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 핵심 재료인 팥 가격 전년 대비 53% 올라
재료 가격 오르자 붕어빵 가격도 연쇄 인상
집에서 직접 붕어빵 만들어 먹는 제품 인기
[서울=뉴시스]김민성 기자 = "재료값이 너무 비싸서 원래 작년에 가격을 올렸어야 하는데 못하고 올해 올렸어요."(서울 종로구 붕어빵 노점상 주인 A씨)
지난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각역 인근 한 붕어빵 노점상에서 만난 A씨는 올해부터 3000원에 붕어빵을 7개씩 제공하기 시작했다. 지난 겨울에는 같은 가격에 붕어빵 8개를 제공했지만, 올해는 한 개를 줄인 것이다.
A씨는 "지난해부터 팥앙금이랑 밀가루 반죽 등 붕어빵 재료 가격이 너무 올랐다"라며 "올해는 더 이상 못참겠다 싶어서 가격은 그대로 3000원씩 받고 붕어빵 개수만 하나 줄였다"라고 한숨과 함께 말했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팥 가격은 40kg 당 68만200원으로 전년(44만4000원) 대비 53.2% 올랐다.
업계에서는 팥 가격이 오른 이유로 생산량 감소를 꼽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연간 팥 생산량은 2019년부터 매년 감소해 지난해에는 5256톤을 기록했다. 이는 2017년(5001톤) 이후 최저치다.
올해는 생산량이 더 줄어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올해 팥 파종기인 7~8월에 비가 많이 오면서 팥 생육에 지장이 생겼기 때문이다.
또 다른 재료인 밀가루와 식용유 가격도 지난달보다 각각 5.1%, 5.9% 오르며 붕어빵 가격 인상에 일조하고 있다.
자영업자 안모(33)씨는 "날씨가 쌀쌀해지면 항상 붕어빵을 찾는데 요즘 너무 가격이 올랐다"며 "또 얼마 전 집 근처 붕어빵 노점상이 문을 닫은 이후 주변에서 붕어빵 파는 곳을 찾을 수 없어 요즘 먹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모씨의 말처럼 서울 광화문 주변과 명동과 종각 등 서울 곳곳에선 붕어빵을 판매하는 곳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붕어빵 찾기가 '하늘에 별 따기'가 되자 집에서 붕어빵을 직접 구워먹을 수 있도록 붕어 모양으로 고안된 '붕어빵팬' 등 집에서 손쉽게 붕어빵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제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외에도 컬리에서 판매 중인 냉동 붕어빵을 비롯해 신세계푸드의 '올바르고 반듯한 붕어빵', 오리온 '참붕어빵' 등 직접 조리해 먹을 수 있거나 붕어빵 형태의 간식 제품 수요도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식품 업계 관계자는 "최근 붕어빵 가격이 많이 오른 데다 붕어빵 가게를 찾기도 힘들어지면서 몇년 전부터 직접 붕어빵을 만들어 먹는 형태의 붕어빵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이번 겨울도 붕어빵 가격이 오르면서 붕어빵 제품들의 인기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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