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시정연설 불참에…친한 "이해할 수 없어" 친윤 "선례 없는 일 아냐"

[서울=뉴시스] 이승재 기자 = 4일 윤석열 대통령의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 불참을 두고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친한동훈)계의 반응이 엇갈린다. 친한계에서는 "아쉽다", "이해할 수 없는 판단"이라는 쓴소리가 나온다.

반면 친윤계는 이러한 선례가 없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한동훈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시정연설 참석을 요청한 것에 대해서는 "타이밍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의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 불참'에 관한 질문에 "아쉽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한 대표는 대통령실에 "윤 대통령이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에 직접 참석해야 한다"는 취지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의 시정연설은 야당과의 대치 등 정국 상황과 무관한 국민과 한 약속이라는 이유에서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배현진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께서는 오늘 시정연설에 나오셔야 했다"고 적었다.

배 의원은 "최근의 각종 논란들이 불편하고 혹여 본회의장 내 야당의 조롱이나 야유가 걱정되더라도 새해 나라살림 계획을 밝히는 시정연설에 당당하게 참여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회는 민의의 전당, 국민의 전당이다. 지난 국회 개원식에 이어 두 번째로 국회를 패싱하는 이 모습이 대다수 국민의 눈에 어떻게 비칠지 냉철하게 판단했어야만 한다"고 부연했다.

그는 "거듭 가면 안 되는 길만 골라 선택하는 이해할 수 없는 정무 판단과 그를 설득하지 못하는 무력한 당의 모습이 오늘도 국민과 당원들 속을 날카롭게 긁어낸다"라며 "국민들께 송구하고 면구스러울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총선부터 지금까지 국민들께서 끊임없이 주문하신 '국민에 대한 태도 변화'에 이제는 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친윤계로 불리는 김민전 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서 "그동안 시정연설은 대통령이 직접 하기도 했고 총리가 대독하기도 했다"며 "선례가 없는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주말 광화문에 탄핵하자고 야당 지도부가 총출동했고, 전국 당협을 동원했다고 알려지고 있지 않나. 그분들이 오늘 출석하는데 시정연설을 하면서 '예산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라고 얘기하는 게 적절한가라는 생각도 솔직히 한다"고 설명했다.

한 대표의 시정연설 참석 요구에 대해서는 "진심 어린 의견을 개진하려면 의사결정을 하기 이전에 했어야 되지 않나. 타이밍에 문제는 있다"고 언급했다.

또 "정치도 다 인간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서로의 감정을 존중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며 "물밑에서 많은 것들을 조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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