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간밤 1억210만원까지 치솟아
240만원 더 오르면 신고가
전문가들 "연말까지 랠리 가능"
美 대선 이후 변동성 주의보도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이 꿈의 가격대인 1억원을 다시 뚫었다. 지난 4월 이후 6개월만이다.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당선 시 강세를 보일 자산에 투자하는 것)를 비롯해 연말 호재가 대거 대기 중인 점에서 최고가를 갈아치울 것이란 전망이 잇따른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빗썸 기준 이날 오전 4시께 1억210만원까지 치솟았다. 지난 3월 기록한 원화 기준 전고점(1억450만원)과는 단 240만원 차이다. 2%만 더 오르면 신고가를 경신하는 셈이다.
비트코인, 200일 만에 '1억' 탈환
특히 200여 일만에 '1억원대'를 탈환해 관심이 더욱 쏠린다. '비트코인 개당 1억원'은 가상자산 투자자에게 꿈으로 불릴 만큼 상징적이다. 대장주의 유의미한 가격이 전체 가상자산 시장 강세를 견인한다는 점에서다.
해시키 캐피털은 지난 25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이 8만달러 고지를 넘어선다면 알트코인(비트코인 이외 나머지 가상자산) 강세장 도래가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1억원 돌파 자체가 가상자산 매수 심리를 자극할 정도다. 실제로 앞서 비트코인이 지난 3월 사상 처음으로 1억원을 찍은 후 국내 매수세는 급증한 바 있다. 당시 'K-포모(FOMO)'란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김치프리미엄(국내 시세가 해외보다 높게 형성되는 현상)은 10%까지 벌어졌다.
더 오를까…전문가들 "연말까지 랠리"
주요 재료는 미국 대선을 6일 앞두고 발휘된 트럼프 트레이드 효과다. 트럼프 당선 확률이 높아지면서 비트코인도 덩달아 오르는 것이다. 실제로 비트코인이 이달 중순 이후 9000만원대를 넘기며 상승세를 띠기 시작한 시점도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높아진 때다.
이는 비트코인이 트럼프 트레이드 대표 수혜 자산으로 꼽히면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식 석상마다 가상자산에 대한 우호적 입장을 밝혀왔기 때문이다. 특히 앞서 그가 선거유세에서 "비트코인을 미국의 국가 전략 자산으로 비축하겠다"고 언급하면서 해당 기조는 더욱 강화됐다.
이에 다음달 5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대선 당일 비트코인이 전고점을 돌파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제프 켄드릭 스탠다드차타드(SC) 디지털 자산 리서치 책임자는 지난 25일(현지시간) 더블록을 통해 "미국 대선 당일 비트코인이 7만3000달러를 돌파, 역대 최고가를 경신할 수 있다"며 "트럼프가 승리할 경우 이후 며칠 동안 총 10% 정도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를 예견한 기관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도 랠리를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운용하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일일 거래량은 이날 6개월 만에 최대치(4조5609억 규모)를 기록했다.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업체 매트릭스포트는 전날 X를 통해 "비트코인 가격이 7만달러를 돌파한 가운데 미국 대선과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강력한 수요에 힘입어 연말까지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며 "곧 공개되는 미국 증권 보유 현황 공시(13F Filling)에 따르면 더 많은 기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현물 ETF를 보유 중일 것이다. 이 역시 연말 비트코인 랠리에 긍정적 신호"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 보유량은 비트코인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가 보유한 물량을 연내 넘어설 전망이다. 현재 미국 현물 ETF가 보유한 물량은 비트코인 98만3334개다. 전세계에서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한 사토시는 110만개를 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비트코인 총 발행량(2100만개)의 5% 수준이다.
다만 미국 대선 이후 변동성을 주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대선 결과와 공약 이행 의지에 따라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상자산 시장이) 허니문 기간 이후에는 공약 이행 의지를 확인하고 싶어 할 것"이라며 "트럼프는 취임 직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의장을 해임하고 취임 100일 내 투명한 가상자산 규제 가이던스를 발표하겠다고 공약했다. 적시에 공약이 이행되는지에 따라 시장 반응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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