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레바논은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휴전 첫날인 27일(현지시각) 남부에 배치한 정부군 병력을 1만명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레바논 방송 LBC,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모리스 슬림 레바논 국방장관은 이날 알자지라와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슬림 국방장관은 국제 결의안에 대한 레바논의 약속을 강조하며, 자국 주권이 남부 국경에 군대를 완전 배치하는 데 달려있다고 말했다.
또한 레바논은 이날 이스라엘군이 철수할 때까지 주민들에게 최전선 인근 마을로는 돌아가지 말 것을 촉구했다.
그가 언급한 '결의안'은 2006년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701호로 읽힌다. 1701호에는 레바논 남부에서 이스라엘 병력이 전면 철수하고, 레바논 정부군 및 유엔평화유지군(UNIFIL·유니필) 배치와 함께 헤즈볼라 무장을 해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스라엘은 이 결의가 수년 동안 시행되지 않아 헤즈볼라가 레바논 남부에서 재무장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대(對)헤즈볼라 군사 작전도 레바논 남부에서 이 단체를 밀어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레바논과 헤즈볼라의 60일 간 임시 휴전 합의에 따라 27일 오전 4시부터 휴전이 발효됐다.
합의에 따라 헤즈볼라는 리타니강 이남 접경 지역에서 무장을 해제하고, 이스라엘도 레바논 남부에서 철수하게 됐다.
슬림 국방장관은 이스라엘이 철수한 남부에 병력을 증강하겠다는 셈이다.
이번 합의안은 미국이 주도했으며, 프랑스와 함께 이행을 감독할 예정이다. 양국 감독 아래 합의가 예정대로 이행되면 레바논 주둔 유엔평화유지군(UNIFIL·유니필)이 레바논 정부군과 함께 합의 적용 지역에 주둔한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이날 휴전 시작 후 몇 시간이 지나자 레바논 남부 주민들은 집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수도 베이루트와 남쪽을 연결하는 고속도로는 차들로 가득했다. 베이루트 남쪽 항구 도시 시돈 북쪽 입구에서는 교통 체증이 발생했다.
휴전이 순조롭게 이행될 경우 지난 9월 이후 2개월 만에 레바논 남부에서 전투가 중단될 예정이다. 이스라엘은 지난 9월23일 이른바 '북쪽의 화살' 작전을 개시, 가자에 국한됐던 전선을 자국 북부 접경 너머 레바논까지 확대했다.
이 기간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수장인 하산 나스랄라와 그 유력 후계자 등 지도부를 파죽지세로 제거했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은 휴전안 논의를 위한 안보내각 회의가 열린 이날도 레바논 베이루트 등지를 공습하며 압박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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