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우크라전쟁 장기화에 서방도 책임…바이든은 '러 파괴돼야' 생각"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대해 러시아와 서방 양측을 비판하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협상을 지원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룰라 대통령은 3일(현지 시간) 보도된 프랑스 르몽드 인터뷰를 통해 "우리가 전쟁에 대해서만 이야기한다면 평화는 결코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룰라 대통령은 브라질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한편 전쟁 장기화에는 러시아를 과도하게 압박한 서방의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브라질은 러시아와 중국이 주도하는 신흥 경제국 11개국 연합체 브릭스(BRICS)의 핵심국이다.

룰라 대통령은 "이 전쟁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됐다. 어떤 나라도 다른 나라 영토를 침략할 권리는 없다"면서도 "서방 국가들 또한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눴던 조 바이든(전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는 파괴돼야 한다'고 생각했고, 중도를 지켜왔던 유럽은 워싱턴과 동맹을 맺고 재무장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다"고 부연했다.

룰라 대통령은 그러면서 브라질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평화 협상 진척에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서방의 군비 증강과 대러 압박이 아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대화를 통해 러시아의 평화 협상 참여를 이끌어내겠다는 것이다.

그는 "브라질은 처음부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보전을 침해한 것을 규탄했고, 3년간 평화를 위해 싸웠다"며 "(푸틴 대통령에게) 5월16일 이스탄불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라고 조언했으나 만나지 않은 것을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중립화 등을 규정한 브릭스 차원의 '평화 계획(Peace Plan)'을 언급하고 "푸틴 대통령은 자신이 모든 것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젤렌스키 대통령도 마찬가지"라며 "같이 앉아 이야기를 나눠보자. 파괴는 이미 충분히 이뤄졌다"고 밝혔다.

룰라 대통령은 그러면서 "브릭스에는 적이 없으며, 브라질은 미국뿐 아니라 중국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며 "브릭스는 이제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9%, 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우리는 경제·정치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나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를 겨냥한 날선 발언도 쏟아냈다.

그는 미국의 전방위 관세 부과에 대해 " 트럼프는 세계를 통치하기 위해 선출된 것이 아니라 미국을 통치하기 위해 선출됐다"며 "트럼프의 위협은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의 위협은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가능한 한 차분한 마음으로 대화에 임하겠지만, 효과가 없다면 무역 관세에 대해 상호주의 원칙을 적용할 준비가 돼있다"고 강조했다.

룰라 대통령은 5일부터 프랑스를 국빈 방문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순방 기간 중 프랑스 니스에서 열리는 유엔해양회의에 참석하고 핵추진잠수함 건조 조선소를 방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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