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최초로 뚜껑 적용…정체성으로 자리잡아
1990년 출시 후 소비자 의견 반영해 제품 진화

1990년 출시 당시 '왕뚜껑 오리지날' 모습(사진=팔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민성 기자 = 1990년 출시된 팔도 왕뚜껑은 국내 최초로 대접 모양의 뚜껑을 적용해 현재까지 인기를 지속하고 있는 팔도의 '스테디 셀러'다.
팔도는 왕뚜껑 개발 과정에서 용기와 뚜껑은 소비자 의견을 참고했다. 소비자들은 기존 라면 용기가 작고 면을 떠먹을 받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이에 팔도는 업계에서 처음으로 뚜껑을 씌우고 용기도 크게 키우기로 결정했다. 다만 사발면 위에 포장지가 아닌 뚜껑을 씌우는 일은 업계에서는 처음 시도하는 일이었다.
출시 당시 대부분의 라면이 리드지 접착 방식으로 포장했던 것과 비교하면 혁신적인 시도였다.
긴 시간 개발 끝에 팔도는 1990년 기존 인기 제품 '도시락'의 네모난 모양과는 차별화된 둥근 플라스틱 뚜껑을 씌운 왕뚜껑을 출시했다.
왕뚜껑의 뚜껑은 활용도도 다양했다. 소비자들은 뚜껑에 라면을 덜어 먹으며 뜨거운 용기를 들고 먹는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었다.
또 3등분으로 나뉜 뚜껑은 김치나 삼각김밥 등 다양한 반찬을 놓고 언제 어디서든 편리하게 왕뚜껑을 즐길 수 있게 한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1990년대 팔도의 라면 혁신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쇠고기 국물맛 소스를 베이스로 한 스프레이 드라이 방식(SD)으로 스프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또 업계 최초로 개발해 도시락에 적용시킨 조미대두 단백(소고기 건더기스프)을 적용시켰고 국물도 더 맵게 만들어 한국인의 입맛에 맞췄다. 면발이 얇아 섭취가 편한 것도 장점이었다.
왕뚜껑은 소비자의 니즈에 맞게 모습을 달리하며 지속적인 인기를 끌었다.
1990년 왕뚜껑을 처음 출시한 이후 ▲김치왕뚜껑(1992년) ▲우동왕뚜껑(1994년) ▲짬뽕왕뚜껑(2001년) ▲왕뚜껑철판볶음면(2014년) 등을 연이어 선보이며 용기면이 아닌 대표 라면 브랜드로 자리했다.

(왼쪽 위 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치왕뚜껑, 우동왕뚜껑, 왕뚜껑철판볶음면, 짬뽕왕뚜껑 모습.(사진=팔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왕뚜껑은 올해로 출시 35주년을 맞이했다. 기간 동안 꾸준한 변신을 거듭하며 소비자와 소통하는 마케팅을 펼쳐왔다.
2015년 팔도 왕뚜껑은 출시 25주년을 맞아 리뉴얼을 단행했다. 제품 맛은 높이고 나트륨을 낮췄고, 패키지도 새롭게 변경했다.
현재 왕뚜껑의 나트륨 함량은 1690㎎이다. 최초 왕뚜껑의 나트륨 함량이 출시 당시 2720㎎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7%가량 줄어든 수준이다.
왕뚜껑은 의류 브랜드와 이색 협업 등 마케팅 활동을 통해 젊은 층과 소통에도 힘썼다. 2017년에 이은 두 번째 굿즈로 '왕뚜껑 모자'를 선보였다.
해당 굿즈는 한 장의 사진에서 착안됐다. 흰 모자를 쓴 여성이 왕뚜껑을 먹다 모자 챙 끝에 국물이 닿아 모자가 물든 모습이 화제였다.

왕뚜껑 모자 모습.(사진=팔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 사진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왕뚜껑 모자'는 챙 부문에 라면 국물이 묻은 듯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참신한 광고도 왕뚜껑의 성공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왕뚜껑 광고는 주로 인지도가 높은 광고를 패러디해 고객들에 웃음을 안겨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왕뚜껑 하면 패러디 광고가 떠오를 정도. 특히 한 휴대폰 광고를 연이어 패러디해 화제가 됐다.
2014년 개그맨 김준현이 출연한 광고의 경우 핸드폰 광고를 연출한 감독과 출연 여배우를 그대로 섭외해 이슈가 됐다.
'단언컨대, 뚜껑은 가장 완벽한 물체입니다'란 유명한 카피를 남긴 당시 광고는 대학생이 뽑은 좋은 TV광고에 선정되기도 했다. 광고 이후 매출액은 30% 이상 늘었다.
라인업도 강화했다. 팔도는 2018년 첫 봉지면 '더왕뚜껑'에 이은 두 번째 '왕뚜껑 봉지면'을 출시했다.
왕뚜껑 봉지면은 용기면과 비슷한 맛을 구현하기 위해 얇은 면발을 적용했다.
냄비 조리에 맞춰 전분 함량을 조절해 쫄깃함을 살렸다. 또 용기면 대비 중량을 20% 늘리면서 가격은 용기면 대비 22%가량 저렴하게 출시했다.
팔도 마케팅 담당은 "왕뚜껑은 출시 후 35년동안 꾸준하게 사랑받아온 대표 라면 브랜드"라며 "앞으로도 왕뚜껑 브랜드 정체성에 재미까지 더한 다양한 마케팅을 지속 선보이며 소비자와의 소통을 더욱 늘려가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