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예산안' 강대강 대치…"철회해야" "2일 본회의 상정"

기사등록 2024/12/01 22:00:00

최종수정 2024/12/02 06:42:16

내년도 예산안 법정 시한 D-1

국힘 "예산안으로 국민 인질극"

민주 "추가 감액도 가능하다"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중앙포럼에서 기념촬영을 마시고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2024.10.2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중앙포럼에서 기념촬영을 마시고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2024.10.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금민 하지현 한은진 기자 = 여야는 내년도 예산안 처리 법정 시한을 하루 앞둔 1일 치열한 기싸움을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야당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단독 처리한 '감액 예산안'을 철회해야 추가 협상에 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추가 협상 여지를 열어두면서도 최종 합의 불발 시 2일 국회 본회의에서 '감액 예산안'을 강행 처리하거나 추가 감액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생을 위해 추경(추가경정예산)하자던 민주당이 민생 예산을 단독으로 삭감한 것은 '삼겹살을 좋아하는 채식주의자'와 같이 앞뒤가 안 맞는 말"이라며 "앞뒤가 안 맞는다는 것을 민주당도 잘 안다. (예결위에서 감액만 반영한 예산안을 야당 단독으로 처리한 것은) 이 나라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주당의 선 사과와 감액 예산안 철회가 선행되지 않으면 예산안에 대한 어떤 추가 협상에도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예산안 삭감으로 인해 민생·치안·외교·재해 대응 등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모든 책임은 예산안을 날치기 통과시킨 민주당에 있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감액만 반영한 내년도 예산안) 날치기 처리에 대해 국민과 정부·여당에 사과하고 즉각 감액 예산안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어 "민주당이 예결위 예산안 강행 처리를 지렛대 삼아 무리한 예산 증액 요구 수용을 겁박할 의도라면, 그런 꼼수는 접길 바란다"며 "향후 많은 어려움이 있기는 하겠지만 당정 간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모든 적법한 수단을 강구해 예상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해 나가면서 내년도 예산 집행 준비에 만전을 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민주당은 자당의 주요 사업 예산 증액이 어려워 보이자 다수 의석의 힘으로 민생과 관련된 예산을 일방적으로 삭감했다"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 방탄을 위해 민생 예산마저 포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야가 상임위에서 합의한 민생사업 예산도 전혀 반영하지 않았고 예측 불가능한 일이 발생했을 때 필요한 정부 예비비마저 절반 수준으로 삭감했다. 민주당이 정쟁을 위해 민생을 인질로 삼는 촌극을 벌이고 있는데 정치의 본령을 잊은 정당이 돼버린 민주당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반면 민주당은 최종 합의 불발 시 오는 2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 정부 원안 677조4000억원에서 4조1000억원의 감액만 반영한 예산안을 상정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경북 안동의 경북도청에서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만나 "정부가 일방적으로 쓸데없이 특활비 등만 잔뜩 넣어놓으니 삭감안이 통과가 된 것"이라며 "정부가 수정안을 내면 이후 저희와 협의하면 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당장 내일이 예산안 처리 법정 시한이라는 지적에는 "정말로 진지한 협상이 가능하다면 그거야 길이 없겠나"라며 "2025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사업 등도 우리가 현실적으로 공감하는 사안이다. 증액이 필요하면 수정안을 내면 된다"고 강조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여당과의 합의가 불발되고 기획재정부가 증액에 동의하지 않아 부득이하게 내일(2일) 국회 본회의에 감액 예산안을 상정하기로 했다"며  "나라 살림을 정상화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다. 정부가 아무 대응도 하지 않는다면 (현재 감액만 반영한 예산안에서) 더 많은 감액도 가능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예산안과 부수 법안에 대한 추가 협상 가능성은 열어놨다. 그는 "오늘 회견 이후 내일 오전까지 24시간이 있다. 필요하면 시간 내에 국회의장의 중재 하에 여야 원내대표가 만나 추가적으로 논의할 부분을 논의할 것"이라며 "정부·여당의 전향적인 태도가 있다면 추가 협상의 여지는 충분히 있다"고 했다.

앞서 민주당 등 야당은 지난달 29일 국회 예산결산특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감액만 반영한 내년도 예산안을 강행 처리했다. 예결위에서 감액안이 야당 단독으로 처리된 것은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다.

감액안에 따르면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의 특수활동비(82억5100만원)와 검찰 특정업무경비(506억9100만원), 검찰 특활비(80억900만원), 감사원 특경비(45억원), 감사원 특활비(15억원) 등이 삭감됐다. 야당은 예결위가 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 원안이 본회의에 자동부의 돼 감액만 반영한 예산안을 처리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헌법상 국회가 예산을 증액하거나 신설하려면 정부의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감액은 정부 동의 없이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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