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에르토리코는 쓰레기 섬" 발언에 인용 부호 추가
트럼프 지지자 아닌 발언이 쓰레기라는 의미로 둔갑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 지지자들을 “쓰레기”라고 부르는 듯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미 백악관이 발언 속기록을 임의로 고쳐 논란이 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백악관 공보실이 백악관 속기국의 동의를 받지 않고 바이든 대통령 발언 기록에 인용 부호를 추가했다. 공식 기록을 작성하는 속기국은 비당파 기구다.
속기국 책임자는 공보실의 기록 수정이 절차 위반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밤 라틴계 지지자들과 화상 통화에서 푸에리토리코를 “쓰레기 섬”으로 부른 트럼프 지지 코메디언의 발언을 비판하면서 “내가 아는 쓰레기는 트럼프 지지자들 뿐이다. 그의 라틴 주민들 악마화는 부도덕하고 비미국적”이라고 말했었다.
공화당이 바이든의 발언이 트럼프 지지자 전부를 모욕하는 것이라고 공격하고 나서자 백악관 당국자들이 바이든 대통령은 코미디언의 발언만을 가리켜 한 말이라고 정정하면서 공보실 당국자들이 속기국의 동의없이 속기록을 수정했다.
공보실이 기자들에게 배포한 속기록에는 “그의 지지자들” 악마화라고 인용부호가 붙으면서 코미디언의 악마화가 쓰레기라는 뜻이 됐다.
에이미 샌즈 속기국 감독관은 백악관 당국자들에 대한 이메일에서 공보실의 속기록 수정이 동의를 받지 않은 것으로 속기국과 공보실 사이의 속기록 절차 위반이며 정확성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썼다.
공보실은 이메일에서 ”대통령에게 확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샌즈 감독관은 백악관 당국자들이 속기록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철회할 수 있으나 ”무작위로 수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샌즈는 그러나 인용부호의 사용이 정확한 것인 지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의 화상 통화 내역을 30일 밤 소셜 미디어에 올린 앤드류 베이츠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이 트럼프의 매디슨 스퀘어 가든 유세에서 코미디언이 한 증오 발언을 지칭한 것임을 확인했다“며 ”이를 속기록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공화당 하원의원들이 30일 백악관에 서한을 보내 ”허위 속기록 배포“가 대통령기록법 위반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들은 정적을 ”해충“ ”민중의 적“이라고 부르는 트럼프를 감안할 때 공화당 의원들의 분노가 당치않다고 비난했다.
공화당 의원들은 서한에서 ”백악관 직원들이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정치적으로 바꿀 수 없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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