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제언집 통해 노동 시스템 전환 제시
선택적 근로시간제·멀티잡·겸업·부업 등 확산
AI 시대 적응 위한 안식년 및 학습휴가제 필요
![[울산=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울산 AI데이터센터 출범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 대통령, 프라사드 칼야나라만 AWS 인프라 총괄 대표,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김두겸 울산광역시장. 2025.06.20. bjk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6/20/NISI20250620_0020858531_web.jpg?rnd=20250620125556)
[울산=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울산 AI데이터센터 출범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 대통령, 프라사드 칼야나라만 AWS 인프라 총괄 대표,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김두겸 울산광역시장. 2025.06.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현재 한국의 고용 형태와 낮은 유연성은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이 가져올 미래 노동 환경의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끌고 있는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최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정책 제언집 '새로운 질서 새로운 성장'을 제작해 이재명 정부에 전달했다.
27일 대한상의에 따르면 해당 제언집은 최 회장이 평소 국회 강연, 정부 간담회, 인터뷰 등을 통해 설파한 내용을 각 분야 전문가들이 심층연구해 제언집 형태 책자로 펴낸 것이다.
최 회장은 최근 수년간 AI를 통해 새로운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함께 제조업 혁신을 촉진할 수 있는 입장을 줄곧 설파해 왔다.
실제 SK는 총 7조원 규모로 울산에 조성되는 초대형 AI데이터센터를 통해 약 7만8000명의 고용 유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제언집은 AI 기술 발전이 노동의 본질과 인간의 역할을 재정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AI가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인간의 노동은 더 유연하고, 간헐적이며, 프로젝트 중심 형태로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의 현재 고용 구조는 이같은 변화를 수용하기에 충분한 유연성을 갖추고 있지 않다고 짚었다.
한국 노동시장에서 정규직 근로자 비중은 지난 2010년대부터 꾸준히 70% 내외를 유지하며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반면 단시간 근로자의 비중은 2023년 기준 9.6%, 기간제는 6.9%다.
네덜란드의 경우 단시간 근로자 비율이 전체 근로자의 약 40%에 육박하며 미국, 독일,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도 각각 20% 이상 비중인 점을 감안하면 한국의 고용 형태는 유연성 면에서 많은 제약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AI 시대에는 노동 '시간'보다 '성과', '기여도'가 중요해지는 만큼 개인의 근속연수나 직급보다는 역할, 전문성, 실질적 결과물에 기반한 성과 중심 유연한 평가 보상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획일적인 고용 관행에서 벗어나 다양한 고용 형태 및 근로시간 운영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활용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전일제 정규직 중심 전통적인 고용 방식 외에 단시간 전문직, 선택적 근로시간제, 집중 근무 시간제 등 다양한 옵션을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많은 글로벌 기업들은 이같은 고용 형태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의 IT 기업은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해 원격근무를 적극 도입하고 개인의 업무 리듬에 맞춰 근무시간을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독일도 근로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근로시간 계좌제'를 운영하고 있다.
한 기업과 전속적인 근로계약에 기반을 둔 관계에서 벗어나 다수의 기업과 계약을 맺고 일하는 '멀티잡' 또는 겸업 형태의 확산도 예상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끌고 있는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최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정책 제언집 '새로운 질서 새로운 성장'을 제작해 이재명 정부에 전달했다.
27일 대한상의에 따르면 해당 제언집은 최 회장이 평소 국회 강연, 정부 간담회, 인터뷰 등을 통해 설파한 내용을 각 분야 전문가들이 심층연구해 제언집 형태 책자로 펴낸 것이다.
최 회장은 최근 수년간 AI를 통해 새로운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함께 제조업 혁신을 촉진할 수 있는 입장을 줄곧 설파해 왔다.
실제 SK는 총 7조원 규모로 울산에 조성되는 초대형 AI데이터센터를 통해 약 7만8000명의 고용 유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성과 중심 유연한 평가 보상 시스템으로 전환
AI가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인간의 노동은 더 유연하고, 간헐적이며, 프로젝트 중심 형태로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의 현재 고용 구조는 이같은 변화를 수용하기에 충분한 유연성을 갖추고 있지 않다고 짚었다.
한국 노동시장에서 정규직 근로자 비중은 지난 2010년대부터 꾸준히 70% 내외를 유지하며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반면 단시간 근로자의 비중은 2023년 기준 9.6%, 기간제는 6.9%다.
네덜란드의 경우 단시간 근로자 비율이 전체 근로자의 약 40%에 육박하며 미국, 독일,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도 각각 20% 이상 비중인 점을 감안하면 한국의 고용 형태는 유연성 면에서 많은 제약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AI 시대에는 노동 '시간'보다 '성과', '기여도'가 중요해지는 만큼 개인의 근속연수나 직급보다는 역할, 전문성, 실질적 결과물에 기반한 성과 중심 유연한 평가 보상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선택적 근로시간제·멀티잡·겸업·부업 등 확산
전일제 정규직 중심 전통적인 고용 방식 외에 단시간 전문직, 선택적 근로시간제, 집중 근무 시간제 등 다양한 옵션을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많은 글로벌 기업들은 이같은 고용 형태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의 IT 기업은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해 원격근무를 적극 도입하고 개인의 업무 리듬에 맞춰 근무시간을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독일도 근로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근로시간 계좌제'를 운영하고 있다.
한 기업과 전속적인 근로계약에 기반을 둔 관계에서 벗어나 다수의 기업과 계약을 맺고 일하는 '멀티잡' 또는 겸업 형태의 확산도 예상했다.
![[울산=뉴시스] 고범준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울산 AI데이터센터 출범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2025.06.20. bjk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6/20/NISI20250620_0020858457_web.jpg?rnd=20250620121951)
[울산=뉴시스] 고범준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울산 AI데이터센터 출범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2025.06.20. [email protected]
AI가 많은 영역에서 업무를 대체하고 인간의 근로시간은 점차 줄어들면서 풀타임 근로를 전제로 한 고용 구조는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근로자들은 보다 유연하고 분산된 방식으로 자신의 노동력을 활용할 기회를 찾고, 이는 한 개 기업에 종속되지 않는 다중 계약 기반 고용 관계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일본의 경우 2022년 부업·겸업에 관한 기업 조사에 따르면 자사 직원의 부업·겸업을 인정하는 기업은 53.1%, 인정할 예쩡이라는 기업은 17.5%로 전체의 70.5%에 달했다.
일본 정부는 2018, 2020년에 '부업·겸업 가이드라인'을 제정 및 개정했으며, 혼다, NTT 도코모, 히타치 제작소, 후지쯔, 파나소닉 등 유수 기업들이 이 제도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겸업·부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정적이고 실제 대다수 기업이 취업규칙이나 사내규정 등을 통해 겸업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현행 노동법 역시 기본적으로 '1대1 고용계약'을 전제로 설계돼 있다.
제언집은 향후 AI 확산과 고용 유연화 흐름을 수용하기 위해 1대 다수 고용 관계에 적합한 법적 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AI 시대 적응력 강화를 위한 안식년 및 학습휴가제 확산도 제안했다.
AI 기술의 급격한 발전은 기존 직무의 변화를 넘어 새로운 기술과 지식의 습득을 끊임없이 요구하는 만큼 근로자에게 재교육 및 자기계발의 기회를 체계적으로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다양한 형태로 근로자의 재교육 및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벨기에의 '커리어 브레이크'는 근로자가 자기계발, 가족 돌봄 등 다양한 사유로 일정 기간 경력을 중단할 수 있도록 허용하며 이 기간 정부가 소득 일부를 지원한다. 근로자는 휴직 후 원직 또는 동등한 직무로 복귀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으며 네덜란드, 프랑스 등 다른 유럽 국가에서도 유사한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싱가포르의 '스킬스퓨처'는 평생학습 지원의 대표적 사례로, 만 25세 이상 모든 국민에게 교육훈련 바우처를 지급해 자발적 학습 참여를 독려한다.
제언집은 기업이 장기적 인재육성 관점에서 안식년이나 학습휴가를 핵심 인력의 직무 전환 및 역량 고도화를 위한 전략적 기회로 활용하고, 복귀 후 학습 성과가 실제 업무에 적용될 수 있도록 경력 관리 시스템과 연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태원 회장은 발간사를 통해 "어느 때보다 성장이 요구되는 시기이고, 새로운 정부와 함께 미래 한국경제의 성장 원천을 만들어야 한다"며 "논의의 초석이라도 놓고 싶은 마음에 새로운 성장방식을 제안하는 책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근로자들은 보다 유연하고 분산된 방식으로 자신의 노동력을 활용할 기회를 찾고, 이는 한 개 기업에 종속되지 않는 다중 계약 기반 고용 관계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일본의 경우 2022년 부업·겸업에 관한 기업 조사에 따르면 자사 직원의 부업·겸업을 인정하는 기업은 53.1%, 인정할 예쩡이라는 기업은 17.5%로 전체의 70.5%에 달했다.
일본 정부는 2018, 2020년에 '부업·겸업 가이드라인'을 제정 및 개정했으며, 혼다, NTT 도코모, 히타치 제작소, 후지쯔, 파나소닉 등 유수 기업들이 이 제도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겸업·부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정적이고 실제 대다수 기업이 취업규칙이나 사내규정 등을 통해 겸업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현행 노동법 역시 기본적으로 '1대1 고용계약'을 전제로 설계돼 있다.
제언집은 향후 AI 확산과 고용 유연화 흐름을 수용하기 위해 1대 다수 고용 관계에 적합한 법적 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AI 시대 적응 위한 안식년 및 학습휴가제 필요
AI 기술의 급격한 발전은 기존 직무의 변화를 넘어 새로운 기술과 지식의 습득을 끊임없이 요구하는 만큼 근로자에게 재교육 및 자기계발의 기회를 체계적으로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다양한 형태로 근로자의 재교육 및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벨기에의 '커리어 브레이크'는 근로자가 자기계발, 가족 돌봄 등 다양한 사유로 일정 기간 경력을 중단할 수 있도록 허용하며 이 기간 정부가 소득 일부를 지원한다. 근로자는 휴직 후 원직 또는 동등한 직무로 복귀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으며 네덜란드, 프랑스 등 다른 유럽 국가에서도 유사한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싱가포르의 '스킬스퓨처'는 평생학습 지원의 대표적 사례로, 만 25세 이상 모든 국민에게 교육훈련 바우처를 지급해 자발적 학습 참여를 독려한다.
제언집은 기업이 장기적 인재육성 관점에서 안식년이나 학습휴가를 핵심 인력의 직무 전환 및 역량 고도화를 위한 전략적 기회로 활용하고, 복귀 후 학습 성과가 실제 업무에 적용될 수 있도록 경력 관리 시스템과 연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태원 회장은 발간사를 통해 "어느 때보다 성장이 요구되는 시기이고, 새로운 정부와 함께 미래 한국경제의 성장 원천을 만들어야 한다"며 "논의의 초석이라도 놓고 싶은 마음에 새로운 성장방식을 제안하는 책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