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라스·코스 "시위대 향한 폭력은 EU와 관계 훼손"
"집회·표현의 자유 존중해야…민주주의 후퇴 우려"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1일(현지시각) 출범한 새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회원국 가입 협상 중단에 항의하는 시위를 진압하는 조지아 당국을 규탄하는 성명을 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와 마르타 코스 EU 근린외교·확장 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조지아 국민은 다시 한번 거리로 나와 EU 가입을 향한 열망을 재확인했다. EU는 유럽과 민주주의의 미래를 위해 굳건히 서 있는 평화 시위대를 겨냥한 폭력을 강력히 규탄한다. 조지아 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우리 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비판했다.
두 집행위원은 "조지아 당국은 집회와 표현의 자유와 관련한 권리를 존중하고 평화적인 시위대, 정치인, 언론인을 향한 무력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모든 폭력 행위를 조사하고 책임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EU는 최근 의회 선거 준비 기간과 선거 동안 발생한 부정행위를 포함해 지속적인 민주주의 후퇴에 심각한 우려를 재차 표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같은 맥락에서 EU는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산하 민주주의 제도 및 인권 사무소(ODIHR) 최종 보고서와 그 권고안을 기대하고 있다. EU는 조지아 국민과 유럽의 미래를 위한 그들의 선택을 지지한다"라며 "EU로 문은 여전히 열려 있다. 조지아가 유럽적 가치와 EU 가입 경로로 복귀하는 것은 조지아 지도부의 손에 달려 있다"고 압박했다.
아울러 "조지아의 꿈-민주 조지아가 2028년까지 EU 가입 협상 개시를 추진하지 않기로 하고 EU 재정 지원을 거부한 것과 관련해 이라클리 코바키제 조지아 총리의 발언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며 "이 같은 발표는 조지아 헌법에 명시된 대로 역대 조지아 정부 정책과 그 국민 대다수의 EU를 향한 열망에서 벗어난 조치라는 점에 주목한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우리는 조지아 당국의 행동 방침과 민주적 후퇴로 인해 지난 6월 이미 가입 절차가 사실상 중단됐다. 조지아 당국에 직접적인 혜택을 주는 EU 재정 지원이 현재 보류 중이라는 점을 환기한다"고 지적했다.
EU 가입 후보국인 조지아 정부는 친(親)러시아 성향 여당 조지아의 꿈-민주 조지아의 총선 승리를 계기로 새 의회 임기 안에 EU 가입 문제를 국정 현안으로 다루지 않겠다고 예고했다.
연임에 성공한 코바히제 총리는 지난달 28일 수도 트빌리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8년 말까지 조지아의 EU 가입 노력을 멈추고 EU의 예산안 보조금도 받지 않겠다며 EU 가입 협상은 2030년에나 재개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야당은 정부의 협상 중단 발표에 반발했다. 친서방 성향의 살로메 주라비슈빌리 조지아 대통령은 "정부가 자국민에게 전쟁을 선포했다"며 시위에 합류했다.
주라비슈빌리 대통령은 지난 10월26일 치러진 총선의 결과가 조작됐다며 이달 임기가 끝나도 직을 내려놓지 않겠다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오는 14일로 예정된 조지아 대통령 선거는 직선제 폐지 뒤 처음 간선제로 적임자를 뽑는다. 간선제에 따라 선거인단 300명이 새 대통령을 결정한다.
지난달 28일 EU 의회도 조지아 총선은 공정하지 않았다며 국제 기구 감독 아래 재선거를 실시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조지아는 지난 10월 4년 임기의 국회의원 150명을 선출하는 총선을 실시했다. 여당은 의석 89석을 확보해 단독 과반 의석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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