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중형 예상·신속 재판 침해·사정변경 없다"
카카오 김범수, 구속 100일만인 지난달 31일 보석
[서울=뉴시스] 오정우 기자 = 검찰이 'SM엔터테인먼트(SM엔터)' 인수 과정에서 시세를 조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에 대한 보석을 취소해달라는 항고장을 제출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구속 100일 만에 풀려난 바 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검사 장대규)는 6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위원장을 상대로 '보석 허가를 취소해달라'며 항고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사안의 성격상 죄증이 매우 무겁고 장기 10년 이상 징역에 해당해 향후 중형 선고 예상 ▲증인신문이 전혀 실시되지 않은 상태로 향후 증인 신문 예정인 주요 증인들이 여전히 피고인의 지배 하에 있어 진술 회유 등으로 증거인멸 개연성 농후한 점(실체진실 발견 및 공정·신속한 재판 침해) ▲구속 기간이 약 3개월에 불과한데 구속 후 아무런 사정변경이 없이 타 사건과 달리 이례적으로 단기간에 석방한 점(형평성 침해)을 근거로 들었다.
앞서 김 위원장 측은 구속된 지 80일 만인 지난달 10일 법원에 보석 청구서를 제출했다.
같은 달 16일 열린 공판기일에서 김 위원장 측 변호인은 최소한의 방어권 보장과 신속한 재판 진행을 위해 보석이 인용돼야 한다며 "피고인의 구속이 장기간 이어져 골든타임을 놓치면 카카오와 IT 산업 전체가 타격을 받아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인 점 등을 고려해 달라"고 주장했다.
이후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부장판사 양환승)는 같은 달 31일 김 위원장에 대한 보석 청구를 인용한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피고인에 대하여 보석을 허가할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므로 형사소송법 제96조에 따라 결정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아울러 ▲서약서 제출 ▲주거 제한 ▲보증금 3억원 납부 ▲소환 시 출석 ▲출국 및 3일 이상 여행시 법원에 사전 신고 ▲증인·참고인 접촉 금지 등을 보석 조건으로 달았다.
한편,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16∼17일과 27∼28일 사이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려 약 2400억원을 투입해 SM엔터 주식을 총 553회에 걸쳐 공개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고정하는 등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김 위원장이 그룹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로서 시세조종 계획을 사전에 보고받아 승인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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