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일제강점기 일본 니가타현 사도광산에서 강제노역한 조선인 노동자 등을 추모하는 행사가 24일 한국 측이 불참한 채 열렸다.
지지(時事) 통신과 아사히 신문 등에 따르면 니가타현과 시민단체 주관으로 이날 오후 1시부터 사도시 아이카와 개발종합센터에서 한반도 출신자를 포함한 강제노역자의 추도식이 거행됐다.
애초 참석할 예정이던 한국 박일 주일대사와 피해자 유족이 끝내 나오지 않고 일본 관계자 70명이 참석한 가운데 추도식을 진행했다. 행사는 묵념, 추도사, 헌화 순으로 진행했다
과거 일본전범을 합사한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참배한 사실이 문제가 되면서 한국 측의 불참을 야기한 이쿠이나 아키코(生稻晃子) 외무성 정무관은 일본 정부를 대표해 추도식에 나왔다.
이쿠이나 정무관은 추도사를 통해 "전시 중에 한반도에서 온 많은 분들을 포함해 고향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이땅에 와서 가족을 그리워하며 갱도 내 위험하고 가혹한 환경 속에서 힘든 노동에 종사하시다가 돌아가신 분들도 계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쿠이나 정무관은 "가신 분들의 노고에 경의를 표하고 세상을 떠나신 모든 분께 다시 한번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기렸다.
이쿠이나 정무관은 사도광산 피해자의 노고를 위로했지만 '강제노역'에 관해선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며 "세계유산에 등재된 지금이야말로 미래에 계승해 나가겠다는 다짐을 새롭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사 종료 후 이쿠이나 정무관은 기자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관련한 질문에 일절 응하지 않은 채 바로 식장을 떠났다.
다만 이쿠이나 정무관은 앞서 언론 인터뷰에서 국회의원이 된 이후에는 야스쿠니 신사를 한번도 참배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쿠이아 정무관은 "한일 양국이 정중히 의사 소통을 해왔기 때문에 (한국 측이) 참석하지 않는다면 유감"이라고 말했다.
사도광산은 지난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한국의 사실상 동의를 얻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했다.
당시 일본은 사도광산에서 강제노역을 당한 조선인을 포함한 모든 희생자를 위해 매년 추도 행사를 개최하기로 약속했다.
그런데 추도식에 일본 정부를 대표해 참석하는 이쿠이나 정무관이 과거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한 이력 등 불거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양국 정부가 관련 조정을 벌였지만 여의치 않아 수용 가능한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전날 한국 정부는 사도광산 추도식에 불참을 발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