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금리 하락에 주담대 금리 내려
가계대출 관리에 대출 받기 어려워
[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연속 내린 가운데 금리 인하 효과가 은행권 대출금리에 반영되고 있다. 그러나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낮아진 금리를 금융 소비자들이 체감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혼합형·주기형)는 지난달 29일 기준 연 3.54~5.94%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초(연 3.75~6.15%)보다 0.21%포인트 내려간 것이다.
은행권 주담대 금리는 최근 하락하고 있다. 10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내려가지 않았던 대출금리는 가산금리 인상이 멈추면서 하락세가 시작됐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0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데 이어 지난달 28일에도 기준금리를 기존 3.25%에서 3.00%로 내렸다. 한은이 2회 연속 금리를 인하한 것은 2008년 10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6회 연속 인하 이후 약 16년 만이다.
이에 시장금리는 하락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담대 고정금리의 지표로 쓰이는 금융채(은행채) 5년물 금리는 지난달 29일 2.965%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 달 전(10월29일)보다 0.345%포인트 내렸고 일주일 전(11월22일)과 비교하면 0.218%포인트가 떨어졌다.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도 하락 전환했다. 10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37%로 전월보다 0.03%포인트 내렸다. 코픽스는 6월부터 8월까지 석 달 연속 내렸으나 9월에는 전월보다 오른 바 있다.
주요 은행들이 가산금리 인상을 자제하면서 시장금리 하락분은 대출금리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은행권은 7월부터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가산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인상했다. 지난달 초에도 5대 은행이 가산금리를 올린 바 있다.
이에 금융 소비자들이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체감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최근에는 가산금리 인상 대신 대출 조건을 강화하고 있다.
결국 가산금리 인상 중단과 대출금리 하락에도 문턱 높이기가 이어지면서 대출자들이 낮아진 금리를 체감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현재 5대 은행 중에서는 국민은행을 제외한 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이 비대면 대출을 막고 있다. 연말까지 가계대출 총량을 맞춰야 하는 은행들은 대출 조이기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6일부터 주담대와 전세대출, 신용대출 등 모든 가계대출의 비대면 판매를 중단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5일부터 비대면 주담대, 전세대출 판매를 막았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15일부터 비대면 주담대, 전세대출, 신용대출 상품을 판매하지 않고 있다.
영업점으로 발품을 파는 방법도 있지만 은행권의 비대면 대출 비중을 고려하면 대출자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하나은행의 경우 3분기 신용대출의 96%, 담보대출의 73.4%가 비대면으로 취급됐다.
은행권 관계자는 "가산금리 인상이 멈추면서 시장금리가 하락할수록 대출금리도 내려가게 될 것"이라면서도 "가계대출 총량을 관리하려는 은행들이 비대면 대출을 막고 대출 조건을 강화하면서 금리 수준보다는 높아진 대출 문턱에 신규 대출자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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