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대자보도 부착
[수원=뉴시스] 박종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와 관련해 경기지역에서 4일 지방행정을 책임지는 자치단체장과 지역 정가를 비롯해 시민사회단체, 대학가까지 전방위적으로 탄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4일 낮 12시 국회 앞 불법 계엄 규탄 비상시국대회에 참석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명백한 쿠데타"라며 "가담한 자들 전원을 체포하고 엄벌에 처해야 한다"라고 했다.
그는 "제 정신이 아닌 지도자가 있을 때 경제와 우리 사회의 혼란이 어떤 것인지를 분명히 보았다"라며 "이것은 정상적인 리더로서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을 했다고 하는 측면에서 쿠데타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김 지사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이날 외국정상, 주지사, 국제기구수장, 주한대사, 외국의 투자기업들에게 긴급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해당 서한에서는 "앞으로도 외투기업인 여러분의 변함없는 성원과 지지를 당부드린다"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재준 수원시장도 이날 발표한 공식 성명서에서 이번 계엄 선포에 대해 "전두환 쿠데타 이후 헌법을 유린한 가장 악질적인 내란 행위로 역사에 남을 것"이라고 평가하며 "윤 대통령은 즉각 자진 사퇴하고 명명백백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이 시장은 이날 오전 9시께 집무실에서 '12.3 계엄 선포 관련 간부 공직자 긴급회의'를 주재하고 "계엄선포, 전시, 장기 파업 등 예기치 못한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응 방안을 담은 매뉴얼을 만들라"고 주문했다.
민주당 경기도당은 이날 비상시국선언문을 통해 "비상계엄 선포 도발은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이자 대한민국 헌정을 짓밟고 국가 전복을 시도한 중대한 범죄"라며 "비상계엄 선포 도발로 국가 전복을 시도한 윤석열 정권은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퇴진을 요구했다.
최종현 경기도의회 민주당 대표 등 대표단 역시 이날 도의회 브리핑룸에서 "서울 한복판에 장갑차가 동원됐고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 무장한 공수부대가 투입돼 국회 본청 창문을 깨고 난입했다"라며 "윤 대통령이 즉각 사퇴하지 않을 경우 국회는 국민의 뜻을 받들어 즉시 탄핵 절차에 돌입하라"고 말했다.
지방의회 민주당 의원들도 탄핵에 힘을 실었다. 용인시의회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상계엄 자체가 원천무효이고 중대한 헌법과 법률 위반"이라며 "스스로 대통령의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말했다.
수원시의회 민주당 의원들도 이날 시청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누가 누구를 처단한다는 말인가. 이제 국민이 이 무도한 정권을 심판할 때"라며 "오로지 국민과 함께 민주공화국을 지키고 대한민국 번영을 위한 길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했다.
수원시민단체협의회는 이날 국민의힘 경기도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의 즉각 퇴진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수원 KYC 박영철 대표는 "국민의힘에 민주주의를, 국민을 조금이라도 생각하는 자가 있다면 반드시 이번 탄핵 촉구, 탄핵 발의안에 대해 같이 동참해달라"면서 "국민의힘 정치인들도 윤석열과 같은 일당들과 더 이상 같이 가지 않기를 시민의 한 사람으로 요구한다"고 했다.
민주노총 경기지역본부도 이날 성명서를 내고 "반헌법 폭거인 비상계엄 선포는 나라의 주인인 시민의 가슴에 새겨진 '윤석열 퇴진, 사회대전환'의 거대한 물줄기에 좌초됐다"라며 "노동자의 투쟁으로 윤석열 정권의 몰락을 마무리하자"라고 했다.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도 성명서를 통해 "국회는 국정조사에 착수해야 하고, 대통령 탄핵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라면서 "공수처는 계엄 공모자들에 대한 내란죄 수사를 진행하라"고 말했다.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경기중앙변회)도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비상계엄을 선포·해제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하야하라"고 요구했다. 경기중앙변회는 "비록 늦게라도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에 따라 계엄 해제를 하기는 했으나 국민에 대한 무한책임을 부담하는 대통령으로서 잘못된 비상계엄에 대한 법적·정치적 책임은 반드시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내 대학가 동참도 잇따르고 있다. 경기대에서는 교내 캠퍼스에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선언 대자보가 부착됐다가 철거됐다. 특히 사회과학대학 재학생의 제안으로 6일 오후 1시 수원캠퍼스에서 재학생 100인 시국선언이 열릴 예정이다. 약 60명이 현재까지 시국선언에 참여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용인예술과학대학교 재학생들도 5일 교내 캠퍼스 송담관 앞에서 '윤석열 퇴진 113인 대학생 시국선언'을 진행한다. 이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과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평화와 인권을 위해 실천하는 이 대학 소속 '평화나비' 동아리가 개최하는 것으로,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시국선언문 대자보를 부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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