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위기 불명예 'GIPS' 탈출 신호탄
미초타키스 "그리스 재정 회복 신호"
계속된 고물가에 노조는 총파업·시위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그리스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부채 일부를 조기 상환하기로 결정했다. 그리스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10년 유로존 위기가 부상하면서 재정위기에 처한 바 있다. 유럽 경제 위기의 직격탄을 맞아 석고붕대라는 뜻의 '깁스(GIPS, 그리스·이탈리아·포르투갈·스페인)' 국가로 불렸다.
AP에 따르면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18일(현지시각) 다음 해 IMF 구제금융 부채 50억 유로(약 7조3656억원)를 조기 상환하겠다고 밝혔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이번 조치는 재정 회복의 신호"라면서 "이는 공공 재정과 관련한 우리의 신뢰를 강조하는 동시에 재정 규율과 관련한 우리의 약속을 반영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리스 재무부 당국자는 흑자분, 대출 상환금, 조세회피 방지 등으로 부채를 줄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그리스는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유럽연합(EU)과 IMF로부터 수백억 유로를 차입했지만 최근 위기를 성공적으로 잘 극복한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EU는 그리스 경제성장률을 올해 2.1%로 추정하면서, 앞으로 2년 동안 비슷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2019년 세금 감면, 투자 활성화, 중산층 고용 강화, 임금 추가 인상 등 개혁을 약속하며 집권했다. 그는 전임(2015~2019년) 총리인 알렉시스 치프라스 시리자당 대표가 집권하던 때에 비해 경제 지표를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5~6월 총선 동안 미초타키스 총리는 2010년 하락한 국가 신용 등급을 높이는 데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하지만 그리스 시민은 물가 위기로 소비력이 약화한 상태라 정부 경제 정책에 불만이 쌓인 상태다. 생활물가가 높게 형성되면서 정부 지지율은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민간·공공 부문 주요 노조는 정부에 항의하기 위해 오는 20일 총파업을 선언한 상태다. 같은 날 수도 아테네 중심부에서는 행진 시위가 열릴 예정이다.
민간 부문 최대 규모 노동조합인 그리스노동자총연맹(GSEE)는 "정부는 노동자의 존엄한 생활 환경을 보장하기 위한 의미 있는 조치를 하기를 거부했다"라며 "생활비가 치솟고 급여는 바닥을 치고 있다. 높은 주거비로 인해 젊은이는 비극적인 상황에 부닥쳐 있다"고 비판했다.
올해 그리스의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은 3%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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