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 ‘부패가 인민해방군에 주는 충격’ 특별 주제로 다뤄
부패 조사하면 줄줄이 엮어 나와 주요 사업 진행에 차질
반부패로 현대화 ‘스톱 아닌 속도 조절’ 정도 영향만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미국 국방부의 ‘2024년 중국 군사력 보고서’(이하 보고서)가 발표된 뒤 서방 주요 언론이 주목한 것은 크게 두 가지였다.
중국의 핵탄두와 전략미사일 등 무력 현황과 함께 중국 군부의 부패가 인민해방군(PLA) 현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다.
“부패로 군 현대화 속도 영향”
PLA은 지난해 하반기에만 적어도 15명의 고위 군 관계자와 방위 산업 임원이 부패 혐의로 직위에서 해임됐다.
몇몇은 지상 기반 핵 및 재래식 미사일을 현대화하는 것과 관련된 장비 개발 프로젝트를 감독하는 일을 맡았다.
리상푸 등 국방부장도 2명이 포함됐고, 전략핵과 미사일을 담당하는 전 로켓군 사령관 리위차오와 정치위원 쉬중보 부사령관도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보고서는 중국이 방위 산업 내의 부패에 대한 단속을 강화함에 따라 무기 조달 프로그램이 후퇴하고 군 현대화가 지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부패가 현대화를 늦추는 이유에 대해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방위 산업이나 주요 군사 프로젝트에서 부패를 적발하려고 할 때 필연적으로 조사 대상 프로젝트와 관련된 다른 공무원들이 끌려들어가는 ‘나선형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런 과정에서 현대화 속도가 늦어지는 것은 필연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부패 척결로 인해 중국 군대가 얼마나 피해를 입었는지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고, 조사 대상이 된 특정 프로젝트도 파악하기 어렵다.
다만 8월 로켓군은 중국의 최고 대학 3곳이 군사 기술 조달 입찰을 조작했다고 고발하고 2027년 말까지 구매에 참여하는 것을 금지했다.
WP는 18일 보고서 발간 후 열린 행사에서 인도-태평양 안보 담당 국방부 차관보인 엘리 래트너는 PLA의 숙청 효과가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높으며, 비슷한 보복을 두려워하는 하위 공무원들을 마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래트너 차관보는 “지금까지 드러난 것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며 반부패 드라이브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주석, 현대화 때문에 반부패 포기 않을 것"
집권 초기 ‘파리에서 호랑이 다 잡는다’를 내세운 시진핑 주석이 반부패 캠페인을 자신 집권의 최고 특징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부패는 PLA의 정치적 신뢰성은 물론 궁극적으로 군사 작전 능력에도 큰 위험을 초래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1990년대 후반 장쩌민 주석 시절에는 PLA에 영리 사업 중단을 명령했다. 후진타오 주석 시절에도 반부패 사정이 있었다. 하지만 시 주석처럼 군 최고위 간부를 축출하는 등의 수준에 도달하지는 못했다.
반부패에도 군사력 증강 영향은 크지 않아
다만 군대를 현대화하기 위해 몰두하는 가운데 고위 군 지도부에 대한 신뢰는 흔들렸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WP는 정예 로켓군에 대한 숙청이 미사일 사일로 조달 및 건설 과정에서 발생한 사기와 관련이 있을 수 있지만, 조사 결과에 따라 해당 시설을 수리하면 궁극적으로 작전 준비 태세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부패 군 장성에 대한 숙청으로 숙청은 더 전문적이고 정치적으로 신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장교들을 승진시키는 길을 여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보는 군 장성도 있다고 WP는 전했다.
NYT도 부패 조사로 군 고위 지휘관에 대한 신뢰가 흔들렸지만 군사력 확장은 둔화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미국 해군 전쟁대학의 전략 교수인 앤드루 S. 에릭슨은 “반부패 사정은 PLA 현대화에서 근본적으로 스토퍼가 아니라 속도 조절”이라며 “세계에서 가장 강대한 군사 자원을 지휘하는 시진핑 주석은 강한 결의를 가지고 전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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