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여기는 오를 것"…서울 상급지 똘똘한 한 채 쏠림 심화[2025 부동산 초격차 시대]①

기사등록 2025/12/27 07:22:00

최종수정 2025/12/27 07:23:52

수요억제 대책 반복·다주택자 규제 강화…주택 수요 '똘똘한 한 채'로 몰려

서울 아파트값 19년 만에 최고 상승률 예상…강남3구 서울 집값 상승 견인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19일 서울 용산구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단지 모습. 정부의 잇단 부동산 대책에도 서울 집값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잇단 대책 발표 이후 매물이 자취를 감추고, 갈수록 거래절벽 현상이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특히 강남과 용산 등 상급지 재건축과 신축 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 경신 사례가 나오는 등 불안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2025.12.19.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19일 서울 용산구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단지 모습. 정부의 잇단 부동산 대책에도 서울 집값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잇단 대책 발표 이후 매물이 자취를 감추고, 갈수록 거래절벽 현상이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특히 강남과 용산 등 상급지 재건축과 신축 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 경신 사례가 나오는 등 불안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2025.12.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올해 부동산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이 뚜렷했다. 서울과 지방 아파트값 격차가 벌어지면서 서울 강남의 고가 아파트 한 채 가격으로 지방 아파트 700채 이상을 매입할 수 있다 보니 양극화가 아닌 초양극화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만성적인 주택공급 부족과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주택 수요가 이른바 '똘똘한 한 채'로 몰리면서 서울 안에서도 입지에 따른 집값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올해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상급지 중심으로 집값이 폭등하면서 서울 아파트값 누계 상승률이 8.48%로, 연간 상승률이 19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2006년 이후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이달 넷째 주(22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전 주 대비 0.21% 상승했다. 지난 2월 첫째주 상승 전환한 이후 46주 연속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상승 폭으로는 10월 넷째주(0.23%) 이후 8주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올해 들어 이달 넷째 주까지 누계 상승률은 8.48%였다. 연간 상승률은 2006년의 23.46% 이후 1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가 될 전망이다. 이는 집값 급등기였던 문재인 정부 때보다도 높은 상승률이다.

자치구별로는 올해 들어 이달 넷째 주까지 송파구의 상승률이 20.52%로 가장 높았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상승률이 20%를 넘긴 것은 송파구가 유일하다. 이어 성동구(18.72%), 마포구(14.00%), 서초구(13.79%), 강남구(13.36%), 용산구(12.87%), 양천구(12.85%), 강동구(12.30%), 광진구(12.02%), 영등포구(10.67%), 동작구(10.62%) 등의 순이었다. 반면 중랑구(0.76%), 도봉구(0.85%), 강북구(0.98%), 금천구(1.21%), 노원구(1.92%)는 1% 안팎 상승하는 데 그쳤다.

서울에서 지역별 아파트값 격차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KB부동산 월간 주택 가격 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10월 서울 5분위(상위 20%) 아파트 평균 가격은 33억4409만원으로 집계됐다. 해당 아파트들의 평균 가격은 지난 5월 30억원을 처음으로 돌파한 뒤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5개월 만에 3억원 이상 급등했다.

하위 20%인 1분위 아파트 평균 가격은 4억9536만원으로 나타났다. 과거 5억원을 넘기도 했던 저가 아파트 평균 가격은 2022년 하반기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2024년 1월 4억9913만원을 기록하며 5억원 아래로 떨어진 후 22개월째 4억원대에 머물고 있다.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 간 가격 격차가 확대되면서 서울 아파트 5분위 배율(상위 20%를 하위 20%로 나눈 값)은 6.8을 기록했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다. 즉 저가 아파트 7채를 팔아야 고가 아파트 한 채를 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동산 시장에선 만성적인 주택공급 부족에 따른 수급불균형이 갈수록 심해진 상황에서 수요 억제책만 반복하다 보니 '똘똘한 한 채' 현상이 더욱 심해지면서 집값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가 오는 2030년까지 수도권에 135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대책을 내놨지만, 집값 상승의 진원지인 서울 강남과 상대적으로 주택 수요가 많은 마포, 용산 등 상급지 지역이 빠지고, 대부분 수도권 외곽지역인 데다, 실제 공급까지 최소 4~5년가량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대책 효과가 제한적이다.

또 정부의 잦은 부동산 대책이 오히려 집값 상승을 부추긴 '학습효과' 역시 한몫하고 있다. 앞서 문재인 정부 당시 5년간 28차례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서울 집값은 25% 급등한 바 있다.

실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주요 단지에서는 신고가가 잇따르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 자이' 전용 132㎡는 지난 10월 29일 60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했고,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삼성' 전용 195㎡ 역시 10월 17일 98억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송파구 신천동 '잠실 르엘' 전용 84㎡ 분양권(11월3일·40억원) 역시 최고가를 새로 쓰며 강남권의 강한 매수세를 반영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에서 초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정부의 잇단 규제 대책으로 상대적으로 대출에 민감한 서울 외곽지역의 거래가 사실상 끊기는 등 당분간 숨 고르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출 의존도가 낮고, 현금 자산가를 중심으로 형성된 강남지역과 한강벨트 지역에서는 똘똘한 한 채 수요가 여전한 만큼 집값이 더 오를 가능성이 크고, 초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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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여기는 오를 것"…서울 상급지 똘똘한 한 채 쏠림 심화[2025 부동산 초격차 시대]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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