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입김' 美하원 예산안 부결…공화당서도 반대표 나와

기사등록 2024/12/20 11:21:05

최종수정 2024/12/20 11:30:25

공화당 38명, 민주당 197명 반대로 부결

공화 로이 "자존심도 없는 사람들" 맹비난

민주당서도 "공화당, 머스크에 굴복" 비판

[워싱턴DC=AP/뉴시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공화당, 앨라배마)이 19일(현지시각) 워싱턴DC에서 임시 예산안 표결 직전 기자회견 하고 있다. 2024.12.20.
[워싱턴DC=AP/뉴시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공화당, 앨라배마)이 19일(현지시각) 워싱턴DC에서 임시 예산안 표결 직전 기자회견 하고 있다. 2024.12.20.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미국 하원 공화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압박으로 추진한 신규 임시예산안이 민주당과 일부 공화당 반대로 저지됐다.

19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며 하원은 이날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앨라배마)이 발표한 임시예산안을 찬성 174명대 반대 235명으로 부결시켰다.

공화당 의원 38명, 민주당 의원 197명이 반대표를 행사했다.

예산안에 반대한 공화당 의원들은 정부의 차입 한도 확대에 반대했다. 민주당에선 이번 예산안이 부유층을 위한 광범위한 감세 재원 마련에 사용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하원은 셧다운(정부 폐쇄) 시한을 이틀 앞둔 전날 3월 중순까지 현재 수준의 정부 자금을 연장하고, 1000억 달러 규모 재난 지원금과 100억 달러 수준 농민 직접 지불금 등을 골자로 한 초당적 예산안에 합의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부채 한도 문제와 임시예산안을 연계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폐기됐다.

[팜비치=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6일(현지시각)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2024.12.20.
[팜비치=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6일(현지시각)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2024.12.20.

공화당이 새로 추진한 임시예산안은 국가 부채 증가를 늦추기 위한 지출 삭감 없인 정부의 차입 한도 증액을 절대 지지하지 않겠다는 일부 공화당 의원들 입장과 상충된다.

칩 로이 공화당 하원의원(텍사스)은 회의장에서 공화당 동료 의원들에게 "당신들은 자존심이 전혀 없다. 부채를 5조 달러나 늘리는 건 말도 안 된다"며 "재정적 책임에 대해 캠페인을 벌이는 정당에 완전히 이골이 났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은 '퍼스트 버디'로 불리며 막후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공화당이 굴복했다며 맹비난에 나섰다.

머스크는 엑스(X, 옛 트위터)에 150개 넘는 글을 올리며 기존 예산안을 거부할 것을 요구했다. 찬성 표결하는 모든 의원을 정치적으로 응징할 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예산안에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이 포함됐다거나 워싱턴에 새 경기장을 짓는 예산 30억 달러가 포함됐다는 등 허위 정보를 퍼트리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후 양당 합의 예산안이 "나라에 대한 배신"이라고 선언했다.

[서울=뉴시스] 미국 하원이 정부 셧다운을 막기 위해 합의한 예산안에 대대적인 반대 캠페인을 벌인 일론 머스크가 예산안이 드디어 폐기됐다며 "백성의 목소리가 신의 목소리"라는 뜻의 라틴어 문구를 올린 X포스트. (사진=머스크 X 계정 갈무리) 2024.12.20.
[서울=뉴시스] 미국 하원이 정부 셧다운을 막기 위해 합의한 예산안에 대대적인 반대 캠페인을 벌인 일론 머스크가 예산안이 드디어 폐기됐다며 "백성의 목소리가 신의 목소리"라는 뜻의 라틴어 문구를 올린 X포스트. (사진=머스크 X 계정 갈무리) 2024.12.20.

세출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로사 딜러로 하원의원(코네티컷)은 존슨 하원의장이 민주당과 합의한 예산안을 무효로 만들었다며 "미국 의회와 국민의 권위를 빼앗으려는 불법적인 올리가르히(신흥 재벌)를 분명하게 거부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20일까지 조처하지 않으면 연방정부 전체는 셧다운된다.

NYT는 이번 사태를 두고 "공화당과 트럼프 당선인 사이 역학관계의 험난한 여정을 예고하는 대참사"라며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해도 트럼프 당선인이 험난한 길을 걸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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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입김' 美하원 예산안 부결…공화당서도 반대표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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