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규선 "불참 결정, 본연 업무 저버리는 것"
안창호 "많은 사람들이 반대…여러 상황 고려"
인권위, 올해 서울 퀴어퍼레이드 불참 공식화
![[서울=뉴시스] 국가인권위원회. (사진=뉴시스DB)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4/07/05/NISI20240705_0001594622_web.jpg?rnd=20240705154854)
[서울=뉴시스] 국가인권위원회. (사진=뉴시스DB)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조성하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올해 서울 퀴어문화축제에 불참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제9차 전원위원회에서는 이를 둘러싼 내부 상임위원 간 공방이 이어졌다.
28일 서울 중구 인권위 건물에서 열린 전원위에서는 퀴어퍼레이드 불참 결정의 정당성을 두고 위원 간 입장이 갈렸다.
남규선 상임위원은 "퀴어축제는 인권위가 8년간 꾸준히 참여해온 행사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인권을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며 "불참 결정은 인권위가 본연의 업무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소라미 위원도 우려를 표했다. 그는 "인권위법에서는 성적지향으로 인한 차별과 인권침해를 업무로서 방지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면서 "인권위의 최근 행보가 외부에서 보기엔 본연의 업무를 약화하고 있다는 오해를 살 수 있는 소지가 있다"고 거들었다.
이에 대해 안창호 인권위원장은 "제가 성소수자를 차별하는 사람은 아니다"라면서도 "더 많은 사람들이 이를 반대하고 있고, 퀴어축제 반대 측에서도 부스 참여를 요청한 만큼 여러 상황을 고려해 최종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방은 '소수자 인권 보호'라는 인권위의 기본 사명을 놓고 격해졌다.
남 위원은 "많은 사람이 반대한다고 해도 소수자의 권리는 보호해야 한다"며 "다수 의견이 더 많은 쪽으로 결정을 한다면 인권위가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재고를 요청했다.
안 위원장은 '사회적 약자 인권을 등한시하면 인권위가 계획을 세워도 사람들이 믿지 않을 것'이라는 남 위원의 발언에 "왜 그렇게 단정적으로 말하느냐"고 응수하기도 했다.
앞서 인권위는 이날 별도 설명자료를 통해 올해 서울 퀴어퍼레이드 불참을 공식화했다. 인권위가 서울 퀴어퍼레이드에 참가하지 않는 것은 2017년 이후 처음이다.
인권위는 "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와 반대집회를 개최하는 기독교 단체 양쪽 모두로부터 참석 요청을 받았지만, 어느 한쪽 행사에만 참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불참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양측 행사 현장에서 혐오 표현이나 폭력 등 인권침해 상황이 발생하는지 모니터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인권위는 그간 매년 서울 퀴어퍼레이드에 부스를 설치해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와 차별 예방 홍보 활동을 벌여왔다. 이성호, 송두환 전 인권위원장이 직접 행사에 참석했던 전례도 있다.
올해 서울 퀴어퍼레이드와 거룩한방파제 통합국민대회는 각각 오는 6월14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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