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 사임…英국왕, 승인
존 스미스 사건 '마킨 보고서' 후 사퇴 압박 거세져
"보호 실패에 깊은 수치심…피해자들과 슬픔 함께 해"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영국 성공회 최고 성직자인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가 미성년자 성학대 은폐 의혹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전격 사임했다.
12일(현지시각) 가디언, BBC 등에 따르면 웰비 대주교는 "저는 국왕 폐하의 은혜로운 허락을 구한 뒤 캔터베리 대주교직을 사임하기로 결정했다"며 "내가 매우 사랑하고 영광스럽게 섬겨온 영국 성공회의 최선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찰스 3세 영국 국왕은 이날 웰비 대주교의 사임을 승인했다.
영국 성공회는 로마교회에서 분리돼 영국 국왕을 수장으로 성립한 교회다. 영국 국교회라고도 한다. 캔터베리 대주교는 전 세계 신도 8500만 명의 영적 지도자다.
웰비 대주교는 지난주 독립적인 '마킨 보고서' 발표 이후 거센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보고서는 변호사이자 기독교 자선 단체 고위 회원인 존 스미스의 미성년자 성적·신체적·정서적 학대 사건과 관련해 웰비 대주교가 2013년 영국 정교회 최고위직인 캔터베리 대주교에 올랐을 때 그를 영국 경찰과 남아프리카 당국에 정식으로 신고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스미스는 1970~1980년대 영국에서 기독교 캠프에서 만난 소년을 포함해 수십명을 학대했고, 이후에도 짐바브웨와 남아프리카에서 13~17세 소년 100여명을 학대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미성년 피해자는 13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스미스는 2018년 경찰 수사가 진행되던 중 사망했고, 법적 심판은 이뤄지지 않았다.
보고서는 "스미스의 아동 학대 사실은 2013년 영국 성공회 최고위층에서도 인지하고 있었다. 그해 교회 최고 직책을 맡은 웰비 대주교도 그 중 하나였다"며 "그와 다른 교회 임원들이 당시 영국 경찰과 남아공 당국이 이 사실을 보고했더라면 스미스는 훨씬 더 일찍 법의 심판을 받았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보고서 발표 후 웰비 대주교에 사임을 촉구하는 청원서엔 1만3000명이 서명했다.
웰비 대주교는 "마킨 보고서는 스미스의 극악무도한 학대에 대해 오랫동안 유지돼 온 침묵의 공모를 폭로했다. 2013년 경찰에 통보됐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저는 적절한 해결책이 뒤따를 것이라고 잘못 믿었다"며 "2013년부터 2024년까지 장기적이고 재평가된 기간 동안 저는 개인적, 제도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 매우 분명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결정을 통해 영국 성공회가 변화의 필요성과 더 안전한 교회를 만들기 위한 우리의 깊은 헌신을 얼마나 진지하게 이해하고 있는지 분명히 알 수 있기를 바란다"며 "저는 이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모든 학대 피해자 및 생존자들과 함께 슬픔에 잠긴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저는 지난 며칠 동안 영국 교회의 역사적인 안전 보호 실패에 대해 오랫동안 느껴온 깊은 수치심을 다시금 느꼈다. 12년 동안 개선책을 도입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간 성과에 대한 판단은 다른 사람들이 할 일"이라며 "그동안 저는 피해자들을 만나겠다는 약속을 지킬 것이다. 필요한 위험 평가 절차가 완료될 때까지 현재 제가 맡고 있는 다른 모든 보호 책임은 위임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웰비 대주교의 사임 발표에 "결정을 존중한다"며 "무엇보다 모든 피해자들과 함께 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고 총리실은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12일(현지시각) 가디언, BBC 등에 따르면 웰비 대주교는 "저는 국왕 폐하의 은혜로운 허락을 구한 뒤 캔터베리 대주교직을 사임하기로 결정했다"며 "내가 매우 사랑하고 영광스럽게 섬겨온 영국 성공회의 최선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찰스 3세 영국 국왕은 이날 웰비 대주교의 사임을 승인했다.
영국 성공회는 로마교회에서 분리돼 영국 국왕을 수장으로 성립한 교회다. 영국 국교회라고도 한다. 캔터베리 대주교는 전 세계 신도 8500만 명의 영적 지도자다.
웰비 대주교는 지난주 독립적인 '마킨 보고서' 발표 이후 거센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보고서는 변호사이자 기독교 자선 단체 고위 회원인 존 스미스의 미성년자 성적·신체적·정서적 학대 사건과 관련해 웰비 대주교가 2013년 영국 정교회 최고위직인 캔터베리 대주교에 올랐을 때 그를 영국 경찰과 남아프리카 당국에 정식으로 신고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스미스는 1970~1980년대 영국에서 기독교 캠프에서 만난 소년을 포함해 수십명을 학대했고, 이후에도 짐바브웨와 남아프리카에서 13~17세 소년 100여명을 학대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미성년 피해자는 13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스미스는 2018년 경찰 수사가 진행되던 중 사망했고, 법적 심판은 이뤄지지 않았다.
보고서는 "스미스의 아동 학대 사실은 2013년 영국 성공회 최고위층에서도 인지하고 있었다. 그해 교회 최고 직책을 맡은 웰비 대주교도 그 중 하나였다"며 "그와 다른 교회 임원들이 당시 영국 경찰과 남아공 당국이 이 사실을 보고했더라면 스미스는 훨씬 더 일찍 법의 심판을 받았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보고서 발표 후 웰비 대주교에 사임을 촉구하는 청원서엔 1만3000명이 서명했다.
웰비 대주교는 "마킨 보고서는 스미스의 극악무도한 학대에 대해 오랫동안 유지돼 온 침묵의 공모를 폭로했다. 2013년 경찰에 통보됐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저는 적절한 해결책이 뒤따를 것이라고 잘못 믿었다"며 "2013년부터 2024년까지 장기적이고 재평가된 기간 동안 저는 개인적, 제도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 매우 분명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결정을 통해 영국 성공회가 변화의 필요성과 더 안전한 교회를 만들기 위한 우리의 깊은 헌신을 얼마나 진지하게 이해하고 있는지 분명히 알 수 있기를 바란다"며 "저는 이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모든 학대 피해자 및 생존자들과 함께 슬픔에 잠긴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저는 지난 며칠 동안 영국 교회의 역사적인 안전 보호 실패에 대해 오랫동안 느껴온 깊은 수치심을 다시금 느꼈다. 12년 동안 개선책을 도입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간 성과에 대한 판단은 다른 사람들이 할 일"이라며 "그동안 저는 피해자들을 만나겠다는 약속을 지킬 것이다. 필요한 위험 평가 절차가 완료될 때까지 현재 제가 맡고 있는 다른 모든 보호 책임은 위임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웰비 대주교의 사임 발표에 "결정을 존중한다"며 "무엇보다 모든 피해자들과 함께 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고 총리실은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