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 LED 연 93% 성장"…서울반도체 '기술력' 주목

[서울=뉴시스]이지용 기자 = 꿈의 디스플레이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에 탑재되는 칩 시장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핵심 기술을 갖춘 서울반도체가 주목받고 있다.

서울반도체는 마이크로 LED에 필수인 '와이캅' 기술을 처음 적용한 데다 1만8000개가 넘는 LED 특허를 보유한 만큼 뚜렷한 성장이 기대된다.

12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칩 시장은 지난해 2790만 달러(380억원)에서 오는 2029년 7억4000만 달러(1조원)로 급성장할 예정이다. 시장이 해마다 93%씩 커지는 셈이다.

마이크로 LED는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LED가 백라이트나 컬러 필터 없이 스스로 빛과 색을 내는 자발광 디스플레이다.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LED 수 십만개가 글라스 기판에 장착된다. 실제와 같은 화질을 구현할 수 있어 '꿈의 디스플레이'로 불린다.

이 마이크로 LED 기술은 TV와 사이니지 뿐 아니라 투명 디스플레이, 웨어러블 기기, 차량용 기기 등 활용 범위도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

마이크로 LED 시장 성장세가 뚜렷해지며 업계는 마이크로 LED 칩을 생산하는 LED 전문기업 서울반도체를 주목하고 있다.

서울반도체는 마이크로 LED 구현에 필수적인 '와이캅(WICOP)' 기술을 최초 개발했다. 이는 와이어와 렌즈 없이 적·녹·청(RGB) LED를 수직으로 쌓아 올리는 기술이다. 이렇게 하면 발광 면적을 3분의 1로 줄이고, 90% 이상의 투명도를 구현할 수 있다.

이 기술은 특히 그동안 크기 축소에 한계가 많았던 마이크로 LED 칩을 더 소형화할 수 있다. 와이캅 기술은 'CES 2023'에서 기술력을 인정 받아 부품 업체로는 유일하게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서울반도체는 이 외에도 마이크로 LED 기술 등에서 1만8000개 이상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LED 업계 중에서도 압도적으로 많은 특허다.

서울반도체는 이 같은 특허를 바탕으로 지난 2018년 영국 특허법원 판결을 시작으로 지난 7년간 5개국에서 진행된 16건의 특허 소송에서 모두 승소했다. 와이캅 기술 뿐 아니라 LED 원천 특허 기술 소송에서도 승소하며 전 세계에서 LED 기술 권리를 주장할 수 있게 됐다.

이정훈 서울반도체 대표는 "서울반도체의 기술 없이는 마이크로 LED를 생산할 수 없다"며 "대기업을 포함한 대부분 기업에서 마이크로LED를 안 쓰는 곳이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기술력 덕분에 서울반도체는 경쟁사들의 매출 하락에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LED 시장 2위 'ams 오스람'과의 점유율 격차를 1%포인트로 좁혔다. 니치아 12%, 오스람 7%, 서울반도체 6% 순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아직 마이크로 LED 제품 가격이 너무 비싼 것은 시장 확대의 걸림돌로 꼽는다. 삼성전자 마이크로 LED TV는 판매 가격이 1억원을 넘는다.

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로 LED 대중화가 이뤄진다면 서울반도체도 대폭 성장할 수 있다"며 "삼성과 LG 등 패널 기업들과 협력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