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관세 협상, 환율이 '카드'…엔저 조정 가능성"[美관세 발효]

기사등록 2025/04/09 14:23:20

최종수정 2025/04/09 16:32:24

"재무장관 간 논의 예정…베선트 담당은 日 노림수"

[워싱턴=AP/뉴시스] 이시바 시게루(왼쪽) 일본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회담 전 악수하고 있다. 2025.02.08.
[워싱턴=AP/뉴시스] 이시바 시게루(왼쪽) 일본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회담 전 악수하고 있다. 2025.02.08.

[서울=뉴시스] 임철휘 기자 = 미·일 관세 협상에서 엔/달러 환율이 주요 협상 카드로 떠오르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가 9일 전망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7일(현지 시간) X(구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일본 정부와 협의를 개시하도록 지시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은 여전히 중요한 동맹국이며, 관세·비관세 장벽·통화 문제·정부 보조금 등에 대한 생산적인 논의를 기대한다"며 환율도 협상의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시사했다.

일본 정부는 8일 미일 관세 협상 담당으로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을 임명했다. 환율 문제는 가토 가쓰노부 재무상이 맡는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 캐서린 그리아 대표도 협상에 참여하지만, 미·일 간 환율 논의는 양국 재무장관 간 협의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재무성 관계자는 닛케이에 "베선트 장관이 자동차 문제를 관할하지 않는 것처럼, 통상은 통상, 환율은 환율로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엔저 비판…日도 조정 필요성에 공감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사진은 지난해 7월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와 달러화를 정리하는 모습.2024.07.02.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사진은 지난해 7월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와 달러화를 정리하는 모습.2024.07.02. [email protected]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엔저가 미국 제조업의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일본 정부는 엔저 조정이 수입 물가 상승을 완화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미국과 일정 부분 협력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그러나 양국이 함께 외환시장에 개입한다 하더라도 그 효과는 불확실하다.

특히 달러 약세 유도는 주요 7개국(G7)의 '자의적인 환율 조정 금지 원칙'과 충돌할 가능성도 있다.

일본 재무성의 또 다른 관계자는 닛케이에 "현시점에서 미국이 어떤 태도를 보일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이 협상 대표로 나선 점은 일본에 유리한 점이라고 평가받는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지난 2월 미일 정상회담에서 "환율 문제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와 마찬가지로 전문성을 갖춘 미일 재무장관 간 긴밀한 논의를 지속할 것"이라고 정리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을 환율 조작국으로 비난할 가능성을 고려해 사전에 대응책을 마련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을 환율 논의에서 배제하려는 전략이었다는 것이다.

베선트 장관은 취임 전 헤지펀드 임원으로 활동해 환율과 채권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일본 금융기관들과의 인맥도 두터워, 환율 논의를 미일 재무장관 간 협의로 제한할 경우 일본의 입장이 반영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환율이 조정될 경우 일본은행(BOJ)의 금융정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일본은행은 엔저로 인한 물가 상승 압박을 해소하기 위해 금융 정상화를 추진해 왔다.

일본은행 내부에서는 엔저 조정으로 인플레이션 속도가 완화되면 금리 인상 판단에 더 많은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또 수입 물가 상승이 억제되면 기업의 원가 부담과 국민의 생활비 부담이 줄어들고, 실질 임금 증가로 소비 심리도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일본은행이 목표로 하는 임금과 물가의 선순환 구조와도 맞물린다.

다만 엔저 조정이 과도한 엔고로 이어질 경우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일본 재무성 관계자는 닛케이에 "과도한 엔고는 기업 경영의 예측 가능성을 낮추고, 일본 수출기업의 수익성도 저하시킬 수 있다"며 "미국의 관세 인상과 맞물려 일본 경제에 '이중 타격'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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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관세 협상, 환율이 '카드'…엔저 조정 가능성"[美관세 발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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