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삐 공격에 궤멸됐던 중간급 지휘관들 복원
무기 절반 제거·지휘부 궤멸에도 여전히 강력
이스라엘 군 오랜 전쟁에 지치고 탄약도 부족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이스라엘이 하산 나스랄라 사무총장을 비롯한 최고 지도부 대부분을 살해하고 헤브볼라의 기반 시설과 무기고를 대거 파괴했음에도 헤즈볼라의 반격이 지속되는 것을 막지 못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헤즈볼라가 여전히 강력하다고 지적한다.
미 전략국제연구소(CSI)의 전쟁, 비정규 위협, 테러 프로그램 선임 연구원 대니얼 바이먼은 “이번 일이 시작되기 전 헤즈볼라는 막대한 무기와 뛰어난 지도자, 훌륭한 선출 제도, 충분한 숙련 전투원을 보유했었다”며 “크게 약화됐지만 여전히 힘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스라엘의 집중 공격에도 헤즈볼라가 꾸준히 상당 규모로 이스라엘 공격을 지속하고 있다. 24일 밤 레바논에서 이스라엘 국경을 넘어온 발사체가 135개라고 이스라엘군이 밝혔다. 22일 밤에는 140개였다. 또 지난 토요일 헤즈볼라 드론 1대가 이스라엘 북부 해안 도시 시세리아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사저를 공격했다.
바이먼은 “한 달 전 삐삐 공격으로 휘청거린 헤즈볼라의 중간급 지휘관들이 회복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헤즈볼라는 2006년 이스라엘과 전쟁한 이래 장기간 전쟁에 대비해왔다.
미 카네기멜론대 전략 및 기술 연구소 오드리 커스 크로닌 소장은 헤즈볼라의 힘이 로켓과 미사일이며 몇 년 동안 헤즈볼라가 이란이 지원한 유도 키트를 사용해 정밀 유도 투사체를 발사하는 박격포를 자체 제조함으로써 공급이 원활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네타냐후 자택 공격에서 보듯 마구잡이로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커스 크로닌 소장은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 대공방어무기가 “대단히 효과적”이지만 동시다발적 공격을 완전히 막아낼 수 있는 대공무기는 없기에 헤즈볼라가 여러 대의 드론과 로켓을 발사하면 일부는 막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헤즈볼라는 비국가 단체로서는 가장 많은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이달 초 미국과 이스라엘 당국자들이 지난 10년 동안 이란의 고움으로 헤즈볼라가 비축한 로켓과 미사일을 12만개에서 20만 개의 절반 가량이 파괴된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헤즈볼라는 시리아, 이라크 이란 지지 세력으로부터도 무기를 공급받고 있다. 커스 크로닌 소장은 로켓과 미사일도 오래도록 비축해왔기에 “이스라엘이 모두를 제거할 수는 없다”면서 헤즈볼라가 여전히 군사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커스 크로닌 소장은 지난달 이스라엘의 삐삐 폭파 공격으로 중간급 지휘관들이 궤멸됐으나 전투로 단련된 “고도 숙련 전투원”들이 많다면서 이란 교관 약 1000명이 레바논에서 헤즈볼라를 돕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이 직면한 다른 문제도 있다. 텔아비브대 국제안보연구소의 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레바논 지상 작전이 가자에서 “1년 동안 전쟁을 지속하면서 지친” 군인과 예비역들과 “탄약 부족 및 부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고서는 이스라엘이 “레바논 공격 정당성을 잃으면 보급이 더 악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이 헤즈볼라 공격에 큰 성공을 거뒀으나 전투가 끝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커스 크로닌 소장은 이스라엘이 현재 벌이는 일은 힘을 과시함으로써 억지력을 복원하려는 것이라며 이런 방식은 역사적으로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하마스와 헤즈볼라는 전에도 이스라엘의 지도자 암살에도 살아남아 힘을 회복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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