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창업주의 4남 후손 삼형제 엇갈린 행보
첫째 정일선, 노동자 사망사고로 수사
막내 정대선, 부동산까지 경매로 상실
둘째 정문선 부사장은 자산 증식 성공
유니트론텍 인수 앞두고 가족에게 증여도
![[창원=뉴시스] 강경국 기자 = 경남 창원시 성산구 신촌동 냉연강판 제조업체인 현대비앤지스틸 전경. (사진=현대비앤지스틸 홈페이지 캡처). 2022.09.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2/09/16/NISI20220916_0001086786_web.jpg?rnd=20220916153420)
[창원=뉴시스] 강경국 기자 = 경남 창원시 성산구 신촌동 냉연강판 제조업체인 현대비앤지스틸 전경. (사진=현대비앤지스틸 홈페이지 캡처). 2022.09.1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비앤지스틸을 이끄는 3형제 중에 정문선 사장이 주도적인 경영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끈다.
현대비앤지스틸은 현대차그룹 계열사로, 최대주주는 현대제철이지만 실질적인 경영은 고 정주영 창업주의 4남인 고 정몽우 현대알루미늄 회장의 아들들인 정일선·정문선 형제가 맡고 있다.
특히 차남인 정문선 부사장은 개인 회사를 통해 유니트론텍 인수에 나서는 한편, 본인 보유 지분을 가족에게 증여하는 등 자산 및 지배구조 재편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정문선 부사장은 최근 자신의 개인 회사인 현대엔터프라이즈를 통해 반도체 유통 및 자율주행 기술 기업 유니트론텍 인수에 착수했다.
지난 4월에는 유니트론텍 최대주주인 남궁선 대표와 세 차례에 걸쳐 지분 22.16%를 총 266억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에 더해 1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도 참여해 추가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이다.
자금 조달 과정도 치밀하게 이뤄졌다. 정 부사장은 지난달 27일 현대엔터프라이즈에 타 법인 출자 명목으로 10억원을 대여하고, 같은 날 서울 청담동에 보유한 토지와 건물을 담보로 제공해 약 200억원 규모의 대출 여력도 확보했다.
사흘 뒤인 30일에는 자신이 보유한 현대엔터프라이즈 지분 80%를 부인 김선희 씨와 세 자녀에게 각각 20%씩 증여했다. 증여가는 약 1억원에 불과했으며, 이를 통해 정 부사장 일가는 실질적인 공동 지배 구조를 갖추게 됐다.
업계에서는 유니트론텍 인수를 앞두고 자산가치가 상승하기 전 지분을 가족에게 미리 증여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상속세를 절감하기 위한 정교한 자산 승계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 부사장은 과거 인공지능 기업 솔트룩스에도 초기 투자자로 참여해 상장 전후 수십억원대 시세차익을 거둔 바 있다. 이번 유니트론텍 인수 역시 장기적인 자산 증식과 지배구조 정비, 승계 플랜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반면 다른 형제들의 최근 경영 행보는 주춤하는 모습이다.
장남 정일선 현대비앤지스틸 대표는 창원공장에서 발생한 연쇄 사망사고와 관련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
창원지검은 2022년 9월부터 2023년 7월 사이 발생한 3건의 사고에 대해 정 대표를 조사했으나,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정 대표에게 적지 않은 경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막내 정대선 HN 사장은 경영 실패 이후 재정 위기를 겪고 있다. 정대선 사장이 보유한 서울 성북동 고급주택 부지는 세 차례 유찰 끝에 지난 6월 장남 정일선 대표가 단독 입찰로 낙찰 받았다.
일부 부지가 정 대표 소유 건물과 인접한 점이 낙찰 배경으로 전해진다. 정대선 사장은 현재 평택저축은행 등 10여 개 금융기관에 500억원이 넘는 채무를 진 상태다.
현대비앤지스틸은 현대차그룹 계열사로, 최대주주는 현대제철이다. 그러나 실질적인 경영은 고 정주영 창업주의 4남 고 정몽우 현대알루미늄 회장의 아들들인 정일선·정문선 형제가 맡아 왔다.
업계 관계자는 "유니트론텍 인수를 앞두고 가족에게 지분을 나눈 시점이나 가격을 고려할 때, 정문선 부사장이 장기적 차원에서 자산 승계를 염두에 둔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형제들 가운데 유일하게 경영과 재산 모두에서 사실상 주도권을 쥔 인물로 평가받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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