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 없는 WWDC 2025'…애플, AI 질주서 뒤처져

기사등록 2025/06/10 05:03:43

최종수정 2025/06/10 05:48:26

신규 AI 기능 대거 공개했지만 시리 업그레이드는 또 연기

[쿠퍼티노=AP/뉴시스] 애플이 세계개발자회의(WWDC25)에서 시장의 기대와 달리 AI(인공지능) 기술 경쟁에서 뒤처진 모습을 보여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WWDC 2025 행사 중 팀 쿡 애플 CEO(왼쪽)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담당 수석 부사장 크레이그 페더리기와 함께 무대에 올랐다. 2025.06.10.
[쿠퍼티노=AP/뉴시스] 애플이 세계개발자회의(WWDC25)에서 시장의 기대와 달리 AI(인공지능) 기술 경쟁에서 뒤처진 모습을 보여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WWDC 2025 행사 중 팀 쿡 애플 CEO(왼쪽)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담당 수석 부사장 크레이그 페더리기와 함께 무대에 올랐다. 2025.06.10.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애플이 세계개발자회의(WWDC25)에서 시장의 기대와 달리 AI(인공지능) 기술 경쟁에서 뒤처진 모습을 보여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날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본사에서 열린 WWDC25에서 애플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수석 부사장 크레이그 페더리기는 올해 출시 예정이었던 애플 시리 업그레이드 버전을 아직 출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애플의 높은 품질 기준을 충족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리의 업그레이드는 빠졌지만, 애플은 이날 행사에서 새롭게 추가된 AI 기능을 대거 선보였다.

대표적인 것은 '파운데이션 모델 프레임워크'로, 개발자들이 인터넷 연결 없이도 기기 내 AI 모델을 활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페더리기는 "이 도구는 앱 안에서 새로운 지능의 물결을 일으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아이폰에서 실시간 음성 통역 기능이 추가돼 통화, 메시지, 페이스타임에서 서로 다른 언어로 실시간 대화할 수 있게 됐다. 또 그룹 채팅에서는 투표, 애플 캐시 송금, 배경 꾸미기 기능이 가능해졌다.

사진 속 사물이나 의류, 행사 정보를 인식해 일정에 추가하거나 쇼핑 정보로 연결해주는 '비주얼 인텔리전스' 기능도 추가됐다. 애플워치에는 운동 데이터를 분석하고 응원해주는 '워크아웃 버디' 기능이 새로 탑재됐다.

이번 WWDC에서 가장 주목받은 건 iOS 운영체제의 10년 만의 대규모 개편이다. 애플은 차세대 반도체 성능에 최적화한 소프트웨어로 진화해 아이폰, 아이패드, 맥 간 전환을 더 원활하게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자동차 업계처럼 연식 표시 체계를 도입해 올가을 공개 예정인 차기 iOS 명칭을 기존의 iOS 19가 아닌 'iOS 26'으로 변경한다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다른 해였다면 대대적인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만으로도 23억 대가 넘는 애플 활성 기기를 사용하는 고객층과 주주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겠지만, 이번 WWDC는 발표 내용보다 발표되지 않은 것이 더 주목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체된 AI·거세지는 규제…흔들리는 애플의 성장 동력

[쿠퍼티노=AP/뉴시스] 9일(현지 시간)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 캠퍼스에서 열린 WWDC 2025 행사 중 참석자들이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쿠퍼티노=AP/뉴시스] 9일(현지 시간)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 캠퍼스에서 열린 WWDC 2025 행사 중 참석자들이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애플은 올해 초부터 시리를 AI 마케팅에서 제외할 만큼 업그레이드 출시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팀 쿡 CEO도 최근 "생각보다 시간이 더 걸리고 있다"고 인정했다.

애플의 AI 개발 속도가 정체된 사이, 구글은 픽셀폰에 AI 기능을 대거 탑재하고 검색엔진에도 AI를 적용해 사용자 경험을 혁신하고 있다. 삼성도 '갤럭시 AI' 전략을 통해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고, 오픈AI는 애플의 전설적인 디자이너 조너선 아이브와 손잡고 아이폰 경쟁 제품 개발에 나섰다.

애플은 규제 리스크에도 직면해 있다. 앱스토어 수수료 강제 조항은 법원 판결로 무력화됐고, 구글과의 연간 200억 달러 규모 검색 계약도 취소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아이폰의 미국 내 생산을 압박하며 수입 스마트폰에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포레스터리서치 애널리스트 디판잔 채터지는 "WWDC의 핵심 주제는 아이폰의 '다음'을 준비하는 것"이라며 "이제는 애플이 아이폰 이후의 위대한 혁신을 보여줄 차례"라고 말했다.

이런 복합 악재 속에 애플 주가는 올해 들어 20% 가까이 하락하며 시가총액 약 7500억 달러가 증발했다. 연초까지만 해도 시총 세계 1위였던 애플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엔비디아에 밀려 3위로 내려앉았다.

이날 애플 주가는 1.2% 하락 마감했다. WWDC 발표가 투자자들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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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 없는 WWDC 2025'…애플, AI 질주서 뒤처져

기사등록 2025/06/10 05:03:43 최초수정 2025/06/10 05:4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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