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시스] 변근아 기자 = '동남아 3대 마약왕'으로 불린 마약 유통책 김모씨가 1심에서 중형을 선고 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박정호)는 27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향정) 등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약물중독 재활프로그램 이수와 6억8900여만원 추징을 명령했다.
A씨는 제3자가 주도해 마약 범행이 이뤄진 것이고 범죄 수익을 몰랐다는 취지로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A씨의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베트남에 거주하면서 대량의 마약을 수차례 국내에 수입하고 국내 마약류를 관리하며 국내 마약판매상에게 제공했다"면서 "또 마약류를 광고하면서 원하는 사람들에게 이를 팔고 본인도 투약하기도 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다수의 타인 명의 계좌를 이용해 금원을 이체하고 암호화폐 전환 방법으로 수억원의 범죄수익금을 은닉해 실제 취득한 불법 수익금은 판결문에 기재한 것을 초과할지도 모르겠다"면서 "수사기관에 적발되지 않기 위해 베트남에서 다수의 사람을 포섭하며 전문적으로 범행하고 이 사건을 적극 주도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씨는 2018년부터 텔레그램을 이용, 국내 공급책을 통해 구매자들에게 다량의 필로폰과 합성대마 등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텔레그램 마약왕 전세계'로 불렸던 B씨와 탈북자 출신 마약 총책 C씨 등에게도 마약을 공급하는 등 동남아 마약밀수의 최상선 총책으로 의심된 인물이기도 하다.
B씨는 2020년 10월 필리핀에서 검거돼 현지 수감됐고 C씨는 캄보디아에서 검거돼 2022년 4월 강제 송환됐다.
A씨는 서울, 경기, 인천, 강원, 부산, 경남 등 전국 13개 수사관서에서 마약 유통 혐의로 수배된 상태였다. 당시 특정된 국내 판매책 등 공범만 20여명, 확인된 유통 마약은 시가 7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경찰은 베트남 공안과의 공조수사를 통해 2022년 7월 베트남 호치민 소재 A씨의 주거지 인근에서 그를 검거했다.
재판부는 또 A씨의 아들이자 이 사건 공범으로 기소된 B씨에게는 징역 5년을 선고했다. B씨는 2021년 3월과 8월 마약으로 벌어들인 수익을 방조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재판부는 "A씨에게 단순히 계좌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서 이체까지 실행하는 모습을 보여 본질적으로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봤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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