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지혁 기자 = 조선업계와 철강업계의 2024년 하반기 후판 가격 협상이 결국 해를 넘기며 팽팽하게 이어지고 있다. 중국산 저가 후판이 대안으로 있는 조선업계는 적절한 가격 인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고,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철강업계는 정반대다.
8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 등 조선업계와 포스코·현대제철 등 철강업계가 지난해 9월부터 2024년 하반기 후판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이다.
두 업계는 통상적으로 1년에 상반기, 하반기로 두 차례에 걸쳐 후판 가격을 협상한다.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상반기 협상도 7월에야 힘겹게 마무리를 지었다.
업황이 극명하게 대조를 이루고 있어 협상에 더욱 어려움이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산 저가 물량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철강업계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후판 가격을 올려야 하는 반면 조선업계는 중국산이라는 대안이 있어 급할 게 없다. 특히 조선업계는 주원료인 철광석 가격의 하락을 이유로 가격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1~11월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후판 수입산은 중국산으로 약 63%를 차지했다.
조선업계는 지난해 주요 3사가 13년 만에 동반 흑자를 기록할 만큼 호황이다. 고부가가치 선별 수주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 집중했고, 향후 수년의 일감도 이미 수주했다. 철강업계는 공장 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사정이 좋지 않다.
국내 산업의 상생을 위해 조선업계의 배려를 기대하는 시선도 있지만 조선업에서 후판이 선박 건조 비용의 약 20%를 차지하기 때문에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후판 가격을 인상할 경우, 가격 경쟁력이 하락할 우려가 있다.
철강업계 입장에서도 후판은 전체 매출의 약 15% 수준으로 비중이 상당하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후판 가격을 t당 90만원대 후반에서 90만원대 초중반 선으로 소폭 인하하는데 합의했다.
고환율도 희비를 갈리게 하는 배경 중 하나다. 계엄과 이어진 탄핵 정국으로 인한 불안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145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조선업계는 고환율의 수혜를 받는 대표 산업이다. 대부분 선박 건조 대금을 달러로 받는다. 수주 계약 시점 대비 환율이 오르면 매출이 증가, 수익성이 좋아진다. 당분간 고환율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반해 원자재를 수입하는 철강업계는 고환율에 취약하다.
한편, 중국산 저가 물량에 어려움을 겪은 현대제철은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에 중국산 후판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신청했다. 결과가 향후 협상에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 2~3년간 국내 조선업체들의 수주 호조세에도 불구하고 내수 조선용 후판 판매는 2022년 이후 3년 연속 감소하고 있다. 이는 국내 후판 시장에서 수입산의 힘이 커졌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대제철의 중국산 후판 반덤핑 제소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속단할 순 없으나 중국산 비중이 적지 않은 만큼 제소 결과에 따라 후판 수급 상황이 크게 변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8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 등 조선업계와 포스코·현대제철 등 철강업계가 지난해 9월부터 2024년 하반기 후판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이다.
두 업계는 통상적으로 1년에 상반기, 하반기로 두 차례에 걸쳐 후판 가격을 협상한다.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상반기 협상도 7월에야 힘겹게 마무리를 지었다.
업황이 극명하게 대조를 이루고 있어 협상에 더욱 어려움이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산 저가 물량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철강업계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후판 가격을 올려야 하는 반면 조선업계는 중국산이라는 대안이 있어 급할 게 없다. 특히 조선업계는 주원료인 철광석 가격의 하락을 이유로 가격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1~11월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후판 수입산은 중국산으로 약 63%를 차지했다.
조선업계는 지난해 주요 3사가 13년 만에 동반 흑자를 기록할 만큼 호황이다. 고부가가치 선별 수주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 집중했고, 향후 수년의 일감도 이미 수주했다. 철강업계는 공장 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사정이 좋지 않다.
국내 산업의 상생을 위해 조선업계의 배려를 기대하는 시선도 있지만 조선업에서 후판이 선박 건조 비용의 약 20%를 차지하기 때문에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후판 가격을 인상할 경우, 가격 경쟁력이 하락할 우려가 있다.
철강업계 입장에서도 후판은 전체 매출의 약 15% 수준으로 비중이 상당하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후판 가격을 t당 90만원대 후반에서 90만원대 초중반 선으로 소폭 인하하는데 합의했다.
고환율도 희비를 갈리게 하는 배경 중 하나다. 계엄과 이어진 탄핵 정국으로 인한 불안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145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조선업계는 고환율의 수혜를 받는 대표 산업이다. 대부분 선박 건조 대금을 달러로 받는다. 수주 계약 시점 대비 환율이 오르면 매출이 증가, 수익성이 좋아진다. 당분간 고환율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반해 원자재를 수입하는 철강업계는 고환율에 취약하다.
한편, 중국산 저가 물량에 어려움을 겪은 현대제철은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에 중국산 후판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신청했다. 결과가 향후 협상에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 2~3년간 국내 조선업체들의 수주 호조세에도 불구하고 내수 조선용 후판 판매는 2022년 이후 3년 연속 감소하고 있다. 이는 국내 후판 시장에서 수입산의 힘이 커졌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대제철의 중국산 후판 반덤핑 제소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속단할 순 없으나 중국산 비중이 적지 않은 만큼 제소 결과에 따라 후판 수급 상황이 크게 변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