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세 전쟁 발발…반도체 공급망 대란 우려

기사등록 2025/04/09 06:00:00

최종수정 2025/04/09 06:48:24

반도체 피했지만…업계 "장비 관세 부과 대상"

삼성·SK 미국 내 반도체 제조 비용 상승할수도

美 기업 공급망 재편 제동…소비자 피해도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산업통상자원부는 26일 "이달 남은 조업일수가 전년동월보다 1.5일 줄어들면서 월말 기준 수출 증가율은 다소 안정화하겠지만, IT 품목 등의 호조세에 힘입어 수출플러스와 무역수지 흑자 기조는 이어지겠다"고 전망했다.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와 조선업이 두 자릿수 수출 증가세를 이어가고, IT(정보수출) 품목 수출이 확대하면서 10개월 연속 무역 흑자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다만 관세청이 발표한 이달 1~20일 무역수지는 전년 동기 대비 7억1100만 달러 적자를 기록 중이지만, 실제 월간 실적과는 차이가 있다는 게 산업부 설명이다.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다. 2024.03.26. amin2@newsis.com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산업통상자원부는 26일 "이달 남은 조업일수가 전년동월보다 1.5일 줄어들면서 월말 기준 수출 증가율은 다소 안정화하겠지만, IT 품목 등의 호조세에 힘입어 수출플러스와 무역수지 흑자 기조는 이어지겠다"고 전망했다.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와 조선업이 두 자릿수 수출 증가세를 이어가고, IT(정보수출) 품목 수출이 확대하면서 10개월 연속 무역 흑자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다만 관세청이 발표한 이달 1~20일 무역수지는 전년 동기 대비 7억1100만 달러 적자를 기록 중이지만, 실제 월간 실적과는 차이가 있다는 게 산업부 설명이다.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다. 2024.03.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 관세' 강경 기조로 반도체 공급망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선 반도체와 달리 반도체 제조 장비의 경우 관세가 부과될 것으로 보고 있어 생산 비용 증가의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앞으로 미국으로 수출되는 반도체 웨이퍼 제조 장비(WFE)에 관세가 부과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는 세계무역기구(WTO) 정보기술협정(ITA)의 1997년 도입 이후 IT 제품 관련 품목의 관세 철폐 노력으로 지난 2007년 1월부터 무관세를 적용받고 있으나 앞으로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상호 관세' 부과 지역에는 미국 반도체 제조장비 주요 수입국이 포함됐다.

일본(24%), 말레이시아(24%), 대만(32%) 등이 대표적이다. 코트라 실리콘밸리무역관 자료를 보면 지난 2023년 기준 대미 반도체 제조장비 수출 점유율은 일본(36.4%), 싱가포르(18.8%), 말레이시아(9.4%), 대만(6.7%) 등 순이다. 미국 반도체 제조기업들이 국외에 운영 중인 공장에서 생산된 장비 역시 관세 부과 대상이 된다.

특히 반도체 미세 공정의 핵심 장비인 네덜란드 반도체 회사 ASML이 만드는 EUV(극자외선) 노광 장비도 관세에 노출된다. 이 장비는 한 대당 가격이 3500억원(2억3500만달러)을 호가하는데 유럽연합에 조치된 20%의 관세가 부과될 경우 4200억원까지 값이 뛴다. EUV 장비는 ASML에서만 생산하고 있어 대체제를 찾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 내 제조 비용 상승 우려…삼성·SK 영향 불가피

장비 도입 비용 상승은 미국 내 제조 비용 상승으로 귀결된다.

대만 TSMC는 지난 2020년 미국 애리조나주에 120억 달러를 투자해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고 이후 투자 규모를 650억달러로 확대했다. 최근에는 1000억달러를 투자하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관세 부과 시 장비 도입 비용이 커질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도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건설하고 있고, SK하이닉스는 미국 인디애나주에 AI 반도체 패키징 생산설비를 짓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백악관 경내 로즈가든에서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라는 행사를 열고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있다. 한국에 대해서는 25% 상호관세를 산정했다. 2025.04.03.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백악관 경내 로즈가든에서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라는 행사를 열고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있다. 한국에 대해서는 25% 상호관세를 산정했다. 2025.04.03.
반면 미국 행정부가 약속했던 반도체 보조금의 경우 기약이 없는 상황이다.

반도체 필수 재료 확보에도 어려움이 커진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의 54% 관세에 대응해 34%의 ‘맞불’ 관세를 부과하는 동시에 희토류 7종의 수출 통제 조치에 나섰다. 특히 갈륨·인듐 등 반도체 필수 재료의 중국 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반도체 생산 차질로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美 기업도 타겟…전방위적인 인플레 유발 우려

미국 기업도 관세 정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첨단 산업 기업들은 미중 갈등 상황에서 중국을 대신해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싱가포르, 필리핀 등으로 이전을 추진해왔다. 인텔은 말레이시아 첨단반도체 패키징 공장을 짓고 있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도 지난해 베트남에 AI 연구개발센터를 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에서 동남아시아로의 공급망 다각화를 추진해온 글로벌 기업들의 공급망 재편 움직임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생산 비용 상승은 글로벌 소비 시장의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우려도 있다. 반도체는 '산업의 쌀'이라 부를 정도로 IT를 비롯한 각종 소비재의 부품으로 활용된다. 반도체 생산 비용이 높아지면, PC나 스마트폰은 물론 AI 서버 등의 가격이 연쇄적으로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일론 머스크의 전기차업체 테슬라는 최근 제이미슨 그리어 USTR(미 무역대표부) 대표에게 보낸 서한에서 "미국 수출업체들은 다른 나라들이 미국 무역 조치에 대응할 때 본질적으로 불균형적인 영향에 노출된다"며 관세 정책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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