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직후 우유 제품 식단서 제외
투명 용기 음료 등 대책 마련 추진
급식 업체도 안전 강화·재발 방지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현대차 남양연구소에서 '세척수 우유' 사고가 발생해 일부 직원이 큰 피해를 입은 가운데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일제히 문제의 매일우유 급식을 중단하고, 재발 방지책 마련에 나섰다.
현대차는 구내식당 운영을 책임지는 급식 업체와 협의해 안전한 식사 제공을 위한 검수·검식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경기도 화성시 소재 현대차 남양연구소에서 일부 직원들이 점심식사에 포함된 매일우유 200㎖ 멸균 제품을 먹고 구토와 속 불편 등 이상 증세를 보였다. 이 중 2명은 상태가 더 안좋아 인근 병원 응급실에서 위내시경과 추가 검사까지 받았다.
문제를 일으킨 유제품은 팩으로 밀봉 포장됐는데 유통기한도 많이 남았지만, 제조 과정에서 주성분이 수산화나트륨인 세척수가 혼합된 것으로 드러났다. 수산화나트륨은 부식성 물질로, 인체에 심각한 화상을 입힐 수 있다. 사람이 마셨을 경우 식도나 위장에 천공을 유발할 정도다.
현대차 남양연구소는 사고 직후 급식 업체를 통해 매일우유 제품 공급을 즉각 중단했다. 또 음료의 내용물 변질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투명 용기 우유를 공급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현대차 노조 남양위원회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경찰 조사에 협조하고, 피해 직원 보상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남양연구소 급식 업체는 최근 사과문도 내고 "여러 관계기관 조사와 기초적인 원인 규명 등으로 고객 응대와 사과 등 조처가 지연돼 죄송하다"며 "철저한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품질 개선을 신속하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은 이번 사고 이후 직원 식단에서 매일유업 제품을 긴급 제외한 것으로 전해진다. 회사 차원의 지시는 없었지만, 직원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아 100% 안전하다는 확신이 들기 전에는 우유 공급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 한 직원은 "사고가 난 우유 제품은 밀봉된 형태여서 먹기 전에는 미리 변질 여부를 판단하기 힘들었다"며 "너무 충격적인 사건이어서 대부분 직원들이 구내식당에서 급식으로 주는 우유는 먹기를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는 매일유업 광주공장에서 멸균우유 제조 과정 중 실수로 세척수가 혼입돼 발생했다. 이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현장 조사를 실시하고,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매일유업 광주공장에 영업정지 1개월을 명령하는 행정처분을 요청했다.
매일유업에는 비의도적 밸브 조작 방지책 등 제조관리 운영 방안을 다시 수립하도록 했고, HACCP(해썹,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 검증관리 미흡 부분에 대한 시정명령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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