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학성여고 신승진 교사, 디지털 교육 선도자 되다

기사등록 2024/10/24 11:03:42

부탄에서 울산까지, 학생·교사 위한 교육용 도구 개발

장애 학생 위한 센서 피아노, 기후위기 교과서도 제작

[울산=뉴시스] 디지털 교육의 선도 교사로 활동하는 울산 학성여고 신승진(54)교사. (울산시교육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뉴시스] 디지털 교육의 선도 교사로 활동하는 울산 학성여고 신승진(54)교사. (울산시교육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뉴시스]구미현 기자 = EBS 수능강사, 드론·코딩 전문가 등 울산 학성여고 신승진(54)교사의 이력은 화려하다. 올해로 교직 생활 28년째를 맞은 그가 이제는 국내외에서 디지털교육 선도교사로 활약하고 있다.

24일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디지털 융합 교육 선도 교사로 활동하는 신승진 교사의 전공은 지리이다. 1996년 임용 후 줄곧 교사 생활을 해오던 그가 2006년부터 8년간 한국교육방송공사(EBS)에서 수능 강사로도 활동하기도 했다.

신 교사는 2014년 EBS 강사 생활을 마쳤다. 전공이 지리였던 그는 답사를 다니며 사진을 촬영하는 취미가 있었고, 하늘에서 바라본 지형에 대한 호기심으로 당시 도입되던 드론에 관심을 두게 됐다. 이후 신 교사는 드론 조종 국가기술자격증까지 따고 울산 전 지역을 드론으로 촬영하며 영상 편집을 즐겼다.
 
이어 자율주행 드론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코딩의 필요성을 깨닫게 된 그는 코딩을 체계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신 교사는 코딩을 알면 알게 될수록 코딩 프로그램이 교과 간 융합의 중간 다리 역할에 제격이라고 느끼게 됐다고 한다.
 
그는 본격적으로 코딩과 교과 간 융합 수업(STEAM) 연구를 시작하고, 2018년에는 전국 융합(STEAM) 수업 지도안 대회에서 교육부 장관상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신 교사는 전공인 지리보다 코딩과 교과 융합 연구에 더욱 매진하게 됐다.

 2019년에는 울산과학기술원(UNIST) 대학생들과 협력해 ‘케이 스팀(K-STEAM)’ 코딩 앱을 개발했다. 이 앱은 학생들이 블록 코딩(블록을 쌓으면서 영상, 게임을 만드는 어린이를 위한 코딩 언어)을 기반으로 프로그래밍의 기초 개념을 쉽게 배우고, 다양한 창의적 활동(프로젝트)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용 도구이다. 코딩을 처음 접하는 학습자들도 직관적인 블록 코딩을 활용해 쉽게 코딩을 배울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신 교사는 ‘케이 스팀’ 앱을 울산 지역의 초·중·고등학교에 배포하고 학생들의 코딩 학습과 창의적인 활동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소리 센서 무드 등과 도트매트릭스 이퀄라이저(소리 데시벨에 따라 다양한 그림말(이모티콘)을 표현하는 프로그램), 순수 공부량 측정기, 휴머노이드 로봇 등의 연구는 학생들이 재미있게 학습하면서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의 즐거움을 알아가게 해주었다.

그는 장애 학생들을 위한 ‘맞춤형 코딩 프로그램’도 개발했다. 그는 신체적 결함이 있는 장애 학생들도 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코딩 악기 6종을 제작해 울산행복학교, 혜인학교, 태연학교, 매곡고, 연암초 등 지역의 특수학교와 특수학급 운영 학교에 기증했다.

최근에는 손이 자유롭지 못한 장애 학생들이 피아노를 연주할 수 있도록 학성여고 특수학급 아이들과 함께 인공지능 기능을 활용한 센서 피아노도 개발했다.

신 교사의 헌신적 노력에 대한 보답으로 올해 스승의 날에 학성여고 학생들이 신 교사와 함께 만든 코딩 전자거문고와 코딩 전자기타 등으로 감동적인 음악 공연을 선사하기도 했다.

신 교사의 남다른 열정은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빛났다. 그는 2019년부터 울산교육청 디지털 선도 교사단(LEAD 교사단)의 일원으로 부탄의 정보화 교육 지원에 나섰다. 신 교사는 2021년부터 올해까지 부탄을 방문해 코딩 교육 프로그램을 제작·배포하고 부탄 현지 교사들이 교과 활동에 활용할 수 있도록 연수도 했다.

 지난해에는 본인의 사비를 털어 부탄 파로 대학(Paro College)을 비롯한 현지 9개 학교에 400만 원 상당의 코딩 꾸러미(키트)를 기부하는 등 현지의 디지털 교육 기반을 마련했다. 이와 함께 학성여고 학생들과 부탄의 로젤링, 창캉카, 질루카 학교와 화상 교류를 8회 진행하고, 학생들의 학문적 성장과 더불어 각 나라의 교육환경과 문화를 체험하고 이해하는 국제적 시각을 넓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울산=뉴시스] 디지털 교육의 선도 교사로 활동하는 울산 학성여고 신승진(54)교사. (울산시교육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뉴시스] 디지털 교육의 선도 교사로 활동하는 울산 학성여고 신승진(54)교사. (울산시교육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올해 7월에는 부탄의 파로 대학 등을 방문해 20일간 음악과 코딩을 결합한 정보화교육 봉사 활동을 펼쳤다. 신 교사는 부탄 정보 교사들을 위해 ‘마스터링 케이-스팀 아두이노 코딩(Mastering K-STEAM Aduino Coding)’ 교재를 집필하고, 부탄에서의 정보화 교육 전달 경험을 바탕으로 수필집(에세이) ‘여기, 부탄’을 출간해 교육 봉사의 의미와 국제 교육 교류의 중요성을 널리 알렸다.

이 외에도 그는 2019년 캄보디아 캄퐁 고등학교에서 과학기술융합교육(STEAM 교육) 봉사 활동을 진행했다. 현지 학생들은 투석기, 빛의 삼원색, 드론 등을 활용해 다양한 과학적 원리와 기술을 접목한 창의 활동 프로그램을 경험했다. 또한, 지난 1월에는 베트남 사이콩대학과 고등학교 4곳에서 7일간 아두이노 교육 활동을 진행하고, 현지 학생들이 다양한 학문적 융합을 경험하도록 지원했다.

신 교사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교사들에게도 최신 디지털 기술을 습득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교육 현장의 변화를 끌어냈다. 교사들을 위한 디지털 강사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울산교육 현장에서 디지털 교육의 저변을 넓히는 데 기여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인공지능(AI) 교육연구회*를 창단해, 인공지능과 디지털 교과서(AIDT)를 활용한 교육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외에도 신 교사는 사회와 지리 분야에서도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다양한 학습자료를 제공해 왔다. 2009 개정 세계지리, 2015 개정 중학사회, 2022 개정 중학사회 등 다양한 교과서를 집필한 그는, 학생들이 어려운 개념을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하는 데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

최근에는 기후위기 대응 전략의 하나로 제작한 울산교육청 최초 인증 교과서인 ‘에너지와 탄소 중립’ 집필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교과서는 11월 중 발간될 예정이다.

신 교사는 “앞으로도 디지털 교육과 융합 교육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미래 역량을 강화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교육자로서 역할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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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학성여고 신승진 교사, 디지털 교육 선도자 되다

기사등록 2024/10/24 11:03:42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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