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뉴시스] 송창헌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와 현직 대통령 탄핵으로 비상시국이 이어지면서 지역 정·관가가 해외출장을 잇따라 취소하는 등 잔뜩 몸을 사리고 있다.
16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광주시의회와 전남도의회는 내년 1월8일부터 15일까지 6박8일 일정으로 진행되는 시도의회 운영위원장협의회 미국 출장에 모두 불참키로 했다.
이번 행사는 계엄과 탄핵 전 계획된 것으로, 내년 1월초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5' 참관을 전후로 샌프란시스코와 산호세, 몬터레이, 트레이시 등 미 서부지역을 돌며 후버댐, 실리콘밸리, 스탠포드대 방문 등의 일정으로 짜였다.
30여 명이 참여하고, 1억9500만 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광주시의회는 비상계엄과 탄핵으로 국내 정세가 급박하게 흘러가자 곧바로 불참 의사를 밝혔고, 전남도의회도 이날 고심 끝에 불참키로 결정했다.
도의회 관계자는 "위약금이 1억 원, 의회당 500만 원 안팎에 달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시국이 워낙 엄중해 내부 논의 끝에 불참키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시의회는 각각 14명이 참가할 예정이던 대만 타이베이 장애인복지 해외연수(13∼17일)와 중국 뤄양시 우호교류(18∼21일)도 모두 취소했다.
도의회도 연내 진행하려던 대만 국제교류와 일본 국외출장 일정을 모두 취소한 데 이어 내년도 의원 국외연수를 무기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김태균 의장은 "국제교류의 중요성은 인식하지만 국정혼란과 정치적 긴장 속에서 해외출장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영록 전남지사도 당초 지난 5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도쿄와 후쿠오카, 사가현을 방문해 우호교류 강화와 전남 홍보활동을 펼칠 예정이었으나 비상계엄 사태로 일정을 변경, 행정부지사가 대신 참석했다. 김 지사는 CES 2025 참관 여부도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비상상황 속에서 부적절한 발언으로 징계 처분을 받은 군산시의원과 탄핵 삭발시위 상황에서 시화전을 연 광주 남구의원, 외유성 국외 출장을 떠난 의령군의회가 잇따라 여론의 뭇매를 맞으면서 언행과 공무에 신중론이 커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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