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 3059건
대출 규제 강화로 주택 매수세 '위축'
불확실성 해소 전까지 상승세 '주춤'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집값도 비싼데 대출까지 규제하니 매수 문의가 확 줄었어요."
지난 13일 서울 마포구 대장주로 불리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 단지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정부가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손님들 발길이 사실상 끊겼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매수자는 집값 하락을 기대하며 일단 지켜보겠다며 움직이지 않고 있다"며 "매도자는 추가 집값 상승을 기대하며 호가를 낮추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급감했다. 현장에선 가을 이사철이 실종됐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매수자와 매도자 간 힘겨루기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매수자는 고금리 기조 장기화와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금융 부담이 커지고, 매도자는 추가 집값 상승을 기대하며 버티기에 돌입했다. 매도자와 매수자 간 희망 거래 가격 차이로 거래는 사실상 끊기고, 매물이 쌓이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감소하고 있다.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총 매매 건수는 3059건으로 집계됐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지난 7월 7582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8월 6427건으로 줄었다. 전일까지 집계된 10월 거래 건수는 3001건에 불과했다. 아직 신고기간이 많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3000건 선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가 줄면서 매물이 쌓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8만961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 달 전(8만5570건)보다 4.7% 늘어난 수치다. 구별로 ▲서초구 11.5%(6757건→7537건) ▲마포구 6.8%(3245건→3468건) ▲영등포구 6.8%(3491건→3731건) ▲중라구 6.5%(2341건→2494건) 등에서 매물이 증가했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이 줄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이달 첫째 주(4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7% 상승해 지난주(0.08%) 대비 상승 폭이 축소됐다. 서울 집값은 33주 연속 상승세지만, 오름폭은 지난 10월 둘째주(0.11%) 이후 3주 연속(0.09%→0.08%→0.07%) 줄어들었다.
부동산 시장에선 지난 9월부터 시행된 스트레스 DSR 2단계와 유주택자에 대한 주택담보·전세자금대출 제한 등 정부의 전방위 가계 대출 규제로 아파트 거래가 위축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트레스 DSR 2단계는 늘어나는 가계부채를 관리하기 위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제2금융권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각각 가산금리 0.75%p(포인트)를 적용하는 규제다. 2단계 규제에서는 은행권의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가산금리 1.2%p(포인트)를 적용한다.
전문가들은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주춤할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대출 규제 강화 이후 주택 매수 심리가 위축되면서 시장 참여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며 "집값 상승에 따른 피로도 누적과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 등도 거래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권 교수는 "금리 인하보다 대출 규제가 시장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추가 금리 인하 여부와 주택 공급 대책 등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 아파트 거래량이 감소하고, 집값 상승세가 주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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