀 자료를 넘긴 것으로 의심되는 직원을 특정해 체포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직원은 우크라이나 전직 관료였으나 현재는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소속 드미트로 이반초프의 지시를 받으며 스파이 활동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우크라이나 수사국(SBI)은 이 직원을 반역 혐의로 곧바로 기소했다.
SBU는 이 직원 외에도 러시아와 접촉을 유지하며 대마초 판매를 중개한 혐의를 받는 중간 간부 등 NABU 관계자 수 명을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NABU는 이날 SBU의 강제수사가 법원의 영장 없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또 올렉산드르 클리멘코 반부패부 장관과 세멘 크리보노스 NABU 국장 등 지휘부가 영국 출장길에 올라 자리를 비운 사이 압수수색이 진행됐다.
SBU는 이에 대해 "영장 발부(를 기다리는 것)는 러시아와의 연관성을 밝혀내는 수사를 훼손할 수 있다"며 "합법적 수색이었다"고 반박했다.
시민사회에서는 이번 강제수사가 NABU에 대한 정치적 탄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NABU는 최근 올렉시 체르니쇼프 전 부총리, 올하 스테파니시나 전 법무장관 등에 대한 조사를 개시했는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정권이 이를 불쾌하게 여겨 '보복 수사'를 했다는 취지다.
부패 감시단체 오토마이단은 "정부기관에서 러시아 스파이가 일할 수 있지만, 그것이 NABU를 없앨 정당한 이유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SBU에서도 러시아 스파이가 수차례 적발됐다고 했다.
키이우인디펜던트도 "광범위한 수색은 당국이 독립적인 반부패 기관을 정부 통제 하에 두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주요 7개국(G7)의 주(駐)우크라이나 대사들도 공동성명을 통해 "심각한 우려를 갖고 정부 지도자들과 상황을 논의할 것"이라며 "우리는 투명성·독립성을 위한 공동의 의지를 가지며, 반부패를 위한 협력을 중시한다"는 입장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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