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리시킨, 韓 '휴전' 거론하며 "우리는 오래가는 평화 필요"
"우크라이나 분쟁 동결 논의, 러시아 군사적 우위서 비롯"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세르게이 나리시킨 러시아 대외정보국(SVR) 국장은 26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한국 시나리오를 따르든 다른 선택지를 따르든 갈등을 동결하려는 모든 제안을 단호히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는 6·25전쟁 정전협상 뒤로 굳어진 남북한의 정치·지리적 분단을 언급한 것으로 우크라이나의 탈(脫)나치화와 영토 문제를 러시아식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표현으로 풀이된다.
타스에 따르면 나리시킨 국장은 이날 독립국가연합(CIS) 제20차 정보기관장 회의 뒤 "앞으로 몇 년 동안 지속되고 오래 가는 평화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는 무엇보다도 우리를 위해, 러시아와 우리 시민을 위해 확보돼야 한다. 그러나 이 같은 평화는 유럽 대륙 전체에도 보장돼야 한다"라며 "평화를 보장하는 유일한 방법은 우크라이나 분쟁을 촉발한 근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우크라이나 분쟁 동결과 관련한 논의는 전장에서 전략적 주도권이 러시아에 있다는 점에서 비롯한 것"이라며 "물론 서방은 정말로 러시아를 전략적으로 패배하도록 만들겠다는 생각을 멈추고 이 같은 패배를 피하고 가능하다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혐오적인 신(新)나치 정권을 유지하는 방법을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대화에 열려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6월 외무부 지도부를 만났을 때 그러한 협상 조건을 제시했다"며 "서방이 가능한 한 빨리 이를 수용하는 것이 우크라이나, 유럽, 러시아에 더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와 그 주변 지역에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평화를 구축해야 한다"면서 "평화는 무엇보다도 러시아와 그 시민뿐만 아니라 유럽 대륙 전체를 위해 보장돼야 한다. 하지만 평화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소위 우크라이나 분쟁을 일으킨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고 우크라이나의 탈나치화 주장을 되풀이했다.
동시에 "서방 블록 국가는 우크라이나 분쟁에서 실패에 직면하고 있다. 우리는 그들이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들은 평소와 같은 방식으로 행동해 러시아와 그 주변에 혼란을 일으키려고 할 것"이라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새 정부를 꾸리면 미국의 외교 정책이 얼마나 바뀔지, 바뀐다면 어떻게 바뀔지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유라시아 대륙 통합 과정을 훼손하려는 미국의 집착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날을 세웠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