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우크라 전략폭격기 파괴 보복에 한계 뚜렷

기사등록 2025/06/10 11:25:10

최종수정 2025/06/10 12:34:25

우크라 창의적 공격으로 굴욕 당했으나

폭격기 피해 정치적으로 인정하기 어렵고

최대 규모 달한 드론 공격도 확대 힘들어

[키이우=AP/뉴시스]우크라이나의 전략폭격기 파괴에 대한 보복으로 러시아가 지난 6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대규모 공습했다. 2025.6.10.
[키이우=AP/뉴시스]우크라이나의 전략폭격기 파괴에 대한 보복으로 러시아가 지난 6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대규모 공습했다. 2025.6.10.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지난 1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가 “스파이더웹” 특수 작전으로 러시아의 전략 폭격기 여러 대를 파괴하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보복을 다짐했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밝혔다.

이와 관련 미 CNN은 9일(현지시각) 러시아가 지난 5일부터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등 전국에 대규모 공습을 가하는 것으로 보복을 시작했으나 지난 3년 동안 해온 공습과 질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CNN은 이에 따라 푸틴이 실제로 전쟁을 격화시키고 지지자들이 요구하는 보복을 실행할 수 있을 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푸틴이 여러 제약에 직면했다고 분석한다.

우선 푸틴은 우크라이나가 창의적으로 대규모 보복에 나서 러시아에 중대한 타격을 입혔다는 사실을 인정하기가 힘들다.

푸틴은 지난 4일 각료회의에서 쿠르스크와 브랸스크에서 발생한 교량 붕괴를 길게 논의했다. 그러나 스파이더웹 작전으로 인한 피해에 대해선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이 “형사적 도발”이라고 에둘러 말한 것 외에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푸틴과 트럼프의 지난 4일 통화 내용을 전한 러시아 국영 언론도 푸틴이 우크라이나에 보복하겠다고 한 발언은 거의 다루지 않았다. 오히려 튀르키예에서 열린 평화회담을 주로 다뤘다.

미 전쟁연구소(ISW) 카테리나 스테파넨코 연구원은 “푸틴이 (전략폭격기) 피해를 없던 일로 만들어 감추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눈에 띄는 보복 작전을 펴는 것도 피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물리적으로도 보복이 쉽지 않다. 전쟁 초기 매일 수십 대에 불과하던 드론 공격이 하루 400대 수준으로 늘어난 상태다.

스파이더웹 작전 전날인 지난달 31일 러시아가 발사한 드론이 472대로 전쟁 발발 이래 최대 규모였다. 지난 8일에는 479대를 발사해 기록을 갱신했다.

미 스팀슨센터 윌리엄 앨버크 연구원은 “러시아가 평상시 동원하는 전력 규모가 크기 때문에 보복할 자원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오레슈니크 미사일 지하 시설 파괴 못해

러시아의 군사 블로거들은 전략핵폭격기를 파괴한 우크라이나에 핵 공격으로 보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지난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면서 한 차례 선보인 오레슈니크 탄도 미사일을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러나 마크 갈레오티 러시아 전문가는 “오레슈니크는 특정 종류의 표적을 위해 만든 무기다. 정확도가 떨어지고 벙커를 파괴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오레슈니크로 우크라이나가 지하 깊숙이 옮겨 놓은 핵심 생산 및 의사결정 거점을 제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갈레오티는 스파이더웹 작전을 총지휘한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을 상대로 보복할 수 있지만 단기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밝혔다. 또 “푸틴이 전쟁 격화 수단을 이미 다 써버렸기 때문에, ‘처벌’로 명확하게 인식시킬 만한 수단이 남아 있지 않다”고 했다.  

갈레오티는 그러나 러시아가 소모전을 강화하는 것이 푸틴의 보복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적으로 우크라이나는 창의적이며, 효과적으로 공격하는 모습으로 비쳐지지만 러시아는 거칠고 무식하게 밀어붙이는 잔혹한 존재로 비쳐진다”면서 “군사적 관점으로 볼 때 그걸로 충분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러시아가 전장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북부의 수미 지역에 새 전선을 열었으며 지난 8일에는 주요 전략 거점인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지역으로 진격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앨버크 스팀슨 센터 연구원은 우크라이나가 새로운 “스파이더웹” 작전을 계속 펼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SBU는 러시아 전략폭격기 파괴 이틀 뒤 크름대교를 폭파했다고 밝혔다. 푸틴에게는 굴욕적인 일이다.

앨버크는 푸틴이 ‘굴욕적’ 공격을 계속 당하면 지금까지와 본질적으로 다른 대응을 해야 한다는 압박을 크게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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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우크라 전략폭격기 파괴 보복에 한계 뚜렷

기사등록 2025/06/10 11:25:10 최초수정 2025/06/10 12:3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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