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상호적이냐"…美설명에도 석연찮은 계산법[트럼프 관세]

기사등록 2025/04/03 15:43:46

최종수정 2025/04/03 18:16:24

USTR "구제 장벽, 환율 조작 등 비관세 요인 고려"

무역 적자, 해당 국가 수출로 나눠 대미 관세 책정

"무역흑자 큰 국가 표적…美 다국적 기업에 타격"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 행사를 열어 상호 관세 행정명령을 발표하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가 상호 관세 산출 방법을 설명했지만, 계산법에 의문이 남고 있다 2025.04.03.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 행사를 열어 상호 관세 행정명령을 발표하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가 상호 관세 산출 방법을 설명했지만, 계산법에 의문이 남고 있다 2025.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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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상호 관세를 발표하면서 그 근거로 든 '대미 관세'가 실제 관세와 달라 그 계산법에 의문이 남고 있다.

상대국이 부과하는 관세와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데, 이름만 '상호 관세'일 뿐 실질적으론 무역흑자를 내기 위해 숫자를 도출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상호 관세 계산'이라는 설명자료를 통해 세율 산정 방법을 설명했다.

USTR은 "상호 관세는 미국과 각 무역 파트너 간 무역 적자 균형을 맞추는 데 필요한 관세율로 계산된다"며 "지속적인 무역 적자가 무역 균형을 방해하는 관세 및 비관세 요인의 조합으로 발생한다고 가정한다"고 제시했다.

그 요인으론 규제 장벽, 환경 심사, 소비세율 차이, 규정 준수 장애물 및 비용, 환율 조작 및 저평가 등을 열거했다.


USTR은 "각국의 수만 가지 관세, 규제, 세금 및 기타 정책의 무역 적자 효과를 개별적으로 계산하는 건 복잡하다"면서 "양자 간 무역 적자를 0으로 만드는 데 부합하는 관세 수준을 계산해 그 효과를 합산하면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학 기호를 사용한 다소 복잡한 공식을 제시했는데, 본질적으론 무역 적자를 해당 국가 수출로 나눈 값이다.

[서울=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발표한 국가별 상호 관세율. (사진=백악관 X 갈무리) 2025.04.03.
[서울=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발표한 국가별 상호 관세율. (사진=백악관 X 갈무리) 2025.04.03.

실제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한 대미 관세와 상호 관세를 보면 이 같은 방법으로 계산한 것으로 분석된다.

가령 한국의 경우 지난해 기준 미국은 660억 달러 적자를 봤는데, 이를 한국에서 수입한 상품 총액인 1354억6000만 달러로 나누면 약 0.49라는 숫자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한 한국의 대미 관세율(50%)에 근접한다.

이를 절반으로 나눠 상호 관세율을 산출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 대해서도 지난해 미국의 무역 적자는 2954억 달러였고, 중국에서 수입한 상품 규모는 4399억 달러였다. 무역적자를 수입액으로 나누면 중국의 대미 무역 흑자가 67%에 달한다는 걸 알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환율 조작과 무역 장벽을 포함한 대미 관세'를 67%로 발표했다. 그에 따라 상호 관세를 34%로 책정했다.


CNN에 따르면 존스트레이딩의 최고마케팅전략가 마이크 오루크는 이날 투자자에게 보낸 메모에서 "이번 관세 조치는 '상호' 관세로 구성돼 있지만, 실제론 무역흑자를 겨냥한 정책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이어 "관세율 계산에 사용된 관세는 없는 것 같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특히 대미 수출 대비 무역 흑자가 큰 국가를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미국 기업들이 공급망에서 크게 의존하는 국가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이 관세율은 주요 다국적 기업의 수익률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나이키, 갭, 룰루레몬 등 미국의 다국적 의류 브랜드가 제품을 생산하는 캄보디아(49%), 베트남(46%), 스리랑카(44%) 등에 높은 세율이 책정됐다.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백악관 경내 로즈가든에서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라는 행사를 열고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있다. 2025.04.03.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백악관 경내 로즈가든에서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라는 행사를 열고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있다. 2025.04.03.

보여주기식 정책에 급급한 나머지 졸속으로 관세율을 계산하다 보니 이 같은 방법을 사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에밀리 킬크리즈 전 USTR 부대표는 뉴욕타임스(NYT)에 "매우 정확한 상호 관세율을 도출하는 건 늘 어려운 일"이라며 "무언가를 빨리 내놓고 싶어 하는 그들의 욕구를 고려할 때 정책 목표와 일치하는 근사치를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ey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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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상호적이냐"…美설명에도 석연찮은 계산법[트럼프 관세]

기사등록 2025/04/03 15:43:46 최초수정 2025/04/03 18: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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