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에선 최고였는데…세계와 큰 격차 실감한 울산

[서울=뉴시스] 하근수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챔피언 울산 HD가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서 무기력하게 탈락하며 세계 축구와의 큰 격차를 실감했다.

울산은 26일(한국 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TQL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르트문트(독일)와의 대회 조별리그 F조 최종 3차전에서 0-1로 졌다.

이로써 울산(승점 0·3패·2득점 6실점)은 3전 전패로 4위에 그치며 대회를 마쳤다.

이번 클럽월드컵은 각 대륙 최상위 클럽대항전 챔피언 6개 팀과 개최국까지 총 7개 팀이 경합하는 방식에서 각 대륙을 대표하는 32개 클럽이 격돌하는 방식으로 대폭 개편됐다.

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16강 진출이라는 목표와 함께 미국으로 향했다.

출국 당시 김 감독은 "K리그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팀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울산은 1차전에서 마멜로디 선다운스(남아프리카공화국·0-1 패), 2차전에서 플루미넨시(브라질·2-4 패), 3차전에서 도르트문트에 밀려 전패를 당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열세였던 울산은 '선수비 후역습'이라는 실리적인 축구를 펼쳤다.

김 감독은 즐겨 썼던 포백 대신 스리백과 파이브백을 활용해 수비에 집중했다.

하지만 대회 내내 슈팅과 점유율을 비롯한 모든 지표에 크게 밀리며 고배를 마셨다.

특히 독일은 물론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명문 구단인 도르트문트와의 경기는 참혹한 수준이었다.

울산은 전반전 동안 단 한 개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고, 상대에게 스무 차례 슈팅을 얻어맞았다.

골키퍼 조현우의 눈부신 선방이 아니었더라면, 자칫 굴욕적인 패배를 당할 뻔했다.

K리그 톱 급 외국인 선수라고 평가받는 울산의 외국인 선수들도 속수무책이었다.

리그에서 8골을 기록 중인 공격수 에릭은 클럽월드컵에서 끝내 침묵을 깨뜨리지 못했다.

루빅손은 윙어 대신 윙백으로 출전해 수비에 집중했지만 부응하지 못했다.

'문수 지단'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미드필더 보야니치가 그나마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K리그 모든 팀이 외국인 선수에게 크게 의존하듯, 울산은 세 선수를 중심으로 이변을 연출하려 했지만 수포가 됐다.

결국 울산은 이번 클럽월드컵을 통해 세계 축구와의 격차를 크게 실감했다.

특히 K리그1 3연패로 새로운 왕조를 구축했던 울산이기에 더욱 아쉬운 전패 탈락이다.

한편 울산은 클럽월드컵 종료 이후 곧바로 귀국길에 오른다.

내달 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광주FC와의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 8강 원정 경기를 치르는 만큼 빠른 재정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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