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폭로' 강혜경, 법사위 증인 출석…여 "신빙성 의문" 야 "김 여사 공천 개입"

기사등록 2024/10/21 18:46:32

최종수정 2024/10/21 18:50:16

김 여사 공천개입 의혹 핵심 인물 첫 국회 증언

강씨 "김영선 전 의원 공천에 김 여사 힘 작용" 주장

강씨 "영적으로 대화 많이 해…김여사 '오빠'는 윤 대통령"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을 제기한 강혜경 씨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10.21.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을 제기한 강혜경 씨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10.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지은 조재완 신재현 기자 =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의 여론조사 조작 의혹 등을 제기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회계책임자 강혜경씨가 21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 관련 핵심 인물이 국회에 직접 나와 증언한 것은 처음이다.

여야는 이날 법사위 국감에서 강씨를 상대로 김 여사와 명태균씨의 친분 관계, 여권의 공천 개입 의혹 등을 두고 진실공방을 벌였다.

강씨는 명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 출신으로 김 전 의원의 회계 책임 보좌관이었다. 앞서 그는 명씨가 2021년 11월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오도록 여론조사 결과를 조작했고, 김 전 의원이 김 여사를 통해 재·보궐선거 공천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야당은 강씨를 통해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논란에 대한 추가 증언을 확보하는 데 집중했다. 강씨는 이날 국감장에 나와 "명씨가 김건희 여사와 수시로 소통해왔고, 김 여사와의 통화 내용을 스피커폰으로 평소에 많이 들려줬다"며 "김 전 의원 공천과 관련해 김 여사가 힘을 작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명씨가 최근 김 여사와 주고 받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하면서 촉발된 오빠 논란에 대해서는 "김 여사가 평소 지칭하는 오빠는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강씨는 2022년 국회의원 보궐선거 직전 명씨가 김 여사와 통화한 음성 녹음을 스피커폰으로 들려줬다며 김 여사가 "오빠한테 전화 왔죠. 잘될거예요"라고 말하는 내용을 들었다고 폭로했다.

그는 "'오빠 전화 왔죠, 잘 될 거예요'라고 말하는 녹취를 여러 번 들었는데, 녹취 속 '오빠'는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생각했다"고 답변했다.

이에 민주당 소속의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은 "그렇다면 카카오톡 대화에 나오는 그 오빠는 어떤 누구를 지칭한다고 생각하냐"고 질문했고, 강씨는 "저는 윤 대통령을 지칭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성윤 민주당 의원은 "명태균은 김건희와 친분을 자랑할 때 꿈과 무속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하는데 실제 그랬느냐"고 물었고, 강씨는 "영적으로 대화를 많이 한다는 얘기를 했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또 "윤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된 후에 김건희 여사가 명태균에게 '인수위 구성원 관상을 봐달라'고 했다는 제보가 있는데 가능한 일인가"라고 묻자 강씨는 "명씨에게 들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강씨는 윤 대통령의 대선 캠프 대변인이었던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사퇴한 과정에도 명씨와 김 여사가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여당은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직접적 증거나 진술이 없다며 야권의 공세에 방어막을 쳤다. 강씨와 명씨의 증언 신빙성이 낮다고 주장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강씨에게 "(강씨가) 김 여사 목소리를 직접 들은 것과 명씨로부터 전해들은 게 섞여있는데 구분을 해보자"며 "명씨의 생계를 챙기라는 것은 김 여사의 육성을 직접 들은 것이냐 명씨로부터 전해들은 것이냐"고 물었다.

주 의원은 또 "김 여사와 명씨가 통화한 게 몇 차례나 되냐"며 "직접 들은 것은 몇 번이며 개별 통화가 몇 번이나 되냐"고 물었다. 이에 강씨가 "한 통 외엔 정확한 육성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답하자, 주 의원은 "대통령 임기가 시작된 후 김 여사와 명씨가 통화한 것을 직접 들은 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 의원은 "여론조사도 누군가 명씨에게 시킨 것인지 명씨가 알아서 여론조사를 하고 보고하는 것인지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냐"고 묻기도 했다.
 
같은 당 조배숙 의원은 강씨와 명씨 간 소원해진 관계를 지적하며 "사이가 안 좋다. 강씨는 지금 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된 것 아니냐"고 말했다.

곽규택 의원도 "명씨가 최근 '강씨는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언론을 통해 말했다"며 "명씨가 강씨에게 '믿을 수 없다'고 하면서 사이가 나빠진 것 같다"고 봤다.

야당 주도로 증인 채택이 이뤄진 탓에 감사가 원활하지 않다며 야당이 국감을 정쟁의 장으로 끌고 간다는 지적도 나왔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의힘도 증인 20명을 요청했는데 다 거절 당했고 민주당이 원하는 분들 위주로 30명이 채택됐고, 오늘 나온 증인은 고작 두 명밖에 안 된다"며 "두 분을 상대로 증인신문을 하게 되는데 증인들에게 무엇을 여쭤봐야 될지 답답한 심정"이라고 했다.

송 의원은 "야당이 다수 의석을 갖고 모든 권력을 다 잡은 양 거대 야당의 입법 독주를 넘어 입법 독재적 양상을 보인다"며 "입법 독재이자 다수 야당에 의한 갑질 중의 갑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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