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줄어든 알뜰폰 시장…11월 번호이동 순증 '뚝'

기사등록 2024/12/03 07:34:40

최종수정 2024/12/03 09:36:15

알뜰폰 성장세 둔화 뚜렷…가격 경쟁력 하락 영향

연내 도매대가 인하 협상 촉각…알뜰폰 업계, 사전규제 촉구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올해 들어 알뜰폰 업계가 강점으로 내세웠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가입자 순증 규모가 지속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알뜰폰 업계는 가격 경쟁력 제고를 위해 연내 도매대가를 인하하고, 도매대가 산정을 과기정통부 장관 고시로 사전규제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3일 KTOA(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가 발표한 번호이동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이동통신 3사에서 알뜰폰으로 유입된 이용자는 7만5992명으로 전월 대비 5.1% 줄었다. 올해 1월(12만332명)과 비교하면 36.8% 감소한 수치다.

반면 알뜰폰에서 이통3사로 갈아탄 이용자는 5만3940명으로 전월 대비 4.0% 감소했지만 올해 1월(4만2272명), 6월(5만2206명) 등과 비교하면 증가했다.

이에 따라 '이통3사→알뜰폰' 회선 수에서 '알뜰폰→이통3사'를 제외한 11월 알뜰폰 번호이동 순증 규모는 2만2052명으로, 전월 대비 약 7.8% 감소했다. 지난 1월 알뜰폰 번호이동 순증수는 7만8060명을 기록했지만 4월 2만158명으로 감소한 뒤 지난 5월에는 2012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2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9월 아이폰16 출시 효과로 10월에는 순증 규모가 전월 대비 14% 늘었지만 올해 초와 비교하면 감소세다.

이러한 알뜰폰 번호이동 순증 감소는 아이폰16 출시 및 수능 특수 효과로 지난 11월 전체 번호이동 건수가 51만8240명을 기록, 전월(50만4475명) 대비 2.73% 늘은 것과 대조된다.

알뜰폰 업계는 이같은 가입자 성장 정체에 대한 배경으로 도매대가가 내리지 않으면서 저렴한 신규 요금제 출시 등 요금제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지난해 중소 알뜰폰 업체를 중심으로 이통3사가 지급한 판매장려금을 바탕으로 0원 요금제를 출시하며 가입자를 늘렸지만 올해는 판매장려금이 줄면서 0원 요금제 등 초저가 상품은 자취를 감췄다.

아울러 이통사가 정부 정책에 따라 올해 번호이동 가입자에 대해 추가 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전환지원금을 도입하고, 알뜰폰과 직접 경쟁하는 온라인 중심의 2만~3만원대 5G 요금제를 출시한 점이 알뜰폰 시장 정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더해 최근 국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대기업 알뜰폰 점유율 규제도 자칫 시장을 더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법안소위는 대기업 계열 알뜰폰의 시장점유율을 60%로 제한하는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안과 통신 자회사만 50%로 제한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대안 등을 놓고 논의하고 있다.

알뜰폰 한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계열 알뜰폰 점유율 규제가 중소 업체를 돕는 방안이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소비자 후생은 줄어들고대기업은 시장에 진입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를 중심으로 업계는 도매대가 협상 사전규제를 촉구해왔고, 과기정통부는 전날 개최된 과방위 법안소위에서 도매대가 사전규제가 부활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알뜰폰 업계는 알뜰폰 망 도매대가 가격 산정을 과기정통부 장관 고시로 사전규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아왔던 만큼 정부의 의견에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매년 상대적으로 협상력이 약한 알뜰폰 사업자들을 대신해 도매제공의무사업자로 규정된 SK텔레콤과 도매대가 협상 테이블에 대신 나서 왔다. 그러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변재일·윤영찬 의원(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전기통신사업법이 개정되면서 내년 4월부터는 알뜰폰 업체가 이통사와 직접 도매대가 협상하도록 바뀌었다. 그런데 다시 정부가 사전규제를 부활시키는 것을 새로운 대안으로 제안한 것이다.

알뜰폰 업계는 연내 도매대가 인하를 시급한 과제라고 호소한다. 특히 알뜰폰 업체 주력 상품인 정액형 요금제(RS) 도매대가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8월 SK텔레콤을 비롯한 이동통신사들과 음성·데이터 요금 협상을 진행했으나 아직까지 타결되지 않아 연내 인하 여부에 업계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최근 발표한 2025년 정보통신 진흥 및 융합 활성화 실행계획에 알뜰폰 도매대가 인하를 유도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이달 알뜰폰 활성화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사 한 관계자는 "더 이상 종량제 방식이나 RS나 도매대가를 내리기 어렵다는 게 업계 입장이지만 정부가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미미한 폭이라도 인하될 가능성이 높지 않겠나"라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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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 줄어든 알뜰폰 시장…11월 번호이동 순증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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