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수련 지원 예산 930억원 삭감…의료개혁 악재되나

기사등록 2024/12/11 07:00:00

의료인력 양성 관련 예산 3922억→2991억

의정 분위기 최악인데 주요 예산까지 삭감

"전공의들에게 잘못된 신호 줄 수도" 우려

민주당 '복귀 불투명 고려'…사업 추진 주목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우원식 국회의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국회(정기회) 제18차 본회의에서 2025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수정안 가결을 선언하고 있다. 2024.12.10.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우원식 국회의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국회(정기회) 제18차 본회의에서 2025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수정안 가결을 선언하고 있다. 2024.12.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정부가 의료개혁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전공의 수련 지원 예산이 당초 계획보다 930억원 삭감된 채 국회를 통과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동력을 의심받는 의료개혁에 또 하나의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는 전날 본회의를 열고 야당 주도로 감액된 2025년도 예산안을 가결시켰다. 본회의를 통과한 673조3000억원 규모의 전체 예산안 가운데 보건복지부 몫은 125조5000억원으로 정해졌다. 원래 정부안 125조7000억원보다 1655억원 가량 줄어든 금액이다.

복지부 사업 중 가장 금액 변동이 큰 부분은 '의료인력 양성 및 적정 수급관리' 사업이다. 이 사업은 올해의 경우 편성된 예산이 291억원에 불과했지만 정부가 국정과제로 의료개혁을 추진하면서 내년도엔 올해의 13배가 넘는 3922억4000만원의 예산 투입이 계획돼 있었다.

그간 고질적 문제로 지적됐던 열악한 전공의 수련환경을 개선시키겠다는 취지로, 특히 하위 사업으로 '전공의 수련환경 혁신지원 사업'을 신규 추진하면서 여기에 3089억1000만원이 넘는 예산이 들어갈 예정이었다.

그러나 국회 심사를 거치면서 의료인력 양성 관련 사업 예산은 3922억4000만원에서 2991억3000만원으로 감액됐다. 정부안의 23% 수준인 931억1000만원이 깎여 나간 셈이다.

세부 사업별로 보면 전공의 수련환경 혁신지원 예산 3089억1000만원 중 756억7000만원이 삭감됐고 전공의 등 수련수당 지급 예산은 589억원에서 174억4000만원이 줄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8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열린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젊은 의사 의료계엄 규탄 집회’에서 사직 전공의를 비롯한 젊은 의사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2024.12.08.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8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열린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젊은 의사 의료계엄 규탄 집회’에서 사직 전공의를 비롯한 젊은 의사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2024.12.08. [email protected]

전공의 지원이 의료개혁의 한 축이었던 만큼 예산 삭감은 의정갈등에서 부정적 변수로 해석된다. '전공의 처단 포고령' 이후 의정 관계가 대화 불능의 상태에 빠졌는데 설상가상으로 예산까지 대폭 줄면서 전공의 복귀를 유도할 명분이 약해지는 모습이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14일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전공의 지원 예산이 깎인 부분에 대해 "이번 삭감이 자칫 전공의분들께 잘못된 신호로 인식될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다만 사업 추진에 끼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민주당은 전공의 복귀 상황이 불투명한 점과 수련 개시 시기가 3월인 점을 고려해 불용 예산이 남지 않도록 금액을 조정한 것이란 입장이다.

앞서 국회예산정책처도 비슷한 점을 지적했다. 예정처는 정부안이 나온 뒤 "(정부가) 2025년도 예산안 산출 시 필수의료 관련 8개 전공과목 및 인턴의 2024년 전체 정원인 9038명을 기준으로 각 지도전문의의 비율을 적용하여 수련비용 지원 수당 예산을 추계"했지만 실제 수련 중인 전공의는 이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며, 예산 규모 및 집행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9일 기준 211개 수련병원에서 총 1172명의 전공의들만이 출근하고 있다. 전체 출근율은 8.7%다.

최근 진행된 내년 상반기 전공의 레지던트 1년 차 모집엔 314명이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3594명을 채용할 계획이었는데 그 중 8.7%만 지원한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전공의 수련 지원 예산 930억원 삭감…의료개혁 악재되나

기사등록 2024/12/11 07:00:00 최초수정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