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 국제학교 운영법인 6월 선정…'미국이냐, 영국이냐' 촉각

[평택=뉴시스] 정숭환 기자 = 경기 평택시가 6월 국제학교 설립·운영을 맡을 학교법인을 최종 선정할 예정인 가운데 선정 결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종 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1그룹에는 미국계 2개교와 영국계 2개교가 포함돼 있어 어떤 국가의 학교가 선정되느냐에 따라 교육과정에 큰 차이가 나타날 전망이다.

지역사회에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주한미군 기지인 캠프 험프리스와 오산 공군기지가 위치한 평택의 특성과 1차 협상 진행 상황 등을 고려할 때 미군 자녀들의 교육 수요에 부합하는 미국계 국제학교가 적합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식 교육은 폭넓은 교양을 중시하며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K-12 체계를 따른다. 학생 중심 수업과 다양한 선택 과목을 강조하며 GPA와 SAT·ACT 등 입체적인 평가 방식으로 대학 진학이 이루어진다.

고등학교 졸업 시에는 High School Diploma(졸업장)를 받고, GPA(내신), SAT/ACT, 에세이, 봉사활동 등 종합적 요소를 평가 받는다. 다양한 과목 선택과 비교과 활동 중시가 특징이다.

반면 영국식 교육은 Key Stage와 A-Level 등 시험 중심의 국가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한다. Key Stage는 초등부터 고등까지 학습 내용을 체계적으로 나눈 단계이며 A-Level(Advanced Level)은 대학 입학을 위해 16세부터 2년간 3~4개 전공 과목을 집중 학습하는 심화 과정이다.

과목별 시험 성적으로 대학 입시 평가가 이루어지며 A-Level은 과목 수는 적지만 깊이 있는 학습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한국의 수능과 유사한 성격을 가진다. 이 성적은 영국뿐 아니라 전 세계 주요 대학 입학 기준으로 인정된다.

2025년 1월 기준, 평택시 전체 외국인 인구는 약 4만6,000명이며 이 중 미국인은 6812명으로 전체의 약 14.8%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캠프 험프리스에는 약 2만 명 이상의 미군 및 가족이 주둔하고 있어 미국계 학교 설립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대목이다.

시는 지난 1월 평가위원회를 통해 미국 및 영국 등 4개 해외 학교법인을 1차 선정한 뒤 각 법인과 ▲운영 의지 ▲실현 가능성 ▲명성도 등을 중심으로 협상을 진행해 왔다.

6월에는 분야별 전문가 6인으로 구성된 최종 평가위원회를 통해 최종 학교법인을 선정할 계획이다.

운영 법인이 최종 선정되면 시는 신속한 추진을 위해 설립지원단을 구성하고 경기도교육청의 인가 설립 및 해외 국제교육과정 승인 절차를 지원할 예정이다. 시는 협상 과정에서 학교 측의 설립 의지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국제학교는 고덕국제신도시 에듀타운 내 좌교리 일원 약 6만6000㎡ 부지에 설립되며,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통합 교육과정을 갖춘 정원 2000명 규모로 계획됐다.

시는 약 20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부지와 학교 건물을 제공하고 10년간 무상 임대 방식으로 국제학교를 개교할 예정이다. 학생 정원의 40%까지 국내 학생 선발이 가능하며 연간 수업료는 약 4000만원대로 예상된다.

시는 학교 재단 선정과 관련해 협상 결과에 따른 평가위원회의 공정한 심의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라며, 특정 국가 학교의 선정을 미리 단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외국 학교의 커리큘럼이나 수업 방식, 국내 학생 선발 기준 등은 학교 재단의 재량에 맡겨지므로, 명성 있는 학교가 선정될 경우 국가 간 수업 방식의 차이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최상의 협상 조건에도 불구하고 협상이 결렬된 경험이 있는 만큼 이번에는 4개 학교와의 동시 협상을 통해 시의 협상력을 강화했다”며 “이번에는 긍정적인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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