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한경협 회비…삼성전자보다 더 많이 냈다

기사등록 2025/06/24 14:54:20

최종수정 2025/06/24 20:32:23

작년 한경협 회비, SK하닉 20.1억 vs 삼성 18.1억

삼성·SK 등 계열사별로 회비 할당

SK하닉, 삼성전자 제치고 개별 기업 중 최대 납부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재계 대표 경제단체인 한국경제인협회에 삼성전자보다 더 많은 금액의 회비를 납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 주도로 1961년 한국경제인협회가 출범한 이래 기업들 중 협회에 가장 많이 기여해 왔다.

하지만 60년이 지난 현재, 주력 사업인 D램 메모리 사업이 SK하이닉스에 밀린 가운데, 재계 '부동의 1위' 자리까지 도전 받는 실정이다.

24일 SK하이닉스 '지속가능경영보고서 2025'에 따르면 지난해 한경협 회비로 20억1400만원을 지출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10월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공시한 한경협 회비 18억1000만원보다 2억원이 더 많은 금액이다.

삼성전자는 재계 1위로. 사실상 국내 기업들의 '맏형' 역할을 해왔다.

업계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 시절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일어나기 직전인 2015년 당시 전국경제인연합회(현 한경협)은 회비로 500억원을 걷었는데, 삼성이 이중 100억원을 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해 한경협 회비는 SK하이닉스가 더 많이 지출했다.

SK하이닉스는 그동안 한경협에 가입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SK그룹의 한경협 복귀 결정 이후 SK네트웍스를 대신해 한경협에 가입했다. 이후 SK하이닉스가 낸 첫 회비가 삼성전자를 뛰어 넘었다.

양사의 엇갈린 상황은 최근 재계의 바뀐 지형도를 여실히 보여준다는 평이다.

한경협에 따르면 회비는 각 그룹별로 받는다. 회사 규모를 고려해 10개 그룹으로 나누고, 그룹 내 주요 계열사들이 각자 몫을 정해 회비를 공동 부담하는 형태다.
 
삼성, SK, LG, 현대차 등 국내 4대 그룹은 한경협 회비가 35억원으로 모두 같은 금액이다. 이에 따라 각 그룹의 계열사별로 회사 상황에 따라 어느 한 곳이 회비를 더 많이 부담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매출 301조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32조7260억원으로 지난 2022년 영업이익(43조3766억원)에 못 미쳤다.

이에 삼성그룹은 삼성전자 회비를 18억1000만원으로 책정했고, 나머지는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이 16억9000만원을 나눠 부담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66조1930억원과 23조4673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지난해 HBM(고대역폭메모리) 부문에서 사업 호조를 보인 결과다.

SK하이닉스는 SK그룹에서 사실상 최대 계열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SK그룹이 SK하이닉스에 분담시킨 한경협 회비는 20억1400만원으로 나머지 14억8600만원은 SK㈜,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등이 공동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보다 매출은 5분의 1 수준, 영업이익은 30% 가량 낮지만, SK그룹 내 위상과 다른 계열사대비 실적을 감안할 때 단일 계열사로는 최고 수준의 회비를 낸 것으로 보인다.

이날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은 상장 후 처음으로 20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의 한경협 회비 수준은 SK그룹 내 달라진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며 "HBM을 필두로 현금 창출력이 뛰어난 SK하이닉스가 사업 부진을 면치 못하는 SK이노베이션 같은 계열사들 부담을 덜어주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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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한경협 회비…삼성전자보다 더 많이 냈다

기사등록 2025/06/24 14:54:20 최초수정 2025/06/24 20:3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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