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업 가장한 불법 원거리 낚시어선 출조…안전은 뒷전
낚시객 '가짜 선원'으로 고용, 면세유 헤택·보험에 악용
점조직 형태 암암리 영업, 단속 피해 교묘한 수법 동원
![[울산=뉴시스] 박수지 기자 = 안철준 울산해양경찰서장이 원거리에서 조업가장 불법낚시행위 단속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울산해경 제공) 2025.02.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2/02/NISI20250202_0001761151_web.jpg?rnd=20250202165618)
[울산=뉴시스] 박수지 기자 = 안철준 울산해양경찰서장이 원거리에서 조업가장 불법낚시행위 단속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울산해경 제공) 2025.02.0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뉴시스] 박수지 기자 = 짜릿한 '손맛'을 원하는 낚시객을 가짜 선원으로 둔갑시켜 원거리 불법 영업을 해온 울산지역 낚시어선들이 해경 단속에 줄줄이 적발됐다.
조업을 가장해 영해 밖으로 출항한 이들은 면세유류 등 부당하게 챙기고, 안전을 무시한 채 낚시객을 위험에 노출시켰다.
특히 낚시객들 이같은 불법 영업에 동조하거나 위험성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아 인식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위험에도 불구하고 울산 등 전국적으로 불법 낚시어선이 성행하는 이유와 그 심각성을 짚어봤다.
◇ 선주는 '돈맛' 낚시객은 '손맛'…안전은?
낚시어선업은 10t 이하 영세한 어업인에게 낚시 영업을 허용해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하는 제도다.
최근에는 낚시 동호인이 늘면서 어업이 아닌, 오직 낚시만 전문으로 하는 전문 낚시어선이 증가하는 추세다.
낚시 영업의 경우 소형어선의 안전 등을 위해 영해 내측 해안(12해리 이내)에서만 가능하다.
그러나 내측에서 심해 갈치, 병어, 돔 등 고급 어종을 원하는 낚시객들의 기대감을 충족하기 쉽지 않다.
조황이 좋지 않으면 영업이 어렵다보니 낚시어선 사이에서는 동호인을 암암리에 모집한 뒤 영해 밖 20~40해리 먼바다까지 출조하는 경우가 있다.
최근에는 한층 진화돼 낚시객을 정식 선원이 아닌 '가짜 선원'으로 둔갑시켜 출조하는 사례도 울산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성행하고 있다.
실제 울산해경은 지난해 11월부터 두 달간 특별단속을 통해 조업위장 낚시행위를 한 어선 9척의 선주와 선장 등 10명을 검거했다.
이들은 낚시객을 일일선원으로 고용한 것처럼 속여 영해 밖 20~40해리까지 원거리 불법 낚시 영업을 이어왔다.
단속에 대비해 낚시객들에게 선원 근로 계약서를 작성하도록 하고, 수협의 어선원보험에도 가입시켰다.
심지어 단속 시 낚시객이 아니라 선원으로 승선한 것이라고 대답하도록 사전 교육도 시켰다.
일일선원으로 고용된 낚시객들은 직장보험에 가입된 공무원, 대기업 직원, 자영업을 하는 낚시 동호인 등으로 확인됐다.
해경은 선주 등을 낚시관리 및 육성법 위반 혐의로 이달 중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울산=뉴시스] 박수지 기자 = 울산지역 낚시영업구역. (사진=울산해경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2/02/NISI20250202_0001761155_web.jpg?rnd=20250202170304)
[울산=뉴시스] 박수지 기자 = 울산지역 낚시영업구역. (사진=울산해경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원거리 불법 낚시 영업의 가장 큰 문제는 안전이다.
20해리 이상 해역은 시시각각 기상변화가 극심하고 대형선박 통행도 잦아 낚시에만 집중하는 경우 해양 안전사고가 우려된다.
실제 조업하는 어선은 2~3척 정도 선단으로 무리를 짓고 서로 간 위치를 공유하며 안전 사고에 대비한다.
반면 낚시어선은 자신들만의 낚시 포인트를 선점하기 위해 단독으로 출조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보니 조난상황이 발생하면 주변에 지원세력이 없어 즉각적인 도움을 받기 힘들다.
낚시객들은 전문적인 해양종사자가 아니다 보니 상황 대처 능력도 떨어진다.
안철준 울산해양경찰서장은 "안전은 뒷전인 채 경쟁적으로 영업에만 몰두하다보면 조난상황 발생 시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낚시객을 일일선원으로 고용한 뒤 영업하는 행위도 서류상 문제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엄연한 불법행위"라고 강조했다.
![[울산=뉴시스] 박수지 기자 = 안철준 울산해양경찰서장이 불법 원거리 낚시행위에 대한 문제점과 함께 낚시객에게 경각심을 당부하고 있다. 2025.02.02. parksj@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2/02/NISI20250202_0001761157_web.jpg?rnd=20250202170729)
[울산=뉴시스] 박수지 기자 = 안철준 울산해양경찰서장이 불법 원거리 낚시행위에 대한 문제점과 함께 낚시객에게 경각심을 당부하고 있다. 2025.02.0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 편법·불법 영업에 세금 '줄줄'
가짜 선원을 고용해 낚시영업을 하는 행위는 면세유류를 공급받기 위한 목적도 있다.
현행법상 낚시어선으로만 영업을 하는 경우에는 수협을 통해 제공되는 면세유류를 공급받을 수 없다. 60일 이상의 조업 실적이 있어야 면세유류 공급 대상이 된다.
이번에 적발된 낚시어선들은 불법 낚시영업을 조업 실적에 포함시켜 면세유류 혜택을 부당하게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면세 혜택과 함께 낚시객에게도 따로 돈을 받으며 이중 수익을 챙긴 셈이다.
정부 보조금이 지원되는 수협의 어선원보험도 세금이 줄줄 새는 구멍이다.
어선원보험은 의무가입으로 어선원 등이 어업활동과 관련해 재해를 당했을 경우 보상받을 수 있다.
보조금은 어업인의 보험료 부담 경감을 위해 지원됐지만, 실제로는 원거리 출항을 즐기는 낚시객에게 흘러들어간 것이다.
어선원보험은 현재 무기명으로 가입되고 있어 가짜 선원을 가려낼 방법도 없다.
원거리 불법낚시 영업을 하다가 실제 사고 발생하게 되면 더 큰 문제가 생긴다.
보상 과정에서 조업이 아닌 낚시 영업으로 밝혀지거나, 선원 중 직장의료보험 가입자 등이 있으면 보험금 지급이 어렵다.
![[울산=뉴시스] 박수지 기자 = 울산해경이 지난해 12월 불법 원거리 낚시어선 9척을 적발한 가운데 해당 선박에서 낚시객 모집을 위해 보낸 문자메시지 재구성.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2/02/NISI20250202_0001761154_web.jpg?rnd=20250202170115)
[울산=뉴시스] 박수지 기자 = 울산해경이 지난해 12월 불법 원거리 낚시어선 9척을 적발한 가운데 해당 선박에서 낚시객 모집을 위해 보낸 문자메시지 재구성.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 암암리 영업에 단속 '진땀'…"낚시객 경각심 무엇보다 중요"
'11일 먼바다 홈감펭(양볼락과 어종)…' '멀리가요 육광구 지나서' '계좌 안돼 현금으로'
울산해경에게 적발된 불법 낚시어선들이 손님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내용이다.
이처럼 불법 낚시어선들은 단체 문자메시지 등으로 소통하고 현금 거래를 하며 단속망을 피해왔다.
손님은 알음알음 점조직 형태로 승선 경력자, 지인소개 등으로 검증된 사람만 모집했다.
해경이 단속하더라도 "선원으로 승선했다" "선비를 주지 않았다" 등 대답하면 불법 영업을 잡아내기 어렵다.
설령 적발되더라도 조업위장 낚시행위는 처벌 수준이 약해 재범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현행법상 조업위장 낚시행위, 낚시어선업 미신고 등을 위반하면 6개월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실제 울산에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적발된 낚시어선업 거짓신고 7건 모두 벌금 30만~300만원에 약식기소 됐다.
앞서 울산해경은 특별단속 기간 관할에 등록된 낚시어선 54척 가운데 영해 외해에서 주로 조업을 하던 낚시어선을 특정해 모니터링했다.
단속 이후 적발된 9척 가운데 7척은 영해내측 등에서 정상적으로 낚시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2척은 영해 밖 영업이 어려워진 뒤 선박 매매 절차를 진행 중이다.
안철준 울산해양경찰서장은 "원거리 불법 낚시어선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집중단속을 통해 대형 인명사고를 원천 차단하겠다"며 "불법 낚시어선들이 부당하게 취득했던 어선원 보험 가입, 면세유류 등도 수협에 통보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불법 원거리 낚시는 단순한 법규 위반이 아니라 안전 문제로 직결된다"며 "실제 원거리 낚시어선 사고 발생 시 즉각적인 구조가 어려워 인명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다수가 한정된 공간에서 낚시를 하기 때문에 위험 요소가 많다"고 강조했다.
"낚시객들도 정식 허가를 받은 낚시 어선을 이용해야 하고, 불법 낚시어선 이용 시 사고가 발생해도 보상을 받기 어려운 점을 반드시 유념해야 한다"며 "낚시의 재미를 떠나 경각심을 가지고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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