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가 잠재적 안보위험, EU 시스템 개입 우려”
FT “트럼프 복귀 후 미-EU 관계 악화 보여줘”
“양측 회담 많아 상대방에 대한 민감 정보 필요”
![[브뤼셀(벨기에)=AP/뉴시스]우르줄라 폰 데어 레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7일 브뤼셀의 EU 본부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그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면적인 새로운 관세를 90일 간 유예한다고 발표한 데 맞춰 EU도 미국에 대한 보복 조치를 90일 간 보류하고 협상을 통한 해결책을 모색할 여지를 남겨둘 것이라고 10일 밝혔다. 2025.04.15.](https://img1.newsis.com/2025/04/07/NISI20250407_0000239970_web.jpg?rnd=20250410200440)
[브뤼셀(벨기에)=AP/뉴시스]우르줄라 폰 데어 레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7일 브뤼셀의 EU 본부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그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면적인 새로운 관세를 90일 간 유예한다고 발표한 데 맞춰 EU도 미국에 대한 보복 조치를 90일 간 보류하고 협상을 통한 해결책을 모색할 여지를 남겨둘 것이라고 10일 밝혔다. 2025.04.15.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미국으로 출장가는 고위 관리들에게 간첩 방지를 위한 일회용 전화기와 노트북을 지급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4일 보도했다.
이는 간첩 활동 위험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전통적으로 중국 여행에 적용되는 조치다.
EU 집행위는 다음 주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와 세계은행 회의에 참석하는 출장하는 위원과 고위 관리들이 새로운 지침을 받았다.
3명의 위원이 4월 21일부터 26일까지 열리는 IMF와 세계은행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워싱턴으로 출국한다.
발디스 돔브로브스키스 경제위원, 마리아 루이스 알부케르케 금융서비스 책임자, 그리고 요제프 시켈라 개발원조 담당 위원이다.
EU 무역위원 마로시 셰프초비치는 격화되는 무역 전쟁을 해결하기 위해 14일 워싱턴에서 하워드 루트닉 상무부 장관과 회담을 가진다.
EU 집행위는 이러한 조치가 러시아나 중국의 감시를 우려해 표준 IT 장비를 해당 국가로 반입할 수 없는 우크라이나와 중국 여행에 적용되는 조치와 유사하다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그들은 미국이 위원회 시스템에 개입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을 잠재적 안보 위험으로 여기는 이같은 지침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월 복귀한 이후 대서양 양측 관계가 얼마나 악화되었는지를 잘 보여준다고 FT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EU가 ‘미국을 속이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비난하며 EU의 수출품에 20%의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뒤 90일 유예를 선언했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군사 지원을 중단하고, 광물 자원과 원자력에 대한 통제권을 요구하고, 유럽에 대한 안전 보장을 철회하겠다고 위협해 유럽이 재무장에 나서고 있다.
한 EU 관리는 “대서양 동맹은 끝났다”고 말했다.
미국과 EU가 여러 분야에서 민감한 회담을 진행 중이어서 양측 모두 상대방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유리한 상황이다.
EU 집행위는 최근 미국에 대한 보안 권고를 업데이트했음을 확인했지만 휴대용 전화기 사용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은 서면으로 제공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들은 미국으로 여행하는 모든 직원을 위한 지침에는 국경에서 휴대전화를 끄고, 방치될 경우 감시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특수 케이스에 휴대전화를 넣어야 한다는 권고가 포함되어 있다고 밝혔다.
싱크탱크인 브뤼셀 지정학 연구소의 루크 반 미델라르 소장은 이러한 조언은 놀라운 일이 아니라며 “워싱턴은 베이징이나 모스크바는 아니지만, 자신의 이익과 권력을 확대하기 위해 불법적인 수단을 사용하는 경향이 있는 적대국”이라고 말했다.
반 미델라르 소장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2013년 당시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휴대전화를 도청했다는 의혹이 있었다며 “민주당 행정부도 같은 전략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미국으로 여행할 경우 국경 직원이 방문객의 휴대전화와 컴퓨터를 압수하고 내용을 확인할 권리가 있으므로 추가적인 위험이 있다.
유럽에서 온 관광객과 학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소셜 미디어 댓글이나 문서를 휴대전화나 노트북에 저장한 뒤 입국을 거부당하기도 했다.
지난달 한 프랑스 연구원이 미국의 연구 정책에 대해 (비우호적인) 개인 의견을 표명했다는 이유로 입국을 거부하고 프랑스로 돌려보내졌다.
EU 집행위 관계자들은 자신의 비자가 국가 여권이 아닌 외교관 통행 허가가 있는지 확인하라는 지시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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