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 부여 관북리 유적 발굴 조사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부여 관북리 유적에서 백제 사비 왕궁 관련 건물지와 도로로 추정되는 유구가 발견됐다.
부여 관북리 유적은 1982년부터 현재까지 17차례 발굴조사가 이뤄졌다. 이를 통해 사비왕궁의 대략적 내부 구조를 가늠할 수 있는 왕궁 관련 다양한 시설들이 확인됐다.
지난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진행된 16차 조사에서는 사비왕궁 내부 공간 구성 방법을 보여주는 장랑식 백제 건물지 3동을 비롯해 성토대지, 배수로, 구덩이 등이 조사됐다. 건물지 폐기층과 3개 구덩이에서 칠피갑옷이 나왔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17차 조사에서는 기존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한층 더 구체적인 모습을 파악할 수 있었다"며 "기존에 일부만 파악됐던 2호 건물지의 전체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11일 밝혔다.
2호 건물지는 1호 건물지 동편에 있는 건물지로 이번 조사에서는 후대에 쌓은 유구로 인해 경계가 불분명했던 남쪽 범위도 확인됐다.
이로써 건물지 전체 규모는 동-서 1칸, 남-북 8칸, 길이는 25.5m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밖에 조사지역 남동쪽 경계에 있는 구덩이에서도 추가로 칠피갑옷이 출토됐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도로는 북쪽과 동쪽 경계에 인접해 있다. 현재까지 파악된 도로의 평면 형태는 동-서와 남-북 도로가 교차하는 ‘ㄱ’ 형태로 추정된다.
노면에서는 수레바퀴 흔적과 함께, 수레 이동으로 파인 곳을 보수하기 위해 놓은 기와와 토기 조각 등이 발견됐다.
국가유산청은 도로 유구는 "현재 도로와 위치가 일치하고, 방향성도 맞아 과거와 현재의 토지 이용 양상이 지속적으로 이어져 왔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라며 "관북리를 중심으로 한 왕궁 관련 시설 동쪽 경계부를 파악할 수 있는 자료로 판단되며, 사비 왕궁 구조와 규모에 대해 심층적으로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