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과제 완료' 새마을금고, 환골탈태할까…첫 이사장 선거 '촉각'

기사등록 2025/01/07 05:30:00

최종수정 2025/01/07 15:22:18

행안부, '뱅크런' 새마을금고 혁신과제 88% 마무리

부실금고 합병·중앙회장 보수 삭감 등 자체 혁신에

중앙회장 권한 축소·단임제 변경 등 입법 과제까지

부정적 시선도 여전…첫 동시 이사장 선거 '시험대'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대구 수성구 새마을금고 본점 안으로 한 시민이 들어가고 있다. 2024.04.01. lmy@newsis.com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대구 수성구 새마을금고 본점 안으로 한 시민이 들어가고 있다. 2024.04.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강지은 이주영 수습 기자 = 이른바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와 부실 대출 등으로 잇단 잡음이 끊이지 않은 새마을금고가 중앙회장 권한 축소 등 경영혁신 과제를 대부분 마무리하면서 본격적인 체질 개선에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는 3월 치러지는 전국 동시 첫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도 새마을금고 향방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7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새마을금고 경영 혁신안이 반영된 '새마을금고법' 일부 개정안이 최근 국회 본회의와 국무회의를 통과해 이날 공포되면서 입법을 포함한 72개 혁신 과제는 90% 가까이 완료하게 됐다.

앞서 정부는 2023년 7월 뱅크런 사태로 불거진 건전성 우려와 임직원 비리 등 각종 문제가 불거지자 같은 해 11월 새마을금고 지배구조 개혁과 건전성 강화, 금고 경영구조 합리화 등을 골자로 한 경영혁신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새마을금고는 이 중 건전성 강화와 관련해서는 뱅크런 사태의 원인이었던 부실 금고를 중심으로 14개 금고에 대한 합병을 완료했으며, 대손충당금 적립과 부실채권 매각 등도 강도 높게 추진 중이다.

또 10억원 이상 대출에 대해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심사를 강화했으며, 올해부터는 손실 금고에 대한 배당도 엄격히 제한하기로 했다. 고통 분담 차원에서 중앙회장 보수는 20% 이상 삭감해 5억원 미만으로 조정했다.

특히 자체 혁신 과제뿐 아니라 중앙회 지배구조 개혁, 금고 내부통제 강화 등 입법 과제도 관심사였다.

그간 새마을금고는 '제왕적' 수준에 가까운 중앙회장의 과도한 권한과 느슨한 내부 통제 등이 주요 문제로 지적돼 왔다. 이에 정부는 이를 개선하기 위한 개정안을 발의했는데, 1년여 만에 국회 문턱을 넘게 됐다.

주요 내용을 보면 대표권과 총괄권, 인사권, 예산권 등을 모두 가졌던 중앙회장 권한을 금고를 대표하는 대외활동 업무와 이사회 의장으로서의 역할로 한정하고, 1회 연임 가능했던 임기 제도는 4년 단임제로 변경했다.

또 현행 상근이사인 전무이사와 지도이사에게 대표권 등을 부여해 중앙회의 전문 경영인 체제를 확립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이사회 권한 강화를 위해 이사의 3분의 1 이상 요구가 있는 경우 이사회를 소집할 수 있도록 하고, 이사가 임원의 해임 요구를 제안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신설했다. 회원의 대표 소송권과 임원 해임 청구권도 도입했다.

금고의 건전성과 감독권한 실효성도 법제화를 통해 보다 강화했다.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대규모 금고는 상근 감사를 의무적으로 선임해 상시 감시 체계를 구축하도록 하고, 정부가 부실 금고에 대한 조치를 취할 때 간부 직원에 한해서는 행안부 장관이 직접 제재할 수 있는 권한을 신설했다.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김성렬 새마을금고 경영혁신자문위원장이 2023년 11월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새마을금고 경영혁신안 관련, 최병관 행정안전부 지방재정경제실장, 신진창 금융위원회 금융산업국장 등과 합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3.11.14.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김성렬 새마을금고 경영혁신자문위원장이 2023년 11월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새마을금고 경영혁신안 관련, 최병관 행정안전부 지방재정경제실장, 신진창 금융위원회 금융산업국장 등과 합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3.11.14. [email protected]

정부는 일단 입법 등 혁신과제 완료로 새마을금고 개선을 위한 기반을 유의미하게 마련했다는 평가다.

행안부 관계자는 "혁신과제 중 88% 정도는 마무리된 상태이고, 금고별 공시 시스템 개발은 상반기 중 마무리할 예정"이라며 "국민 신뢰 회복 차원에서 혁신안을 강도 높게 준비했고, 이행 등 변화하는 모습을 계속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여전히 부정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보통 은행은 본부에서 대출 심사를 하지만, 새마을금고는 3000개 넘는 점포가 모두 개별 지점장으로 운영돼 통제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개별 이사장 제도는 새롭게 고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소관 부처를 행안부에서 금융 당국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김 교수는 "새마을운동 시절에는 새마을금고 소관 부처가 당시 총무처(행안부)였지만, 지금은 금융기관의 역할이 크다"며 이관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새마을금고의 신용·공제 사업에 대해 금융위원회의 직접 감독·명령과 금융감독원의 검사를 받도록 하는 내용의 새마을금고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오는 3월5일 전국 동시 첫 이사장 선거는 새마을금고의 향방을 엿볼 수 있는 가늠자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는 그간 대의원을 통한 '간선제' 방식으로 이뤄져왔다. 그러다보니 이사장 후보가 대의원들에게 금품을 제공하는 등의 부정 비리가 잇따랐고, '이사장 선거=돈 선거'라는 말이 심심찮게 나오기도 했다.

이에 국회는 2021년 새마을금고법을 개정해 중앙회장과 이사장을 회원이 직접 뽑도록 하고, 선거의 운영과 감독은 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하도록 했다. 4년 임기의 이사장 선거가 직선제로 치러지는 것은 법 개정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사장 선거는 전국 1282개 금고 중 합병 등을 제외한 1122곳을 대상으로 같은 날 동시에 치러진다. 다만 직선제는 평균 자산이 2000억원 이상인 금고에 한해 실시되며, 2000억원 미만인 영세 금고는 기존과 같이 간선제로 진행된다.

일각에선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위법 행위가 이번에도 지속돼 새마을금고 혁신에 발목을 잡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각 지역에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를 계속 강조하고 있다"며 "도덕성 등 신임 이사장 자격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이 역시 강도 높게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행안부는 이날부터 두 달간 정부세종청사에 공명 선거를 위한 '선거지원상황 태스크포스'(TF)를 설치·운영한다. 선관위와 협조 체계를 유지하면서 선거 관련 동향 파악과 불법 선거 감시 강화 등에 나설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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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과제 완료' 새마을금고, 환골탈태할까…첫 이사장 선거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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