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청 "KDDX, 방산업체 지정 후 행정소송 고려…후속함 복수계약 검토"

기사등록 2024/11/27 12:00:00

최종수정 2024/11/27 14:12:16

26일 기자간담회 열고 KDDX 추진상황 설명

산업부, 방산업체 지정 진행…"이후 사업추진 방향 결정"

"선도함 납기준수 어려워…일정 단축 위한 방안 내부 검토"

[서울=뉴시스]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조감도. (사진=HD현대중공업) 2024.07.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조감도. (사진=HD현대중공업) 2024.07.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방위사업청이 한국형차기구축함(KDDX) 상세설계 및 초도함 건조업체 선정을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의 방산업체 지정 이후 업체들의 행정소송 가능성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상세설계 업체 선정 지연으로 선도함 납기 준수는 어려울 것이라며, KDDX 전체 사업 일정을 맞추기 위해 후속함부터는 척당이 아닌 복수 물량을 계약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방사청은 지난 26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국방부 기자단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고 KDDX 현재 추진 상황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KDDX 사업은 2030년까지 7조8000억원을 들여 6000t급 미니 이지스함 6척 실전 배치를 목표로 하는 사업이다. 개념설계→기본설계→상세설계 및 초도함 건조→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된다. 해당 사업에서 개념설계는 한화오션이,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수주했다.

함정사업은 통상적으로 기본설계를 한 업체가 상세설계 및 초도함을 진행한다. 이러한 관례로 볼 때 기본설계를 수주한 HD현대중공업이 상세설계를 가져가는 것은 정해진 수순이었다.

문제는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이 과거 KDDX 관련 기밀자료를 유출한 혐의로 모두 유죄가 확정됐다는 점이다.

HD현대중공업 직원 9명은 군사기밀 탐지·수집, 누설로 인한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지난해 11월 유죄가 최종 확정됐다. 이들 모두는 징역 1~2년, 집행유예 2~3년을 선고받았다.

직원 9명은 2012년 10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3년간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이 작성한 KDDX 관련 자료 등 군사기밀을 8차례 넘게 빼낸 것으로 드러났다.

KDDX는 지난 3월 방산물자로 지정됐다. 방산물자는 일반물자인 대형시험선과 달리 방산업체만이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현재 KDDX를 놓고 경쟁하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모두 방산물자인 KDDX를 수주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에 방산업체 지정을 신청해 놓은 상태다.

방사청 관계자는 "연내 사업 추진 가능 여부에 있어서는 방산업체 지정이 산업부에서 지금 진행되고 있는데 방산업체가 지정된 이후 다시 사업추진 방향을 정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11월이 마무리되고 있는 시점에서 현실적으로 연내 사업 추진 방안을 정하고 계약을 하기까지는 물리적으로 굉장히 촉박한 시간이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내년 가장 빠른 시간 안에 사업 추진을 정상화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게 방사청 입장이다.

결국 방산업체 지정이 결정되면 이를 놓고 방사청이 수의계약으로 갈 지 경쟁입찰로 갈 지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방사청 관계자는 "개념설계는 a(한화오션)라는 업체가 수행했고, 기본설계는 b(HD현대중공업)라는 업체가 수행했다"며 "그렇다고 하면 상세설계 및 선도함은 양사가 동등한 능력을 가지고 있으니 경쟁으로 가면 된다는 논리가 있는데 사실 이것이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념설계는 KDD사업의 경우 6억원 정도를 들여 실제 산출물은 2300페이지 정도 보고서가 있었고 도면은 8건 정도 수준이었다"며 "기본설계는 약 200억원을 투자해 3년 동안 했고 실제 보고서는 3만5000페이지, 설계도면은 2500페이지 정도가 산출물로 나왔다"고 부연했다.

이러한 과정을 따져봤을 때 KDDX사업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업체는 기본설계를 수행한 업체가 함을 지을 준비가 돼 있다는게 해당 관계자의 주장이다.

이 관계자는 다만 "사업을 가장 잘 끌고 나갈 수 있는 업체는 기본설계를 한 업체인데 그 업체가 과거에 문제(기밀 유출)가 있었다"며 "저희가 어떻게 처리를 해도 새로운 방식인데 지금껏 해오지 않은 방식이었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2023 부산국제조선해양대제전'이 개막한 7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 내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부스를 찾은 내외빈들이 한국형 차기 구축함 모형을 둘러보고 있다. 9일까지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세계 12개국 140여개사가 참가해 조선·해양·해양방위 산업 분야의 최첨단 장비와 기술을 소개한다. 2023.06.07. yulnetphoto@newsis.com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2023 부산국제조선해양대제전'이 개막한 7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 내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부스를 찾은 내외빈들이 한국형 차기 구축함 모형을 둘러보고 있다. 9일까지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세계 12개국 140여개사가 참가해 조선·해양·해양방위 산업 분야의 최첨단 장비와 기술을 소개한다. 2023.06.07. [email protected]

방사청은 당초 연내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업체를 선정하고 해당 사업을 신속히 추진하려 했다. 하지만 산업부의 방산업체 지정이 늦춰지면서 후속 절차에 돌입하지 못하고 있다.

방사청 관계자는 "방산업체가 단수로 혹은 복수로 지정됐을 때 그에 대해 (업체가) 이의를 제기하는 것까지 고려를 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행정소송을 통해 가처분이 인용될 경우에는 사업이 법적으로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그렇게 되지 않도록 산업부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사업일정이 연말까지 계약을 해서 선도함 건조에 들어가야 우리 목표와 전력화 시기를 맞출 수 있는데 지금도 몇 개월 지연이 되고 있다"며 "선도함 납기는 물리적으로 맞출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KDDX 함종 전체 일정이 늦어지지 않고 후속함에 대해서는 일정을 단축시킬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선도함 계약 이후 2, 3번함 계약을 끊어서 하는데 한번에 물량을 모아 (계약)하면 훨씬 더 빠른 시간에 확보할 수 있다. 일정 단축과 납기 준수를 위한 방안들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양사는 상대방을 향한 고소 취하를 결정했다. 한화오션이 지난 22일 HD현대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했던 군사기밀 유출 고소를 취하하자, HD현대중공업도 25일 한화오션 관계자들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를 취하한 것이다.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은 "한화오션이 고소고발을 취하했음에도 사람들은 예전에 (HD현대중공업이) 개념설계 도둑질을 하지 않았냐고 얘기한다"며 "임원 개입 관련 고소는 취하했으나 도덕적인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군에서 전력화 시기를 요청한 것은 의미있는 시기인 만큼, 그 시기를 맞춰야 한다"며 "방산업체 지정이 돼야 그걸 기초로 방사청에서 후속작업을 할 수 있다. 올해는 어렵고 내년 전반기 빠른 시일 내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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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청 "KDDX, 방산업체 지정 후 행정소송 고려…후속함 복수계약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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