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GS칼텍스전서 27득점 올리고 팀 5연패 끊어
"승리하지 못해 죄책감 컸다…현대건설전 지고 눈물"
[서울=뉴시스]문채현 기자 = 오랜 시간 유지했던 포니테일 머리를 싹둑 자리고 짧은 머리로 코트에 선 강소휘(한국도로공사)가 에이스의 모습을 되찾고 밝게 웃었다.
강소휘는 1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친정팀 GS칼텍스를 상대로 27득점을 폭발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에이스 강소휘의 활약에 한국도로공사는 길었던 5연패 사슬을 끊어내고 드디어 시즌 첫 승을 따냈다.
팀은 물론 강소휘 스스로도 부진을 떨쳐버리는 승리였다.
강소휘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로 한국도로공사 유니폼을 입었다. 3년 총액 24억원(연봉 5억원·옵션 3억원)이라는 여자부 최고 연봉 기록에 그는 많은 기대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시작부터 쉽지 않았다. 한국도로공사는 시즌 첫 경기부터 페퍼저축은행에 힘도 쓰지 못하고 셧아웃 패배를 당했다. 강소휘는 10득점에 그쳤다.
이어진 경기에서도 강소휘는 쉽게 부진을 떨치지 못했다. 그는 IBK기업은행전에선 7득점, 현대건설전에선 13득점밖에 올리지 못했다.
특히 마음을 다잡기 위해 길렀던 머리를 자르고 등장했던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선 풀세트 접전 끝에 아쉽게 패한 터라 강소휘 스스로 더욱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10일 시즌 첫 승을 거두고 취재진을 만난 강소휘는 "현대건설전에서 제가 공 하나만 결정을 했으면 이길 수 있었는데 그날 제 공격력이 너무 안 좋았다. 제 배구가 너무 안 돼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밝혔다.
머리를 자르면서 울었냐는 질문에는 "머리를 자를 땐 안 울었다. 다만, 현대건설전이 끝나고는 울었다. (제가) 경기를 너무 못해서 코트에서 도망가고 싶을 정도였다. 그날 그 마음을 끝까지 이겨내지 못했던 것 같다"고 답했다.
이름값과 연봉값에 비해 아쉬운 활약이 이어지자 부정적인 시선도 적지 않았다. 강소휘 스스로도 부담감에 짓눌린 면이 없지 않았다.
이날 경기 전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 역시 "강소휘는 조금씩 적응해 가고 있다. 하지만 지금 본인이 잘하고 싶은 욕심이 너무 크다 보니 그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짧은 머리와 함께 절치부심한 강소휘는 지난 3일 정관장전부터 21득점을 올리며 살아나더니 이날 무려 27득점을 폭발하며 한국도로공사의 첫 승을 이끌었다.
승리 후 강소휘는 "연패가 너무 길어져서 훈련할 때도 팀 분위기가 안 살았는데, 이기고 나니까 라커룸 분위기도 더 좋아진 것 같아서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는 지난 1라운드 5연패를 돌아보며 "뭔가 최선을 다하고는 있는데 승리를 가져오지 못하다 보니까 죄책감이 들었다. (이기지 못하는 것이) 내 잘못인 것 같아서 다른 사람들이 '괜찮다 괜찮다' 해줘도 스스로 땅굴을 파고 들어갔었다"고 회상했다.
강소휘의 회복과 반등을 이끈 것은 주변 사람들이었다.
강소휘는 "평소에는 대구에 가서 아빠와 할머니와 시간을 보내며 스트레스를 풀려고 했다. 감독님이나 코치 선생님들도 '지금 잘하고 있으니까 부담감을 좀 내려놓고 하던 대로 하라'고 말씀해 주셔서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효쌤(이효희 한국도로공사 코치)이 큰 위로가 됐다. 효쌤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나도 그랬었다. 이적하고 나서는 연패로 시작했다'고 말해줬다"고 덧붙였다.
이날 승리와 함께 자신감도 채워 넣었다.
강소휘는 "2라운드에선 속공 플레이도 많이 하고, 백어택도 계속 시도했으면 좋겠다. 세터랑 많이 이야기해 보고 호흡 맞춰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2라운드 목표는 승점 10점이다. 10점을 목표로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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