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산업 전문 모델링' 인력 확보 시급[에너지패권③]

기사등록 2025/06/10 08:00:00

최종수정 2025/06/10 09:06:24

켄텍, 전력산업 위기 대응 '융합형 인재 양성' 본격화

한국에너지공대(KENTECH·켄텍) 연구 2동 조감도. (이미지=켄텍 제공) photo@newsis.com
한국에너지공대(KENTECH·켄텍) 연구 2동 조감도. (이미지=켄텍 제공) [email protected]


2050 탄소중립과 글로벌 에너지 대전환은 이제 피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이다. 대한민국이 이 같은 새로운 에너지 패권의 물결에서 앞서가기 위해선 에너지 기술 자립과 수출 전략 역시 새롭게 설계돼야 할 시점이다.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켄텍)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에너지정책대학원 설립에 앞서 그 토대를 다질 정책연구소를 최근 선제적으로 출범시켰다. 이는 단순한 연구조직이 아닌 정책·산업·기술을 통합적으로 분석하고 실질적인 정책 대안을 제시할 전초기지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켄텍은 이를 기반으로 정량 분석과 인공지능(AI) 기반의 고도화된 정책 연구 수행자 역할을 위해 차세대 융합인재 양성과 대한민국의 에너지 미래 설계부터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주도할 에너지 클러스터 조성에 나서고 있다. 뉴시스는 총 5편의 '에너지 패권' 기획보도를 통해 켄텍이 추진하는 에너지 정책·산업 전략의 청사진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나주=뉴시스]이창우 기자 =

예측 가능성 낮은 전력망…모델링 필수 역량 부상

재생에너지 확산과 첨단산업 성장으로 복잡해진 전력산업에서 전문 모델링 인력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기존의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했던 전력계통 운영 환경이 근본적으로 변화하면서 고도화된 분석 역량을 갖춘 융합형 전문인력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김집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켄텍) 에너지정책연구소 교수는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전력 공급의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커졌다"며 "동시에 전력계통의 동기기기 비중 감소로 인한 관성과 강건성 저하가 계통 안정성에 구조적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AI 등 첨단산업의 전력 소비는 폭증하고 있지만 이를 지지할 송·배전 인프라 확충은 더딘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최근 '국가 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을 제정해 전력 인프라 건설 절차를 단축했고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을 제정하며 대응에 나섰지만 현장의 복잡성은 쉽게 해결되지 않고 있다. 전력시장 역시 실시간 전력시장과 예비력 시장 개설, 에너지저장장치(ESS) 중앙계약 시장 도입 등 새로운 제도를 연이어 도입하며 전력산업의 구조 전환을 촉진하고 있다.

전통적 해석 넘어 최적화 기법 활용한 인재 확보 시급

이 같은 급속한 변화로 전문적인 전력계통 모델링 역량을 갖춘 인력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계통 운영은 상대적으로 단순한 공급 구조와 정형화된 시스템 해석이 가능했으나 이젠 재생에너지 발전의 급격한 증가와 복잡한 제도 도입으로 모델링 없이는 효율적 운영이 불가능한 시대가 됐다.

김집 교수는 "이제는 전통적인 해석 도구만이 아니라 최적화 기법과 수치해석 기반의 시뮬레이션 역량을 갖춘 인재가 필요하다"며 "시장 구조와 계통의 기술적 특성을 동시에 고려할 수 있는 융합형 전문가 양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거시경제와 에너지 전환의 관계를 정량적으로 분석하고 예측할 수 있는 정책적 모델링 역량도 중요해졌다. 전력시장과 탄소 배출권 거래제,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 등 서로 연결된 정책들이 전체 전력산업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이해하고 수치화해 정책결정자에게 전달하는 일이 필수 과제가 되고 있어서다.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켄텍) 허브광장 조감도. (이미지=켄텍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켄텍) 허브광장 조감도. (이미지=켄텍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민간도 생존 위해 '분석력' 필수…인재는 여전히 부족

전문 모델링 인력 확보는 한국전력공사나 전력거래소 같은 공공기관뿐 아니라 민간 기업에서도 반드시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시행된 전력직접구매제도는 민간 기업이 스스로 전력시장에 참여하고 가격 리스크를 관리해야 하는 환경을 만들어냈다.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제 도입이 본격화되면 민간기업들은 보다 세밀한 계통·시장 분석 능력을 자체적으로 확보하지 않으면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게 될 전망이다.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자와 ESS 사업자들도 새로운 시장과 제도 변화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선 고도화된 모델링 역량을 갖춘 전문가 확보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국내 전력계통과 시장 전문 인력풀은 여전히 제한적인 상황이다. 특히 민간 기업과 공공기관 모두가 필요로 하는 융합형 모델링 인재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 놓여 있다.

전력계통 영향평가서도 인력 부족에 '제동'

최근 도입된 전력계통 영향평가 제도 시행 과정에서도 전문인력 부족이 문제로 드러났다. 이 제도는 대규모 전력 소비시설이 계통에 미치는 영향을 미리 분석해 인허가에 반영하는 것으로 적절히 운영하면 전력망 안정성에 많은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고 필요한 데이터베이스와 분석 툴 구축도 아직 미비한 상황이다.

평가 결과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선 기술적, 수학적, 정책적 모델링 역량을 두루 갖춘 전문인력 확보와 함께 이들이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병행돼야 하지만 미비한 실정이다.
광주전남공동(나주)혁신도시에 문을 연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켄텍). 2022.03.02. hgryu77@newsis.com
광주전남공동(나주)혁신도시에 문을 연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켄텍). 2022.03.02. [email protected]

켄텍 '기술-정책-산업' 융합형 에너지 인재 본격 양성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전력산업의 성패가 모델링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얼마나 확보하고 육성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고 입을 모은다. 성공적인 전환을 위해선 보다 적극적인 전문인력 육성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또 산자부와 관계 부처는 융합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대학원 설립, 전문 커리큘럼 개발, 인턴십 활성화 등을 적극 추진해야 하고 공공기관도 자체 전문 인력 양성 프로그램과 처우 개선 방안을 마련해 고급 인력 확보와 유출 방지에 힘써야 한다는 제언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켄텍은 전력산업에 최적화된 융합형 인재 양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켄텍은 에너지공학부 단일 학부 체제를 통해 학부 과정부터 프로젝트 기반의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융합형 인재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대학원에서도 다양한 인력 양성 사업을 수행하며 전문성을 고도화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른 시일 내에 에너지정책대학원을 개원해 기술·정책·산업을 융합적으로 잇는 전문 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해당 대학원은 연구 중심 트랙과 산업 실무 트랙으로 이원화된 커리큘럼을 갖추고 에너지 전환 시대에 걸맞은 전문가를 체계적으로 배출할 예정이다.

김 교수는 "전력계통의 기술적 안정성부터 전력시장의 정책 설계까지 이 모든 것을 수학적 모델링으로 통합할 수 있는 인재 확보가 시급하다"며 "켄텍의 융합 교육과 민관학의 협력은 전력산업의 지속 가능성과 국가 에너지 전환 목표의 성공적인 달성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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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산업 전문 모델링' 인력 확보 시급[에너지패권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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