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포기"
MG손보 노조 반대로 실사도 착수 못해
당국 "MG손보 독자생존 우려, 엄중 인식"

[서울=뉴시스]권안나 최홍 기자 = 메리츠화재해상보험이 노조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MG손해보험 인수 포기를 결정했다. 금융당국에서는 MG손보 매각 협상 결렬과 관련해 우려를 표명하며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메리츠금융지주는 13일 메리츠화재가 MG손보 매각 관련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반납한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메리츠금융지주는 공시에서 "예금보험공사로부터 MG손해보험 매각과 관련해 MG손해보험의 보험계약을 포함한 자산부채이전(P&A) 거래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으나 각 기관의 입장차이 등으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반납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의 이번 협상 결렬과 관련해 "시장에서도 MG손보의 독자생존에 대해 우려가 커지고 있어 정부는 이를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면서 "이번 사안에 대해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예금보험공사는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예금보험공사는 이날 자료 배포를 통해 "MG손보를 부실금융기관으로 결정한 후 이미 약 3년이 경과한 상황"이라며 "매각절차가 지연되면서 MG손보의 건전성 지표 등 경영환경은 지속적으로 악화돼 왔다"고 평가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12월 MG손보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노조의 거센 반대에 부딪혔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MG손보지부는 고용 승계가 보장되지 않는다며 메리츠화재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포기를 요구해왔다.
이후 메리츠화재가 매각조건 협의를 위한 실사를 추진했으나 노조와의 이견 등으로 실사에 착수조차 하지 못했다. 지난달 19일 메리츠화재는 예보에 실사 및 고용조건 등에 대한 MG손보 노조와의 합의서 제출을 요청하며, 그달 28일까지 조치가 없을 경우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반납한다는 의사를 공문으로 통보했다.
지난 11일에는 예보가 메리츠화재, MG손보 노조 및 대표관리인에게 고용수준 등의 협의를 위한 회의를 요청했으나 MG손보 노조는 12일에 열리는 회의에 불참했다.
이어 13일 메리츠화재는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반납을 공문으로 통보했다. 양측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실사 조차 난항을 겪자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는 게 메리츠화재 측의 설명이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3개월이 지났지만 첫 단추인 실사 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다보니, 언제까지 기다릴 수 없어 고심 끝에 반납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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